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콘돔인 페미돔에 정자를 죽이는 살정제(N-9, nonoxynol-9)를 발라 에이즈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으려는 노력이 실패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의 에이즈 연구자들이 카메룬공화국의 매춘부 9백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N-9가 단지 에이즈 바이러스의 형태를 수축시킬 뿐 바이러스를 완전히 죽이지 못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N-9가 여성에게 유해하게 작용한다는 점도 문제다. 1980년대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N-9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케냐의 여성을 대상으로 높은 농도의 N-9를 바른 페미돔을 사용하도록 하고 결과를 지켜봤다. 그러나 이 실험은 즉시 중단됐다. 여성의 질에 궤양을 비롯한 질병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카메룬 매춘부를 대상으로 한 최근의 실험에서는 케냐에서 사용한 농도의 14분의 1 수준의 N-9가 발라졌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42.2%의 여성에게 생식기 염증이 발생한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N-9를 대체할 새로운 살정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획기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