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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의 젖가슴이 큰 유일한 동물

아카데미서적: 인간은 어디까지 진화하는가

 

인간은 어디까지 진화하는가


세상에는 참으로 희한한 동물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자식을 낳지 않아도 수유 기관인 젖가슴이 굉장히 큰 동물이 있다. 다름 아닌 인간이다. 물론 인간처럼 거대한 수유기관을 가진 동물로 젖소를 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젖소의 커다란 젖가슴은 우유를 대량으로 착취하려고 인간이 인위적으로 젖소를 교배시켜 젖샘을 조금씩 확대해온 결과일 뿐이다.

사람의 암컷은 무슨 필요에 의해 저렇게 육중한 것을 가슴에 달아야만 했을까. 그것은 인간이 오랫동안 진화해온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동물행동학자 모리스에 따르면, 인류의 조상이 아직 직립보행을 시작하지 않았을 무렵 수컷은 암컷의 발정상태를 한눈에 분별할 수 있었다.

그들이 침팬지나 고릴라처럼 손등을 지면에 대고 네발보행(knuckle walking)을 하던 시절, 수컷의 얼굴 앞에는 암컷의 엉덩이가 바로 드러났고 그 밑으로 외음부가 보였다. 발정해 빨갛게 충혈된 암컷의 외음부는 크게 확장되며, 자신이 발정상태임을 수컷에게 알려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시작하자 수컷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돼 있던 암컷의 둥그런 엉덩이와 빨간 외음부가 보이지 않게 됐다. 즉 생식본능을 자극하던 표시물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수컷뿐 아니라 암컷도 크게 난처하게 만들었다. 당시에는 수컷이 먹이를 가져오면 암컷은 그 보답으로 섹스를 허락하고 상대의 아이을 낳아주었다. 이런 구도가 깨질 판이었다.

그래서 암컷은 눈에 잘 띄는 몸의 정면에 엉덩이의 둥그스름을 모방한 봉우리를 만들어 수컷의 시선을 끄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것이 인간 젖가슴의 기원이라고 한다. 만일 수유를 위한 젖가슴이라면 그렇게 크고 둥근 모양을 이루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젖꼭지가 길게 뻗은 원숭이형 젖가슴이 아기에게 편리하고, 또 젖을 먹이기에도 편했을 것이다.

인간 젖가슴의 유래를 설명한 모리스의 설명은 좀 황당한가 설이지만 그럴싸해 보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성들의 젖가슴은 어떻게 될까. 최근 큰 가슴에 대한 갈망이 신문의 광고면을 장식하는 것을 보면 여성들의 젖가슴은 앞으로도 계속 커지지 않을까.
 

199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신영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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