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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화성 생명체는 어떤 모습일까

KAIST 창의성 캠프 우수작

지난 7월 미국의 패스파인더의 화성에 도착해 생명체를 찾아나서고 있을 무렵이다. 전국 15개 과학고와 민족사관학교에서 선발도니 과학영재들이 KAIST창의성캠프에 참여해 화성생명체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화성대기는 95%의 이산화탄소, 2.7%의 질소, 1.6%의 아르곤, 0.15%의 산소, 0.03%의 물 등으로 이뤚졌다(지구대기는 78%의 질소, 21%의 산소로 이뤄짐). 또 화성의 표면온도는 17℃에서 -87℃로 변화가 심하다. 화성의 평균기온은 -20℃다. 화성의 기압은 5.6헥토파스칼로 지구의 0.6%에 불과하다. 만약 이런 조건의 화성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과학영재들이 내린 과학적 추론을 함께 살펴보자.

광합성 효율이 높은 화성의 생산자
 

'타임머신', '투명인간' 등을 쓴 SF작가 H.G.웰즈는 1989년 화성을 배경으로 한 '우주전쟁'을 발표했다. 왼쪽 그림은 여기에 등장하는 화성인의 모습이다.


①긴뿌리, 넓은 잎을 지닌 큰 식물

초기 화성이 원시 대기와 많은 물을 가지고 있었을 때 큰 식물들이 탄생했다. 차츰 시간이 흐르자 화성의 물은 지하로 스며들었다. 그에 따라 화성식물의 뿌리는 물을 따라 지하로 깊이 뻗어 내려갔다. 또한 대기가 희박해지면서 태양빛이 더욱 강해지자.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잎은 비교적 얇고 넓게 진화했을 뿐 아니라 질겨지게 됐다. 강한 태양 빛에 견뎌내기 위해서 잎의 질이 강해져야 했고, 많은 양의 CO₂와 태양빛(화성은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지구보다 멀어 태양빛이 약함)을 흡수하기 위해 잎이 얇고 넓어져야 했다.

화성의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다른 식물들은 죽어 없어지고, 결국 수억년이 지나는 동안 번식과 죽음을 거듭해 뿌리가 거대한 소수의 식물만이 살아남았다. 이들은 깊은 뿌리 끝에서 물을 흡수하고 잔뿌리를 이용해 무기염류 무기염류 등을 흡수하며 산다. 지구와 비슷한 화성의 옛 기후에 적응해 살아남은 화성의 식물들은 지구 식물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큰 식물의 뿌리는 지구와 비슷한 흰색으로 잔뿌리와 뿌리털이 있다. 또한 관다발이 있어 효과적으로 물과양분을 이동시킨다.

다만 평균기온 -20℃(최정기온 -87℃에서 최고 기온 17℃)인 혹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도가 낮은 밤에는 잎을 말아 표면적을 줄여 열손실을 최대한 줄인다. 낮에는 잎을 펼쳐 대기의 95%를 차지하는 CO₂를 흡수하고 O₂를 내뿜으며 광합성(탄소동화)을 해 포도당을 합성한다. 밤에는 호흡만 한다.

그러나 이들은 지구보다 불리한 조건(빛의 세기가 약함)때문에 그렇게 많은 양의 광합성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흡수량과 산소방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작은 식물들은 큰 식물과 공생한다. 큰식물들은 작은 식물들에 달려있는 산소주머니에 산소를 저장했다가 자신들도 호흡에 사용한다. 화성대기 성분이 95%의 이산화탄소와 0.15%의 산소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잎은 짙은 흑색으로 자외 선에 견딜 수 있도록 매우 질기다. 또한 얇고 넓은 잎은 말리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잎이 얇긴 하지만 효과적인 동화ㆍ이화작용을 위해 엽록체가 많다. 엽록체위에는 화성식물체에만 존재하는 '칼로티오리스'라는 독특한 물질로 이뤄진 얇은 막이 있다(칼로티오리스라는 성분은 지구의 UV 선크림의 주성분과 비슷). 이 막은 자외선을 미리 차단해 엽록체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키고 광합성이 잘 되는 적색광과 자색광을 한곳으로 모아줌으로써 광합성의 효율을 높여준다.

큰 식물은 건조하고 추운 화성기후에 대응해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특별한 효소를 가지고 있다. 효소의 최적 온도는 식물체의 온도와 같다. 식물체의 온도는 0℃부근이며 영하 수십도까지 내려가는 밤을 대비해 잎이 말릴 때 겉부분이 되는 잎의 뒷면 줄기쪽은 보온물질로 덮여 있다.

큰 식물은 고온과 태양빛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화성 적도 지방쪽에서 볼 수 있다. 이들은 번식할 때 새로운 개체가 잘 살아 갈 수 있도록 땅속 뿌리가 갈라져 나오는 방식을 이용한다. 새로운 개체가 땅속뿌리에서 뻗어오르면 물도 잘 흡수하고 효과적으로 번식할 수 있다. 이들의 개체수는 소비자에게 먹혀 유지된다. 소비자들에 의해 뽑아먹히면 뿌리중간에서 끊어지고, 나중에 이곳에서 다시 식물이 자라 올라온다.

②광합성하면서 기생하는 작은 식물

화성에 사는 작은 식물들은 큰 식물 곁에서 무리지어 산다. 그들은 뿌리를 뻗어 큰 식물에 기생하면서 물과 부족한 무기염류를 흡수한다. 그러나 그들자신도 광합성을 한다. 대신 이들은 산소를 보관하는 주머니가 달려 있어 남은 산소를 방출해 큰 식물의 이화에 도움을 준다. 작은 식물은 얇은 잎이 지상에 거의 달라 붙어 있으며 기온이 낮은 밤에는 잎을 말아 열의 손실을 최소화한다.

작은 식물들은 번식할 때 수정없이 씨방을 만든다. 싹이 트는데 모든 조건(양분, 물 등)을 갖춘 매우 가벼운 종자들은 식물 몸체 위의 씨방에 가득 들어있다. 이들은 여름이 되면 낮과밤의 기온차가 큰, 이른바 열팽창원리로 웅크렸던 주머니를 터뜨리는 동시에 종자를 퍼뜨린다. 가까이 뿌려진 종자는 뿌리를 내려 모체와 함께 같은 식물에 기생하며 살고, 충분히 멀리 날아간 종자는 다른 큰 식물에 기생하며 살아간다. 그외에 외진데 떨어진 종자는 소비자의 먹이가 되거나 영양분을 받지 못하고 고사해 분해자에 의해 분해된다.
 

(그림1) 화성에 사는 큰 식물^낮에는 잎을 활짝 펴 광합성을 한다. 그러나 밤이 되면 잎을 말아 보온을 한다.


미량원소를 순환시키는 분해자

분해자의 역할은 화성의 생명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화성은 지구에 비해 특정 미량 원소들이 매우 적다 특정 미량원소들은 원시화성에서 살아남은 식물체에만 남아 있다. 특정 미량원소들은 식물의 생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분해자들은 죽은 식물이나 식물의 씨앗, 죽은 시체 등을 분해해 특정 미량원소들을 거의 1백%다른 식물에게 사용되도록 이동시켜준다.

화성의 분해자는 유기물에서 탄생했다. 화성에서는 대기성분들의 충격에서 발생한 충격파에 의해 유기물들이 변질되면서 단기간에 진화했다. 그 모습은 마치 박테리아와 같다.

분해자의 첫번째 특징은 0.03%산소 중 약0.004%의 산소로도 1차 소비자의 몸을 분해한다. 이 점은 산소가 적은 화성에서 식물이 성장하는데 상당한 관계가 있다. 둘째로 분해자의 등 위에 공기 흡입구가 있고 뒷부분에 배기공이 있다. 분해자들은 배기공으로 공기를 배출함으로써 중력이 지구의 약 1/10인 화성에서 조금씩 이동한다. 그 결과 식물의 씨앗이 필요로 하는 미량원소들이화성땅에 고루 퍼져 화성 식물의 발아를 도와준다.
 

(그림2) 화성을 누비는 상상의 동물


연체동물처럼 생긴 소비자

화성에 사는 초식동물들은 보온이 잘 되는 두꺼운 지방질로 이뤄진 연한 살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위쪽(헛발)과 같은 넓적한 발로 화성표면을 기어다닌다. 그러나 이들은 온도가 낮고 에너지 자원이 적은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느리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초식동물들은 위족을 비빔으로써 의사소통을 한다. 또한 방향을 판단하거나 먹이를 찾을 때도 눈이 없으므로 좌우의 위족을 사용한다.

초식동물들은 개방된 화성대기로 인해 직접 내리쬐는 자외선을 견디기 위해 '칼로라이즈'라는 물질을 가지고 있다. 이는 동물의 몸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초식동물이 식물을 먹으면 소화기관에서는 이 물질만을 걸러내 잘게 부순 뒤 효소와 결합시킨다. 이러허게 해서 만들어진 얇은 막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태양빛으로 비타민D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초식동물은 앞과 좌우에 3개의 위족을 가지고 있다. 좌우에 붙어있는 2개의 위족 끝에는 '프로즈리'라는 볼록렌즈 역할을 하는 것과 환원제같은 물질인 '옥스라제'라는 물질이 있다. 먼저 산화철을 위족 끝에 모은다. 그런 다음 낮에 프로즈리로 빛을 통과시켜 최대한 모은 열을 이용해 옥스라제로 산소와 철로 분해한다. 여기서 생성되는 산소는 몸안의 산소주머니에 저장하고, 철은 피에 필요한 헤모글로빈 성분이 된다. 남은 철른 식물을 소화하고 남은 유기물찌꺼기와 함께 배출해 식물에게 필요한 미량원소인 철성분을 공급해준다.

소비자들은 이동하기 쉽게 유선형인 몸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생산자인 식물을 먹고 살며 몸체의 양끝에 입과 항문이 있다. 소비자들은 지하에 있는 물을 직접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식물이 가지고 있는 물을 최대로 흡수해 재활용한다. 소비자들은 적은 먹이에서 최대한의 양분 흡수를 위해 소화기관이 발달돼 있다. 특히 매우 강력한 효소가 있어 먹이를 잘 분해해 긴 소장에서 양분을 흡수한다.

소비자들은 먹이를 찾아 혼자서 다닌다. 뇌의크기는 매우 작고 따라서 지적능력이 떨어진다. 혹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전반적으로 개체수가 적기 때문에 변신을 해 체내수정으로 새끼를 낳는다. 태어난 새끼는 얼마동안 어미의 몸 아래서 자란다. 그 이유는 아직 새끼의 몸에 칼로라이즈라는 물질이 생성되지 않아 자외선을 직접 받으면 죽기 때문이다. 또 일교차가 큰 화성에서 피부의 발달이 미숙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까닭도 있다.

소비자들은 적은 산소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산소주머니를 달고 다닌다. 또 식물 군락을 만날 경우 바로 먹지 않고 산소를 충분히 흡수한 후에야 먹는다. 밤에 물질대사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쓸 때는 낮에 저장해두었던 산소주머니의 산소로 호흡한다. 화성의 평균기온 -28℃임을 고려할 때 이 동물의 체온은 5-6℃일 것이다. 몸 속의 물이 얼면 안되고, 단백질인 효소가 작용하려면 어느 정도 온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몸길이는 10cm정도이다. 지구인의 평균신장을 1백70cm, 평균질량을 60kg이라고 화면 화성소비자의 질량은 170cm:60kg = 10cm:xkg
x=600/170 = 약3.5kg정도.

그러나 화성의 중력이 지구의 1/10이므로, 소비자의 질량은 결국 3.5kg×1/10=0.35kg정도가 될 것이다.
 

199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성철 교수
  • 정성만
  • 우승현
  • 하병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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