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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세종' 이름 붙인 일본 천문학자 내한

 

보현산천문대에서 찍은 소행성 '세종'. 시간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의 아마추어 천문가가 발견한 소행성에 '세종'(Sejong)이라는 이름을 붙인 천문학자 후루가와 기이치로 교수가 지난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강창희 과학기술부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대중강연회를 가졌다.

후루가와 교수는 지금까지 8개의 소행성을 발견했는데, 그중에서 1977년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에 '관륵'이라는 한국 이름을 붙여 국제천문연맹에서 인정을 받았다. 관륵은 일본에 천문역법을 전해준 백제사람으로, 후루가와 교수는 일본에 과학을 전해준 한국에 감사하는 의에서 이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한다면 이번에는 미개했던 고대 일본에 학문을 전해준 왕인 박사의 이름을 따 '왕인'이라고 붙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에 화제가 된 소행성 '세종'은 1996년 8월에 와다나베 가즈오씨에 의해 발견됐다. 후루가와 교수은 이 소행성에 한국의 과학사에 큰 별인 세종대왕의 이름을 붙여주도록 와다나베씨에게 부탁해 1997년 11월 국제천문연맹으로부터 정식으로 '세종'이란 이름을 인정받았다. 와다나베씨는 지금까지 약 5백여개의 소행성을 발견한 일본의 대표적인 아마추어 천문가로 알려져 있다. 발견 직후 1996 QV1으로 등록된 이 소행성은 지름이 약 5-6km로 태양에서 2.8AU(천문단위.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1AU) 거리에서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를 돌고 있다.

지금까지 약 8천4백여개가 발견된 소행성은 발견 당시에는 일련번호를 매겨두었다가 발견자에게 10년간 고유이름을 붙일 기회를 준다. 소행성관측은 지금까지 독일과 미국에서 주도해왔지만, 최근에는 일본의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열정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행성발견이 보고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천문학자 조경척박사는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천문인구의 확대와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과 밝히고, 이번 후루가와 교수의 내한을 계기로 천문관측이 활성화돼 내년쯤에 한국인이 발견한 소행성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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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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