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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에디터 노트] 다시 만난 공룡, 공룡의 시간은 돌아옵니다

“공룡 좋아하세요?” 물으면 많은 분이 “좋아했‘었’다”라고 답하실 겁니다. 공룡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시기는 5세일 때와, 5세 자녀를 키울 때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죠. 공교롭게도 공룡에 대한 에디터 노트를 쓰는 이 순간 제 작업실 책상에도 티라노사우루스 피규어 한 마리가 누워있습니다. ‘뭐라고 쓰는지 지켜보겠어’란 눈빛이네요. 내년에 5세가 되는 아들 녀석이 갖다 놓은 듯싶습니다.

 

10월호 공룡 200주년 특집기사는 기억이 존재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공룡을 좋아한 공룡덕후 기자와, 공룡도 좋아하는 기자, 과거의 공룡보단 미래 기술을 훨씬 더 좋아하는 기자가 힘을 합쳐서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취향이 모이니 기사 방향을 의논하는 첫 회의부터 아주 흥미진진했어요. 

 

“공룡 연구 200년, 이거 진짜 대단한 거다.” vs. “글쎄. 200년 전부터 해온 다른 중요한 연구들도 많을 텐데.”
“1억 년 전 한반도에 브라키오사우루스 같은 거대한 용각류 공룡이 거닐었다고 상상해 보라. 가슴이 뛰지 않나?” vs. “응, 안 뛰어~.”

 

티격태격하던 기자들의 극적인 합의점은 바로 화석이 소중한 ‘자연유산’이라는 사실입니다. 공룡 연구는 생명 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라는 점, 더 나아가 미래 기후변화에 생명이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통찰을 준다는 점에 뜻이 모였습니다. 그럴진대 다시 구할 수 없는 화석이 줄줄이 경매에 부쳐지는 최근의 상황은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의 화석 유산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가, 열띤 토론이 이어졌죠. 

 

이 과정을 지켜보며 최근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들었던 정재승 KAIST 교수님의 강연이 떠올랐습니다. 정 교수님은 머지않아 챗GPT가 실시간 검색과 결합한 뉴스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하시더군요. 챗GPT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관련 내용을 검색해 기사처럼 제공할 것이란 뜻입니다.

 

모든 인공지능의 의사결정이 그렇듯, 이 챗GPT 뉴스도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해 기사를 제공할 겁니다. 사용자가 평소에 가치 있다고 생각한 정보를 점점 더 많이 보여주겠죠. 어느 순간엔 내 관심사가 아닌 것, 알고 싶진 않지만 알아야 할 기사들은 내 리스트에서 사라집니다. 5살 이후 공룡에 관심이 가라앉았다면 남은 평생 공룡을 잊고 살 수 있습니다. 비슷한 ‘필터 버블(정보 여과 현상)’을 우리는 이미 각종 SNS에서 겪는 중입니다.

 

필터 버블이 강화될수록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알아서 선별해 주는 미디어를 더욱 원할 것이라는 말로 이 강연은 마무리됐습니다.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마치 과학동아를 두고 한 말 같아서요. 세상 모든 주제를 과학과 자신 있게 연결해 보는 필터 밖의 괴짜, 다양한 관심사를 아울러 믿음직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 과학동아는 인공지능 시대로 갈수록 더욱 번영하리란 기대를 하며, 10월호와 공룡 기사를 여러분들의 손에 기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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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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