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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주한

미래의 의료, 네트워크에 달렸다.

 

김주한 박사.


필자가 컴퓨터를 처음 접하기 시작한 것은 의예과 1학년 무렵으로 기억된다. 당시 "의사가 되려는 사람이 왜 컴퓨터를 배우려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저 취미일 뿐"이라는 궁색한 답변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의학과 컴퓨터가 별 연관이 없다는 생각이 깔린 이같은 질문은 요즘들어 쑥들어갔다. 바야흐로 원격의료나 의료정보학(Medical Informatics)과 같은 분야가 엄연한 의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으며, 필자의 전공인 정신의학에도 '정보정신의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태동하고 있다. 요즈음의 시대 분위기를 반영한 탓이다.

애초 전자계산기 수준이었던 컴퓨터는 그동안 진화를 거듭해오면서 이제 가장 대표적인 정보통신장비로 재탄생했다. 중국계 국가에서는 컴퓨터를 '전뇌'(電腦)라고 번역한다는데, 어쩌면 우스꽝스럽기까지 이 번역은 컴퓨터의 미래를 읽은 가장 적절한 이름이 될런지도 모른다.

"네트워크가 곧 컴퓨터다"라는 말처럼 최근들어 통신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의학분야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원격의료'라는 말이 없어질 것이라 한다. 어차피 모든 의료가 원격으로 이루어질 테니까.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질병의 진단과 예방은 기본적으로 환자에 대한 정보수집과 판단과정, 즉 정보화 과정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요자 중심의 평생진료'를 이룩하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원격기술을 포함한 '정보기술'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원격의료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면 원격의료 정보교환 사이트(http://tie.telemed.org/)를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국의 실제 현황과 현재 진행중인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의료정보학에 대해 알고 싶다면, 우선 필자가 아는 한 가장 훌륭하고도 간결한 문서를 읽어보길 권한다. FAQ(http://www.lib.ox.ac.uk/internet/news/faq/archive/medical-informatics-faq.html)

 

사실의학과 관련된 사이트, 특히 정신의학 사이트로 가득차 있는 필자의 북마크는 매우 전문적인 곳들을 기록하고 있어 소개하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미국정신의학회에서 발행되는 정신의학 뉴스 라면 일반인들도 읽어볼 만할 것이다. (http://www.appi.org/pnews/)

최근에는 생체 촬영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해서 인체의 내부를 해부하듯 샅샅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필자는 뇌영상술과 영상분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뇌에 관심이 있다면 '두뇌지도' 라는 곳에서 원하는 뇌 기능 및 구조 영상을 볼 수 있다. (http://www.med.harvard.edu/AANLIB/home.html)

 

또 인체 전신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구경하고 싶다면 '인체투시계획'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http://sunsite.utk.edu/winners_circle/education/ED0ZO47X/applet.html)

 

얼마 전 전세계를 떠들석하게 한 바 있는 이 계획은 실제 남녀의 사체 전신을 각각 1mm와 0.3mm간격으로 얇게 절단하고, 그 단면들의 정밀한 이미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다. 최근 3차원적으로 재구성된 속이 들여다보이는 인체(Visible Human) 해부도감이 완성됐다.

인터넷하면 뺄 수 없는 것중의 하나가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필자도 나름대로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독특한 웹진(웹매거진)을 보고 있다. 독자들에게는 남성용 한 가지를 소개한다. 시간이 있으면 한 번쯤 방문해보시길. 

(http://www.manslife.com/)와 여성용 한 가지(http://www.lumiere.com/)

X선이 발견된 이후 가장 먼저 활발히 이용된 곳이 의료계란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의업(醫業)은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의학의 미래에 다른 그 어떤 분야보다도 큰 벽혁을 유발할 수 있는 바로 정보기술이다. 필자는,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안간의 문제와 그 해결에 대해 숙고하고 연구하며 더 나은 진료법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본연의 의업임을 믿는다.

199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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