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느 마술 공연에서 무대에 불려나간 이 기자. 그는 트럼프에서 카드 5장을 골라 마술사의 조수에게 건넸다. 조수는 이 가운에 1장을 보이지 않게 뒤집어 놓고 나머지 4장은 객석에서 볼 수 있도록 나란히 늘어놓았다. 눈을 가린 채 서 있는 마술사에게 이 기자가 4장의 무늬와 번호를 불러주자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뒤집어 놓은 카드의 무늬와 번호를 정확히 맞혔다. 마술사는 어떻게 한 것일까?
A
모든 마술에는 원리가 숨어있는 법. 이 마술에도 간단하면서도 멋진 수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
트럼프는 조커를 제외하고 다이아몬드(◆), 클로버(♣), 하트(♥), 스페이드(♠) 4가지 무늬에 A, 2~10, J, Q, K의 13개 번호가 매겨진 카드 52장으로 이뤄져 있다. 불러주는 카드가 4장이니 마술사가 맞혀야 하는 카드는 48장 가운데 1장. 카드 4장만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경우의 수를 줄여야 한다.
카드는 5장이고 무늬는 4가지이니 조수가 건네받은 카드 가운데 적어도 2장은 같은 무늬다. 따라서 공개하는 카드 4장 가운데 첫 번째와 뒤집어 놓을 카드 1장을 같은 무늬로 하면 맞혀야 할 대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카드 5장이 ♠3, ◆A, ♥4, ♣A, ♣5일 때, 첫 번째 카드를 ♣A로 하고 맞혀야 할 카드를 ♣5로 하면, 마술사는 ♣ 무늬 13장 가운데 ♣A를 제외한 12장 중 하나를 맞히면 된다. 따라서 남아 있는 문제는 ♠3, ◆A, ♥4로 번호 5를 알아내는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카드와 뒤집어 놓은 카드를 선택하는 방법이 2가지라는 점에 주목하자. 즉 ♣A를 공개하고 ♣5를 숨기거나, ♣5를 공개하고 ♣A를 숨길 수 있다.
일단 번호 13개를 둥글게 배치했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마술사와 조수는 미리 번호 사이의 간격이 6보다 작거나 같은 두 번호 가운데 앞 카드를 공개하고 뒤의 카드를 뒤집는 식으로 약속해 놓는다.
즉 ♣A와 ♣5의 경우 5→6→7→…→A 방향으로는 간격이 6을 훨씬 넘지만 A→2→3→4→5 방향으로는 간격이 4밖에 안 된다. 따라서 조수가 ♣A를 공개하고 ♣5를 숨긴 다음 나머지 3장으로 간격 4를 표시하면 된다. 그렇다면 조수는 마술사에게 간격이 4라는 것을 어떻게 알려줄까? 조수와 마술사가 나머지 카드 3장의 배열 순서를 미리 약속해두면 된다.
♠3, ◆A, ♥4의 경우 카드를 배열하는 방법은 6가지다. 무늬는 상관없이 숫자만 고려할 때 조수가 불러주는 배열 순서는 간격과 같으므로 마술사는 쉽게 번호를 맞힐 수 있다.
즉 ◆A, ♠3, ♥4를 1로, ◆A, ♥4, ♠3을 2로, ♠3, ◆A, ♥4를 3으로, ♠3, ♥4, ◆A를 4로, ♥4, ◆A, ♠3을 5로, ♥4, ♠3, ◆A를 6으로 하면 된다. 문제의 경우 조수는 마술사에게 간격이 4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3, ♥4, ◆A 순서로 불러야 한다.
숫자가 같은 카드가 나올 경우를 대비해 조수와 마술사는 무늬의 우선 순위도 미리 약속해둬야 한다.
지난달 정답_ <; 24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