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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 내추럴리 데인저러스 | 제임스 콜만 지음ㅣ윤영삼 옮김ㅣ다산초당ㅣ290쪽ㅣ1만 3000원

PROLOGUE
‘자연’ 또는 ‘천연’이라는 말이 반드시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무리 건강에 좋은 것이라 해도 지나치면 해로울 수 있습니다. 어떤 물질이 몸에 좋다고 소문이 나더라도 맹목적으로 소비하는 우매한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

제임스 콜만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두 명의 노벨화학상 수상자(칼 샤플리스, 로버트 그럽스 )를 길러낸 석학이다. 웹사이트 (www.naturallydangerous.com)를 운영하며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데, 특히 사회적 관심거리로 떠오르는 과학적 이슈에 대해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있다.

1989년 미국의 TV프로그램 ‘60분’은 사과를 여물게 할 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알라’가 암을 일으킨다는 주장을 방영했다. 놀란 시청자들은 사과와 사과주스를 모조리 내다버렸고 사과 재배 농가는 4500억 원의 손해를 봤다. 그러나 최근 미국립암센터의 연구 결과 알라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암이 발생하려면 사과를 10만 개 이상 먹어야 한다는 것. 사과를 275년 동안 매일 1개씩 먹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하나 더 있다. 화학자인 라이너스 폴링은 비타민 예찬론자였다. 그는 비타민C를 매일 1g이상 복용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의 주장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C 보조제를 꼬박꼬박 복용했다. 그러나 비타민C가 감기를 예방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거의 없다. 비타민 열풍이 ‘허풍’이었던 셈이다.

식품의 장점이나 위험성을 보도하는 뉴스 중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일까. 저자는 두 가지의 주장을 편다. 첫째, 완전히 안전한 물질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자연적 화학 물질이든 인공적 화학물질이든 모두 위험할 수 있다. 둘째, 인간에게 어떤 물질의 안전성이나 효율성은 농도에 따라, 신체의 어느 부분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어떤 한 가지 물질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그것만 먹으면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웰빙 바람을 타고 유행하는 유기농 식품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흔히 사람들은 유기농 식품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이를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약을 전혀 안 쓴 유기농 식품은 세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자연식품이 안전하고 더 몸에 좋을 것이란 생각은 편견일 뿐이라며, ‘자연=안전’이란 오해의 등식을 과감히 깨뜨린다.

유전자변형(GM) 식품의 위험이 과장되는 현상도 꼬집었다. 저자는 “유전자변형 식품이 몸에 해롭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현재 GM 식품을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은 GM 식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일축한다. 그는 GM 식품이 유기농 식품보다 값이 쌀뿐만 아니라 기존의 농산물보다 농약을 적게 써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반론한다.

암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내놓는다. 사람들이 흔히 암을 산업사회에 들어와 생긴 성인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암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을 괴롭혔고 동물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다. 그는 “암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확률이 높아지므로 의학이 발전해 사람의 수명이 늘어나는 한 발병환자수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책은 건강과 과학에 관련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식의 허를 찌르는 글 100여 가지를 실었다. 과도한 건강염려증에 시달려 무엇이 좋다, 나쁘다란 뉴스에 쉽게 현혹되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눈길이 머무는 이달의 책

앞쪽형인간

나덕렬 지음 | 허원미디어 | 253쪽 | 1만 4000원

앞쪽 뇌(뇌의 전면부)는 매순간 들어오는 정보와 과거에 저장된 정보(기억)를 조합해 어떤 행동을 하도록 명령하는 기관이다. 저자는 앞쪽 뇌를 CEO에 비유한다. 기업에서 꾸준히 자기계발을 하며 창조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CEO라면, 몸에서는 앞쪽 뇌가 CEO 역할을 한다는 것.

알록달록한 플라스틱을 모으던 환자, 상대의 나이를 꼬박꼬박 물어보던 할머니,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기억 못 하지만 계산력이 뛰어났던 할머니는 모두 앞쪽 뇌에 이상이 생긴 결과였다.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는 이들 사례를 뒤집어볼 때 “앞쪽 뇌를 계발하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사람을 ‘앞쪽형인간’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앞쪽 뇌를 개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듣기보다는 발표를 하라’ ‘외국어를 배워라’ ‘TV를 끄고 책을 읽어라’ 같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앞쪽형인간의 연애법과 앞쪽형인간의 자녀교육법에 관해 신경학자인 저자가 풀어낸 주장이 흥미롭다.

새 책

보이지 않는 지구의 주인 미생물
오태광 지음ㅣ양문ㅣ184쪽ㅣ1만 2000원


지구에 사는 생물의 총무게 중 60%가 미생물이다.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인 저자는 “양으로만 따지면 지구의 주인은 미생물”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스키장의 인공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수도모나스(Pseudo-monas), 음식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조미료를 만드는데 쓰이는 코리네박테리움(Corynebacterium) 등 활용 가치가 높은 미생물을 소개한다.

제약회사는 어떻게 거대한 공룡이 되었는가
재키 로 지음ㅣ김홍옥 옮김ㅣ궁리ㅣ470쪽ㅣ1만 8000원


영국의 제약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제약회사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신약의 효능을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1990년대 말 관절염 진통제로 인기를 모았던 비옥스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약회사의 이윤추구를 위해 지속적으로 판매됐던 사례를 들었다. 저자는 약 하나를 복용하더라도 약의 탄생 과정과 효능을 꼼꼼히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영화 속의 바이오테크놀로지
박태현 지음|생각의 나무|304쪽|1만 5000원


호박 속에 갇힌 모기의 혈액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한다. 이 DNA를 토대로 공룡을 재현한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이다. 그러나 이것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 영화가 과학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제작됐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영화 ‘스파이더맨’ ‘쥬니어’ ‘데몰리션맨’ 등 다양한 영화에 녹아있는 과학적 사실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일본과학대탐험
꿈꾸는 과학 지음ㅣ궁리ㅣ296쪽ㅣ1만 5000원


이공계 대학생들의 글쓰기 공동체 ‘꿈꾸는 과학’ 회원 9명이 일본의 과학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갔다. 일본의 다양한 과학관, 일본의 첨단과학, 일본문화에 녹아 있는 과학을 찾아냈다. 일본국립과학박물관, 초고속열차 신칸센, 친환경자동차, SF만화 등을 체험하며 일본의 힘이 과학문화의 대중화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성도
조상호 지음ㅣ사이언스북스ㅣ208쪽ㅣ3만 원


사계절 별자리, 성운, 성단, 은하를 모두 담은 우리 밤하늘 지도가 나왔다. 천체사진작가인 저자가 1년 동안 사진을 촬영하고 5년 동안 성도작업을 한 끝에 완성한 역작. 북반구 밤하늘을 66개 영역으로 나눈 뒤 계절별로 관측할 수 있는 별, 별자리, 성운, 성단, 은하를 사진 속에 담았다.

표류-바다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스티븐 캘러핸 지음ㅣ남문희 옮김ㅣBMbooksㅣ352쪽ㅣ1만 1000원


홀로 대서양을 횡단하기로 한 저자는 고래와 충돌해 난파한다. 이때부터 76일 동안 바다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태양열 증류기를 이용해 바닷물에서 식수를 얻고, 별과 태양의 위치를 가늠해 선박과 비행기의 항로를 예측하는 등 저자의 기지가 아낌없이 발휘된다.

2008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목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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