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명 1백20세가 한계
일찍부터 인류는 외부로부터 동력을 공급받지 않은 채 영구적으로 움직이는 기관을 만들어 에너지를 무한하게 뽑아 쓸 수 없을까 고심해 왔다. 이런 기관을 발명할 수만 있다면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에너지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그러나 이런 착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라는 것을 알면 얼마나 많은 발명가들이 실망할까? 열역학법칙에 의해 스스로 영구히 돌아가는 영구기관의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설명 때문이다. 에너지 법칙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행해진 일과 주어진 열량의 합은 내부 에너지의 증가분과 같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어떤 현상도 공짜로 생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뉴턴이 포기한 이유
그러나 열역학법칙이라는 것도 일종의 경험에서 도출된 결론이므로 이와는 다른 경험에 의한 실험 결과가 얻어진다면 철옹성같은 열역학법칙이라도 수정돼야 한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인류의 지식 수준 또한 모든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바로 이런 꿈을 갖고 수많은 몽상가들이 이 ‘영구히 움직이는 기계’를 발명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수많은 발명가들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구기관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우리 주위에 영구적인 에너지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자연의 힘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기력이나 자기력, 중력, 태양에너지, 그리고 조력과 파력이 있다. 이들의 에너지는 무한대이며 절대로 고갈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계를 잘 만들면 이를 가동시키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 발명가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영구기관을 만드는 것이 영원히 불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몇가지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살펴보자.
현재까지 알려진 최초의 영구 기관 설계도를 보면 홀수개의 나무망치가 달려 있는 바퀴가 등장한다. 망치의 자루 부분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바퀴 테두리에 걸려 있기 때문에 바퀴의 한쪽 절반에는 항상 다른쪽보다 망치 하나가 더 많다. 따라서 얼핏 보면 바퀴는 좌우 균형이 맞지 않은 탓에 한쪽으로 힘이 몰려 계속 멈추지 않고 돌 것 같다.
그러나 바퀴는 몇바퀴 못돌고 멈춘다. 우선 망치가 움직일 때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에 망치의 젖혀지는 힘이 온전히 바퀴에 전달되지 못한다. 아래로 떨어진 후 뒤로 흔들거림으로써 구르는 반대 방향으로 힘이 전해지는 점도 문제고, 망치와 바퀴의 연결 부위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이 영구 동작을 방해한다.
실용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무한한 에너지로 생각하고 있는 자기력, 전기력, 중력, 태양력, 파력, 조력 등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계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에너지가, 이런 기계를 통해 얻는 에너지보다 더 큰 경우가 많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예를 살펴보자. 뉴턴은 무궁무진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기계를 돌리려는 연구를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 부호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인쇄기를 단 한대 만들고 파산했다는 말을 듣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려는 연구를 포기했다. 태양에너지의 위력이 생각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대체로 맑은날 하루 종일 2500kcal/m² 정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이 에너지는 태양이 가동되는 시간을 6시간 정도로 볼 때 시간당 10L의 물을 20℃에서 60℃정도로 올려주는 정도의 양에 해당한다.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열량이다.
문제는 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값비싼 태양열 집열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수많은 과학자들은 태양열을 이용한 영구기관을 만드는 것보다 저온용 급탕기 제작에 열을 내고 있다.
만드는데 사용된 엄청난 에너지
한편 태양전지를 이용한 전자계산기나 전자시계는 빛만 있으면 어느 장소에서나 작동한다. 굳이 햇빛이 아닌 조명등 아래에서도 문제없다. 그러나 이것은 무한동력이 아니다. 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태양전지가 토해내는 에너지의 수십-수백배 이상의 에너지가 이미 소모되기 때문이다.
무한동력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을 주는 자석의 예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자석의 배치를 교묘하게 조합한 결과 자석간의 반발력으로 인해 계속 회전하면서도 때때로 회전을 제어하는 일까지 가능한 장치가 개발됐다. 이 장치는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특허를 얻었다. 또 20W의 입력으로 출력은 62W를 얻는 영구자석모터도 개발됐는데, 후지TV에서 꿈의 엔진으로 방영한 바도 있다. 3백%이상의 초효율이 얻어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초강력 자석을 만드는데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사용됐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면 에너지는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또 이 장치들을 만드는데 소요된 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뉴턴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영구기관을 포기했다는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