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십수년만에 돌아온 여름새 뜸부기

농약살포로 멸종위기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뜸부기가 얼마 전 다시 그 정겨운 모습을 나타냈다. 경기도 포천군과 전남 구례의 논에서 발견된 뜸부기는 모두 13마리였다. 이 중 암컷이 5마리이므로 올여름 이곳에서 태어날 뜸부기 새끼는 줄잡아 20-25마리에 이를 것이다.

뜸부기는 80년 초반부터 이 땅에서 모습을 감춰 멸종된 것이 아닌가 추측되던 새다. 그러던 중 많은 조류 전문가들의 추적으로 포천과 구례에서 그 모습이 발견됐다.

뜸부기는 한세대 전만 해도 농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대표적인 여름새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요 ‘오빠 생각’의 한 구절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에서 뜸북새가 바로 뜸부기다.

뜸부기는 두루미목 뜸부기과에 속하며, 주로 논이나 물가에서 생활한다. 둥지는 벼포기를 말아 밥그릇 모양으로 만든다. 6-7월경 둥지에 4-6개의 알을 낳는다. 낮에는 덤불이나 풀섶에서 쉬고 먼동이 틀 때나 해질 무렵 왕성하게 활동한다. 먹이는 주로 곤층류와 달팽이, 우렁이, 그리고 풀씨다.

뜸부기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원인이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농약이다. 농약은 뜸부기의 먹이를 감소시켰고, 먹이를 통해 축적된 농약의 독성이 뜸부기의 생명을 단축시켰다.

농약의 사용은 과거에 비해 급속히 증가했다. 70년대 3백86종이 사용되던 농약이 최근에는 5백40여종으로 늘어났다. 이 중 독성이 강해 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농약이 50여종을 넘어선다. 70년대의 농약은 동물의 소화기관을 통해 몸에 흡입되는 정도였지만, 근래에는 피부를 통해 침투하는 약제가 개발돼 생명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한편에서는 농약이 농지 단위면적당 20%의 식량을 증산시켰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농약으로 인해 뜸부기를 비롯한 각종 생명체의 수가 격감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한 예로 우리에게 친숙한 또다른 동요의 한구절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새”에 등장하는 따오기는 이미 지구에 20여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농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때 지구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입게 된다는 점을 인식할 때다.
 

뜸부기는 낮에 덤불이나 풀섶에서 쉬고 새벽이나 해질 무렵 활동을 시작한다(수컷).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송순창 대한조류협회장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농업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