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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대삼각형과 오리온의 사냥개들

차가운 밤공기가 사람들을 방안에 가둬놓고 있지만, 1월의 밤하늘은 한해의 시작을 축하하듯 초저녁부터 투명한 별빛을 쏟아내고 있다. 밤이 깊어 가면 사냥꾼 오리온과 충실한 두 마리의 사냥개 큰개와 작은개자리가 하늘을 차지하고, 베텔규스, 시리우스, 프로키온이 그려내는 ‘겨울의 대삼각형’이 남중하면 노인성 카노푸스도 남쪽 지평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별들의 축제는 절정에 다다른다.


시리우스와 산개성단 M41^지오반니 오디에르나(1579-1660)가 시리우스 남쪽에서 발견한 밝은 산개성단으로 7-10등급 별 20여개가 산만하게 흩어져 있다. 거리 2천4백광년. 이중 가장 밝은 별은 성단의 동남쪽 가장자리에 있는 6등성인 12번별, 2백mm 망원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시리우스와 성단이 함께 보인다.


큰개자리

Canis Major
●위치:적경 6시 50분, 적위 -22도 ●자정 남중:1월 12일 ●보이는 별 수:56개

뒷간이 무서워 마당에서 소변을 보던 시골 아이들은 시리우스의 강렬한 반짝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와 4개의 2등성 등 밝은 별들이 오리온의 남동쪽에 모여 이룬 것이 큰개자리다. 큰개의 코끝에서 빛나는 시리우스는 지구에서 5번째로 가까운 별이며 겉보기 등급도 -1.46으로 직녀성의 4배, 북극성보다 25배나 밝게 보이는 별이다.

태양에 열기를 더하는 시리우스

모든 문명권마다 시리우스를 주의 깊게 관찰해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7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의 무더위가 태양과 함께 뜬 시리우스가 햇빛에 별빛을 더하기 때문이라고 믿어 ‘타는 듯한’이란 뜻인 시리우스로 불렀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시리우스가 태양과 같이 떠오르면 나일강의 범람을 예고하고, 홍수의 퇴적물들로 비옥해진 땅에 다시 농사를 짓고 한 해를 시작하는 시계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시리우스를 늑대(天狼)로, 남쪽 별들인 감마(τ), 델타(δ), 엡실론(ε), 카파(κ)는 반원형으로 이어 활등(弧)자리로, 오미크론(ο), 에타(η)는 화살(失)로 부르며 늑대를 겨냥하고 있는 별자리로 그렸다.

프랑스의 사상가 볼테르는 1752년에 시리우스의 위성을 발견했다는 가상의 글을 쓰기도 했다. 실제로 1834년 독일의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베셀은 시리우스의 고유운동을 조사하다 별의 진로가 흔들리는 것을 알고, 시리우스에 영향을 미치는 별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뒤 유명한 망원경 제작자인 앨번 클라크가 1862년에 새로 만든 직경 47cm 굴절망원경을 시험하던 중 8.5등급인 작은 동반성을 발견하고 ‘강아지’(Pup)로 이름지었다. ‘강아지별’은 시리우스와 비슷한 표면온도를 가진 별임에도 10등급이나 더 어두워 시리우스 밝기의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크기는 천왕성이나 해왕성과 비슷한 작은 별로 추측된다. 그렇지만 질량은 태양과 비슷해서 이 별을 이루는 물질의 비중이 물보다 10만배 이상 무거운 상태로 압축돼 있음을 나타낸다.

지금은 시리우스B로 불리는 이 별은 가장 잘 알려진 백색왜성으로 시리우스를 50년 주기로 돌고 있다. 이 백색왜성은 쌍안경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밝기이나 시리우스의 광채에 가려져 보기가 어렵다. 현재는 시리우스와 약 4.5초 떨어져 있지만 2020년에는 11초 이상 떨어져 작은 망원경으로도 쉽게 보일 것이다.

시리우스의 광채에 가려져 있지만 큰개자리에 있는 4개의 2등성은 모두 시리우스보다 수백에서 수만배나 크고 밝은 초거성들이다. 엡실론별은 21개의 1등성에 이어 22번째인 1.50등급으로 가장 밝은 2등성이다. 또 델타와 에타별은 2천광년 이상 떨어져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별들이지만, 태양보다 10만배 이상이나 밝은 빛을 쏟아내는 우리은하 속에서 가장 밝고 큰 별들 가운데 하나다.


겨울 밤하늘의 대삼각형^겨울 밤하늘의 옅은 은하수를 싸고 있는 오리온자리 베텔규스, 큰개자리 시리우스, 작은 개자리 프로키온 3개의 1등성을 연결해서 생긴 커다란 정삼각형이다. 각 별의 실제 각거리는 프로키온-베텔규스 25도 58분, 프로키온-시리우스 25도 42분, 시리우스-베텔규스 27도 5분이다.


작은개자리

Canis Minor
●중심위치:적경 7시 40분, 적위 +6도 ●자정남중:1월 24일 ●보이는 별 수:13개

작은개자리는 1등성 프로키온과 3등급의 베타별 단 2개로 연결된 작은 별자리이다. 하지만 시리우스, 베텔규스와 함께 ‘겨울 대삼각형’의 동쪽 모서리에 위치한 프로키온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이기도 하다.

프로키온은 -0.4등급으로 전 하늘에서 8번째,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밝게 보이는 별이며, 지구에서 11광년밖에 떨어지지 않아 1-2등성 가운데 시리우스에 이어 가장 가까이 있는 별이다. 중국에서는 ‘남쪽 강’(南河)으로 불린 프로키온의 그리스어 원뜻은 ‘개의 앞’. 북반구에서 보면 프로키온이 시리우스보다 조금 먼저 떠올라 시리우스의 등장을 예고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에서는 시리우스보다 약 15분 먼저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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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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