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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손에 주름이 잡히는 이유

무더워지는 초여름 후덥지근한 공기를 피하는 방법은? 물속으로 풍덩. 시간가는 줄 모르는 물놀이에 손도 발도, 하얗고 두툼한 주름으로 부풀어 오른다. 물밖으로 나가야할 시간이 됐음을 알리는 표지다. 피부를 통해 물이 몸으로 들어오는 경우와 달리, 소금물을 적셔두면 배추는 작아지며 주름이 생긴다. 배추에서 물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서로 다르게 보이는 이 두 현상은 모두 삼투현상 때문에 일어난다. 푸른 바닷속에 자라는 미역을 연상시키는 간단한 실험을 통해 삼투에 대해 알아보자.

실험1 가짜 바닷말 기르기

왜 그럴까?

노란 육시아노철산칼륨 덩어리를 푸른 황산구리 수용액에 넣는 순간 연한 갈색의 막이 생기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2CuSO₄(황산구리)+K₄Fe${(CN)}_{6}$(육시아노철산칼륨)
→Cu₂Fe${(CN)}_{6}$(육시아노철산구리)+2K₂SO₄(황산칼륨)

이 갈색 물질은 육시아노철산구리로 쉽게 찢어지는 반투과성 막을 만든다. 푸른 황산구리 수용액으로부터 물이 갈색막안으로 이동하면 막의 압력이 증가한다. 또 막을 통해 들어간 물은 노란 육시아노철산칼륨 고체를 녹여 진한 용액을 만든다. 물의 이동이 많아지게 되면 얇게 형성된 막이 터지고, 그 순간 육시아노철산칼륨 용액은 푸른 용액과 만나 새로운 막을 만든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두 물질이 만나는 경계면은 점점 넓어져 푸른 바닷속에서 바닷말이 순식간에 자라는 듯하다.

가짜 바닷말은 왜 위로 자라는 것일까. 그 이유는 위와 아래의 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막을 통해 용매의 이동량이 커지면 모든 부분에서 표면적과 부피가 커진다. 그러나 물질 덩어리가 있는 아래 부분은 안과 밖의 농도차가 커서 물이 막 안으로 이동하는 압력이 크다. 반면 윗부분은 농도차가 작아 물의 이동 압력도 작다. 결국 아래 부분에서 큰 압력으로 들어온 물이 위쪽으로 이동하며 바닷말이 위로 왕성하게 자라게 된다.

이 실험은 반투과막(반투과성 막)이 형성, 반투과막을 통한 물질의 이동, 막에 작용하는 압력의 효과를 동시에 보여준다. 푸른 용액의 윗면에 갈색 바닷말이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메스실린더에 따라 30분(20mL)에서 2시간(1천mL)정도가 필요하다. 차분하게 관찰하면 생물체의 생장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확산과 삼투의 차이

물질은 쉬지도,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운동하는 작은 알갱이들로 이뤄져 있다. 이 알갱이들은 원자나 분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그냥 내버려두어도 스스로 공간으로 퍼져가는 여행자들이다. 볼펜으로 지우개 위에 쓴 글씨가 커지고 흐려지는 것, 휘젓지 않아도 설탕이 물속에서 잘 녹는 것, 바람이 없어도 향기가 진동하는 것 등. 이렇게 물질 알갱이가 공간 속으로 퍼져가는 현상을 '확산'이라 한다.

자연스런 확산은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 알갱이들이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물질 알갱이가 고르게 퍼져 농도의 차이가 없어진다. 이러한 확산은 저절로 일어나며 특별히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람의 피부나 식물의 뿌리는 일종의 '막'이다. 막은 물질 알갱이의 확산을 방해한다. 어떤 것은 지나가게 하고 다른 것은 지나가지 못학 하는 방식으로….사람의 눈으로는 부기 어렵지만 막은 그물처럼 많은 구멍을 가지고 있다. 물질 알갱이가 막의 구멍 크기보다 작다면 쉽게 지나다닐 수 있다. 그러나 알갱이의 크기가 크다면 확산되지 못하고 한쪽 공간에 갇혀있게 된다.

식물의 뿌리를 통해 들어오는 물이나 무기염류는 뿌리를 싸고 있는 막의 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작은 물질 알갱이들이다. 물 분자나 작은 이온만을 통과시키는 막을 '반투과성막'이라고 한다. 육시아노철산구리, 달걀의 속껍질, 소시지 속포장 비닐, 셀로판지, 동물의 방광막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반투과성 막을 사이에 두고 농도가 다른 두 수용액이 있을 때 묽은 용액의 용매(물)는 진한 용액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두 용액의 농도는 비슷해진다. 이렇게 반투과성 막을 통해 농도차에 의해 저절로 용매의 이동이 일어나는 것을 '삼투현상'이라고 부른다. 삼투현상은 용매만을 주로 통과시키는 특별한 막(반투과성 막)을 통해 일어나는 확산이다.
 

(그림1)반투과성 막을 통한 물질 알갱이의 이동^삼투압 때문에 용매가 농도가 진한쪽으로 이동한다.


실험2 왕달걀의 비밀

삼투현상은 집안 일과 같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관찰된다. 소금물에 적셔둔 배추에서 물이 쭉 빠져나가는 것, 반대로 시든 야채에 물을 뿌려두면 생생해지는 것 등. 만약 이런 경험 외에 또다른 체험을 하고 싶다면 부엌을 뒤져보자.

왜 그럴까?

달걀을 식초에 담그면 단단한 껍질 표면에 많은 기포가 생긴다. 달걀의 껍질을 이루고 있는 탄산칼슘이 식초에 녹아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CaCo₃(탄산칼슘)+2CH₃COOH(아세트산)→
Ca(CH₃COO)₂(아세트산칼슘)+H₂O(물)+CO₂(이산화탄소)

단단한 달걀 껍질이 제거되고 남은 막은 물을 쉽게 통과시키는 반투과성 막이다. 이 달걀을 물에 담그면 막을 통해 달걀 속으로 물이 이동한다. 반투과성 막이 늘어 나면서 달걀이 커진다. 이 과정을 통해 달걀의 부피는 약 2배정도 늘어난다. 단단한 껍질을 잃은 이 달걀을 '왕달걀'이라고 한다. 팽팽하게 부푼 막을 바늘로 찔러 구멍을 내면 달걀의 내용물(흰자와 물의 혼합물)이 1-3초 동안 분수를 이루며 솟구쳐 나오고 차츰 흐름이 약해진다.
 

(그림2)삼투압의 측정^셀로판 막을 통해 증류수가 농도가 높은 설탕용액쪽으로 스며든다. 그 결과 설탕용액의 높이가 올라간다.


삼투압이란?

반투과성 막을 통해 용매가 이동하려는 압력을 '삼투압' 이라고 한다. 반투과성 막을 사이에 두고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중 농도가 진한 용액에 외부에서 압력을 주면 용매가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투과성 막을 통해 어느 방향으로도 용매가 스스로 흐르는 것을 막는데 필요한 압력은 곧 삼투압의 크기와 같다. 수치로 표현되는 삼투압은 반투과성막을 통해 용매가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용액에 가하는 압력이다. 농도 차가 크면 막을 사이에 두고 두 용액이 처음 만났을 때 삼투압이 크고, 용매의 이동이 시작되면서 점차 삼투압은 작아진다. 1%이하의 묽은 용액과 용매 사이의 삼투압은 반트-호프식으로 계산한다.

π= CRT
(π는 삼투압(atm), C는 용액의 물농도(몰/L), R은 기체상수(0.082atmㆍL/몰ㆍK), T는 용액의 절대 온도(K))

정맥 주사액으로 쓰이는 포도당 수용액의 농도는 0.3몰/L로 몸에 들어가도 혈액에 대해 삼투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이 포도당 수용액과 물 사이의 삼투압은 체온(37℃)정도에서 7.6atm으로 묽은 용액의 삼투압도 상당히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π=0.3×0.082×(273+37)=7.6atm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용액은 매우 진해 위 식을 사용하면 오차가 크다. 실험을 통해 진한 용액의 삼투압을 구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아래 식을 사용한다. 반투과성 막으로 막은 관에 용액을 넣어 용매에 담근 뒤, 관의 수면 변화량과 관 안의 용액의 밀도를 직접 측정한 후 삼투압을 구해 반트-호프 식으로 구한 값과 비교해 보자.

π=ρ는 용액의 밀도(Kg/m³), g는 중력가속도(9.8m/초²), h는 용액의 높이(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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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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