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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컴퓨터와 가장 빨리 친숙해지는 길은 게임을 하는 것이다. 게임은 컴퓨터의 특성은 물론 최근 발전하고 있는 신기술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네티즌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네트워크 게임과 다시 고개를 드는 복고풍 에뮬레이터 게임들을 알아보자.

PC를 사용하면서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분야는 게임이다. 하지만 PC 게임들은 조금 즐기다보면 쉽게 싫증나기 마련이고, 오락실에서 즐기던 게임과 비교하면 어쩐지 빈약하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애꿎은 PC를 상대로 ‘나 홀로’ 게임을 즐겨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PC 게임을 하다보면 고독해진다. 지뢰찾기를 해도 혼자 해야 하고, 비행게임이나 전투게임을 즐겨도 혼자만 즐겨야 하기 때문이다.


PC 게임이 빈약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오락실이나 게임기로 즐기던 게임과 비교할 때 그래픽이 단순하고, 음향효과도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판매되고 있는 게임기 전용 게임들은 빠른 처리 속도를 제공하고 있어 PC 게임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결국 비싼 돈을 들여 PC를 구입하느니 게임기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이다. 이처럼 수모를 겪고 있는 PC 게임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바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네트워크 게임과 에뮬레이터 게임이다.


오락실 게임기 부럽지 않아

네트워크 게임은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한 뒤 게임을 실행시킨 후 또 다른 인터넷 사용자와 즐기는 게임이다. 즉 인터넷에 접속만 돼 있다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네티즌과 함께 적 혹은 동료가 되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얼굴도 모르는 네티즌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로마를 건국할 수 있고(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외계의 어느 종족이 돼 또 다른 외계 종족과 맞서 싸울 수도 있다(스타크래프트). 현실의 세계에서는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게임으로는 브라질 네티즌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 줄 수 있는 축구 게임(피파 99)도 있다.


에뮬레이터 게임도 PC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분야다. 이름에서 보여지듯 애초 오락실의 아케이드 머신 기판이나 게임기에서만 작동할 수 있는 게임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변환시킨 것이다.


에뮬레이터 게임 덕분에 추억의 동킹콩, 겔러그, 방구차를 즐길 수 있는가 하면, 롬(ROM)팩을 꽂아 사용하는 겜보이, 패미콤, 세가세턴, 메가 드라이브 등 8비트/16비트 게임기 전용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PC 사양이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게임기와 오락실 게임이 부러웠던 PC 게이머들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와 같은 게임이 바로 이 에뮬레이터 게임인 셈이다.


네트워크 게임을 위한 준비

네트워크 게임은 글자 그대로 네트워크로 묶여진 PC 사용자들끼리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결국 2대 이상의 PC가 연결돼 있어야 한다. 첫째는 2대의 PC를 물리적인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하는 방법, 둘째는 PC에 장착된 모뎀을 이용해 또 다른 PC와 연결하는 방법, 셋째는 인터넷에 연결한 뒤 네트워크 게임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혹은 서버와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


첫번째 방법은 최근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으며, 두번째 방법은 PC통신 사용법과 매우 흡사하다. 즉 게임 자체에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이 있어 PC통신에 접속하듯 다른 PC에 연결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미리 대기 중인 또 다른 PC가 신호를 받아 서로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다. 물론 전화를 건 쪽이 게임을 즐기는 동안 전화요금을 부담하게 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세번째 방법은 게임 제작사에서 별도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이것으로 게임 서버에 접속하는 유형과, 전화접속 네트워킹이나 LAN으로 인터넷에 연결한 상태에서 게임을 실행시켜 각 게임 사용자들이 게임 서버에 연결해 즐기는 유형이 있다. 결국 이 게임 서버가 인터넷의 오락실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며, 여기에 북적거리는 네티즌의 수가 곧바로 그 게임의 인기를 반영한다.


네트워크게임의 원조인 칼리.


고수들이 모이는 인터넷 게임 사이트

 

인터넷 게이밍 존(www.zone.com)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게임 서버로 자사가 만들어 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골프99’ 등 10여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서버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가입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가입비는 전혀 없다. 또 반드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가입신청을 마치면 네트워크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전송되는데,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시 서버에 접속한 후 원하는 게임을 선택하면 PC통신의 대화방 목록처럼 현재 접속 중인 네티즌들의 목록과 난이도 등이 제시된다.

인터넷 게이밍 존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위한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게임을 하기 위한 네티즌들이 몰려드는 공간이다. 만약 정품 게임이 없다면 시험판을 이용해 게이밍 존을 사용할 수 있다.


블리자드 배틀넷(www.battle.net)

네트워크 게임의 대명사인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개발한 블리자드사에서 운영하는 게임 서버다. 따라서 이들 게임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게임 서버보다도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게임뿐 아니라 게임 줄거리를 변형시킨 패치 파일과 네티즌들이 주고받는 다양한 게임 비법을 얻을 수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일단 게임 프로그램을 준비한 후 자신이 가입한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한다. 그리고 멀티플레이로 게임을 실행하면 된다.

최근 수많은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펼쳐졌는데, 1위는 물론 상위권 입상자들이 대부분 우리나라 게임 마니아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칼리(www.kali.net)

네트워크 게임 사이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칼리에는 20여만명 이상이 가입돼 있다. 제공하는 게임도 스타크래프트와 레드얼럿, 둠, 퀘이크2 등 2천여종이 넘는다. 그래서 웬만한 게임은 칼리에서 네트워크로 즐길 수 있다. 인터내셔널 메뉴를 선택하면 한국어로 된 안내문도 만날 수 있어 편리하다. 칼리 서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다운받고,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하는 게임이 펼쳐지고 있는 방을 선택해 접속하면 된다.


엠플레이어(www.mplayer.com/home.html)

엠플레이어는 유료 서비스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무료 서비스에 많은 사용자가 몰린다. 50여만명이 가입돼 있으며, 인터넷 게이밍 존과 비슷한 형태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퀘이크, 맥워리어, 커맨드앤퀀커 등 수십종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상용게임 외에도 다양한 자바게임을 지원하고 있어 브라우저 상에서 간단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자바게임은 단순하지만 시간 죽이기에는 어느 게임 부럽지 않다. 게임 마니아들끼리 수시로 게임에 대한 대화를 펼치기도 하며, 새로운 게임 소식과 자신의 비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게임방 돌풍을 일으킨 '스타크래프트'.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네트워크 게임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www.microsoft.com/games/aoeexpansion/)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 원시시대부터 하나의 국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게임으로 엮었다. 임나일본부설을 채택해 물의를 빚기도 한 이 게임은 최근 로마의 부흥이라는 확장 버전을 발표해 또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버전에서는 하나의 부족을 선택하고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국가를 세우는 데 그쳤다면, 이번 버전에서는 알프스 산맥을 넘는 한니발 장군이 돼 로마왕국의 부흥을 이끌어내고 콜로세움도 설립해야 한다. 물론 이집트인을 선택했다면 피라미드도 설립해야 한다. 자신의 나라를 세워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상대 국가의 설립을 막아야 하는 내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게이밍 존을 이용하면 무료로 전세계 네티즌과 실력을 겨룰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www.blizzard.com/star/star.htm)

게임방 돌풍의 주역을 꼽으라면 단연 스타크래프트를 들 수 있다. 한수 한수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PC통신 바둑게임과 달리 다수의 사용자가 한꺼번에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네트워크 게임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 게임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줄거리는 3개 종족 중 하나의 종족을 택하고 다른 종족과 전투를 벌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진지를 확보하는 것. 그러나 웬만큼 연습해서는 승리하기 힘들다. 스타크래프트가 네트워크 게임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소개한 배틀넷 때문이다. 디아블로 게임을 네트워크 환경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던 배틀넷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스타크래프트도 지원하게 됐다. 덕분에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은 포화상태가 이르렀고, 네티즌들은 자신의 서버에 ‘프리 배틀넷’을 만들어 놓고 게임을 즐길 정도가 됐다.


리니지(lineage.ncsoft.co.kr/ko.htm)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국산 네트워크 게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전까지 바람의 나라 등 몇 가지 네트워크 게임이 있었지만 리니지처럼 해외 네티즌에게 먼저 알려지면서 한마디로 ‘뜬’ 게임은 없었다.

국내 만화가 신일숙씨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리니지는 국내 기술로도 완성도가 높은 네트워크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준 게임이다. 게임 주인공은 각각 기사가 돼 마을을 여행하면서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적과 싸우기도 한다. 건물 내부에 들어갔을 때와 외부에 있을 때 그래픽이 조금씩 달라지는 등 세심한 부분의 배려가 돋보인다. 게임을 하면서 대화가 가능해 게이머들간에 교류도 활발하다. 실제로 개발사에는 레벨이 낮은 학생들이 더 좋은 무기 아이템을 구해달라며 음료수를 들고 찾아올 정도로 인기 있는 게임이다. 해외시장에 수출하기 위한 접촉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아직 네트워크 상태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이다.


울티마 온라인(www.ultimaonline.com)

최근 출시된 EA사의 울티마는 국내 출시 전부터 인터넷 주문을 통해 미리 구입하는 맹렬 게임 마니아가 많았을 정도로 인기 있는 네트워크 게임이다. 특별한 스토리 라인이 없는 독특한 구성으로 뜻이 맞는 게이머와 함께 자신의 캐릭터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이다. 즉 게임 사용자들이 나름대로의 게임을 완성하게 된다. 따라서 게이머끼리 협동이 필요하고 사용법을 철저하게 익혀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또한 가상화폐를 사용하므로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물건을 살 때, 집을 살 때, 약을 살 때 모두 이 가상 화폐가 필요하다.


퀘이크2(www.quake2.com)

둠 게임과 다소 유사한 1인칭 시점으로 미로처럼 꼬불꼬불한 공간을 찾아 헤매는 게임이다. 3D 미로 게임으로 원근감과 좌우상하 시점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작은 모니터로는 멀미가 날 정도다. 전세계에는 퀘이크2를 함께 즐기려는 접속 서버만도 수백개에 이르며, 멀티플레이 접속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베타 버전도 있지만 제한이 많이 따른다. 혼자 게임을 즐길 때는 키보드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네트워크로 상대방과 맞설 때는 마우스나 조이스틱을 적절히 사용해야 이길 수 있다.


추억의 게임

이번에는 에뮬레이터 게임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잠시 언급했듯이 에뮬레이터 게임은 오락실 게임 에뮬레이터와 게임기 게임 에뮬레이터로 나뉜다. 게임기 에뮬레이터는 게임기 기종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따라서 에뮬레이터 게임을 즐기려면 우선 각 종류별로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을 구해야 하고, 각 게임기별 롬(ROM) 파일을 구해야 한다. 즉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에서 롬 파일을 불러오면 게임이 실행된다. 롬 파일과 프로그램은 PC통신 자료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MAME

어릴 적 전자오락실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는 독자라면 방구차(랠리X), 벽돌깨기, 보글보글, 겔러그, 제비우스 등과 같은 게임 이름에 친숙할 것이다. 바로 이런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는 에뮬레이터가 MAME(Multi Arcade Machine Emulator)이다. 97년부터 니콜라스 살모리아와 MAME팀이 개발한 이 게임은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수백개의 추억의 게임을 PC 환경으로 복원시키는 데 성공했다.


Callus

스트리트 파이터 등 대전 격투 게임으로 유명한 캡콤사의 게임기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에뮬레이터이다. 스트리파이터 II, 에어리어 88, 록맨, 파이널 파이트 등 대전 게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이다.


겜보이·패미콤(VGB·NESticle)

닌텐도사의 겜보이 게임기에서 작동되는 게임을 PC로 이식시킨 에뮬레이터가 VGB이고, 8비트 가정용 게임기인 패미콤용 에뮬레이터가 NESticle이다. 편리한 사용법은 물론이고 윈도우즈 이외의 다른 운영체제에서도 작동된다. 킹 오브 파이터즈, 다마곳치 등이 대표적인 VGB 게임이며, 수퍼마리오 등은 NESticle 게임에 속한다.


슈퍼패미콤(SNES9X·ZSNES)

닌텐도사의 16비트 게임기인 슈퍼패미콤용 에뮬레이터 게임 프로그램.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를 지원하므로 오락실 게임이 부럽지 않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슈퍼패키콤 에뮬레이터는 SNES9X와 ZSNES 등 두가지다.


메가드라이브·PC엔진

모토롤라 칩을 채용한 최초의 16비트 게임기 메가드라이브와 16비트 수준의 8비트 게임기인 PC엔진 게임기용 게임은 실감나는 그래픽 동작과 사운드로 게이머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에뮬레이터 기술 발전이 가져다 준 크나큰 선물이다.

1999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세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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