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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수료생 배출한 과학영재교육센터

대학의 영재교육 첫술에 배부르진 않지만···

전국에 있는 9개 과학영재교육센터가 99년 2월 1기 수료생을 배출했다. 3월에는 각 센터가 8개월간의 사업수행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4월에는 보고서와 센터 소장의 발표를 근거로 운영결과가 평가됐다. 그 뒷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1기 서울대 과학영재교육센터 소장인 우규환 교수


그동안 개별적인 규모로 사설 교육기관에서 운영됐던 과학영재 프로그램은 있었으나, 전국적인 규모의 공식적인 과학 영재교육프로그램으로서는 과학영재교육센터(이하 '센터', 과학동아 12월호 참조)가 처음이었던 만큼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됐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재교육 트로이카 경남대, 아주대, 인천대

이에 대해 신희명(과학영재교육센터사업운영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는 "처음엔 대학에서 영재교육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우려를 한 것도 사실이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며,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대학의 우수한 교수진이 과학영재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연구시설이 학생들에게 개방됨으로써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과학영재교육이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또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어낸 것도 중요한 점이다"고 설명했다.

신희명 교수는 9개 센터(경남대, 경북대, 서울대, 아주대, 인천대, 전남대, 전북대, 청주교육대, 한국과학기술원)중 내실있는 운영을 한 곳으로 경남대, 아주대, 인천대를 지적했다. 이들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무엇보다 교숟들의 열의가 높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가장 확실히 이뤄냈기 때문이다.

인천대와 경남대는 과학재단에서 받은 지원금 외에 스스로 연구비를 조달할 정도로 성의를 보였다. 인천대는 대학본부와 인천광역시로부터 6년간 6억을, 인처시교육청으로부터 5천만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또 경남대도 재단 지원 외에 2억 5천여만원을 확보했다. 이러한 연구비 확보는 영재교육자료 개발과 실험 실습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 아주대를 비롯한 3개 대학은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와 교육프로그램을 연구하는 팀, 그리고 전반적인 운영을 도와주는 행정부서가 적극적으로 연계해 센터 사업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 경남대 센터 화학반에 참여했던 강보경(부산서여중 3년)학생은 "모든 것이 실험 중심이어서 매 시간 흥미로웠다"며 "선생님들이 전문적인 분야를 재미있게 가르쳐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또 서울데 센터화학반에서 요오드 지뢰를 탐구한 이주형(봉은중 3년) 학생은 "만들어 놓은 지뢰 30개를 한꺼번에 후드에서 건조시키다 모두 터져버리는 바람에 머리가 멍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우리들이 하고 싶은 주제를 택해 직접 해보는 즐거움은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며 흥분된 어조로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1기 수료생들 중 원하는 학생들은 각 센터의 주관 아래 연계 교육을 받는다. 과학영재교육이 1회적이 아니라 대학교수와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얻었다는 점에서 반길 만하다. 하지만 대부분 재정지원이 이뤄지고 있지 못해 지도교수들만 이중고를 겪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천대는 과학영재교육센터 운영을 지역사회와 연결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답을 말할 수 없는 괴로움

과학영재들을 지도한 교사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한마디로 '어려웠다'는 것이 중론.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학생들을 지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곤란스러웠던 것은 답을 말해주지 않는 것이었다." 신림여중 김성근 교사의 말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방법을 궁리해내도록 생각을 유도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득했다는 말이다.

우규환(1기 서울대 센터 소장)교수는 지도 교사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과학영재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현 시점에서 이번 기회가 다음 단계의 프로그램 개발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학내 교수들이 개인적인 연구 일정이 바빠 학생들을 지도하고 격려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제 9개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지난 4월부터 제2기 학생들을 맞아 1년간의 프로그램을 새롭게 운영한다. 교수들의 열의와 지역 사회의 관심이 어우러져 과학영재교육의 초석은 다져졌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교재 개발, 프로그램 개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나중에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을 미리 배우는 것에 그친다면 과학영재교육이 보다 좋은 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학원교육과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또 자신의 자녀를 센터에 보내지 못해 아쉬워하는 학부모들의 상실감에도 마땅히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 이것은 과학영재교육 센터에서 교육을 맞는 학생들의 부모들이 이 기회가 상급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즉 학교에서 개발하기 어려웠던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난 1기 학생들을 지도했던 경험이 축적돼 보다 내실있는 교육으로 이어져 진정한 과학영재교육의 모델이 정립되기를 기대한다.


학생들이 과학영재교육센터에서 제일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실험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경남대 과학영재교육센터 생물반 수업장면.
 

199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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