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새로운 사진이 행성의 비밀을 한꺼풀 벗겨냈다. 고요하고 얼어붙은 화성이 예전에는 끓는 용암냄비였을지도 모른다. 행성과학자들의 이런 결론은 1997년 화성 주변 궤도에 진입한 나사의 마르스 서베이어호가 보내온 최근 사진들에 기초한다. 사진자료에 따르면, 화성에는 지하수에 의해 형성된 계곡과 용암이 분출하는 화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된 협곡들의 기원은 지하수였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나네디 계곡에서도 지하수원에 의해 형성된 흔적들이 발견됐다. 생명 발달에 안성맞춤인 지하수의 발견이야말로 생명 존재가능성의 결정적인 단서다.
또한 지하수 못지 않게 화산의 발견도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다. 화산은 얼음을 녹여 물을 제공하고 행성을 데울 수 있는 가스들을 분출하기 때문. 만일 화성 지표 아래 용암이 흐르고 있다면 뜨거운 샘이 형성되고, 이 샘들은 화성생명체에 물과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어 화성생명체 존재의 이상적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이번 발견은 화산이 초기 화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암시한다. 4천여km에 달하는 마리네리스 협곡에서 초기 화성의 화산활동 증거가 되는 1백층 이상의 용암단층이 발견됐다. 이 화산의 활동은 상상외로 엄청났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진행형일 가능성도 있다.
윌리엄 하트먼이 이끄는 나사의 행성과학연구소 연구팀은 아르시아 화산 주변에 충돌분화구가 많지 않다는 점을 기초로 이곳에 생성된지 얼마 안된 용암이 흐르고 있다고 추측했다. 1백km2 안에 겨우 한 개의 분화구만이 발견됐는데, 지구에서도 이만한 넓이에는 6-70개의 분화구가 발견된다. 결과적으로 오래된 분화구들을 최근에 생성된 용암층이 덮어 버린 것으로 추정돼 현재진행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