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3. 풍선을 처음 불 때 더 힘든 이유

풍선은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놀던 익숙한 장난감 이다. 어린 입으로 풍선을 불면 잘 부풀리지 않는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른들이 조그맣게 불어준 후에야 풍선이 쉽게 부풀리곤 했다. 이것은 풍선을 처음 불 때가 조금이라도 부풀리고 난 후보다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왜 그럴까. 우리들은 좀 막연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먼저 같은 고무로 만들어진 고무줄과 비교해서, 줄(line)인 고무줄을 늘리는 것보다 면인 고무풍선을 늘리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무줄은 잡아당길수록 힘들어지고 풍선은 크게 불수록 힘이 덜 들기 때문에 같은 원리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에는 풍선이 스프링과 같다고 생각했다. 세게 잡아당기고 나면 스프링은 원래의 길이보다 조금 늘어난다. 이와 마찬가지로 풍선도 처음에 어느 정도 부풀리고 나면 탄성력이 떨어져서 더 쉽게 부푼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아주 크게 부풀린 다음 원래 크기보다 늘어난 헌 풍선을 가지고 실험해도 처음에 부풀리는 것이 나중보다 힘이 더 든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즉 스프링의 원리와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험1
커질수록 풍선 안 기압은 낮아져


결국 풍선 문제의 해답을 풍선의 내부기압과 외부 대기압 간의 차이에서 찾아보기로 하고 실험을 시작했다. 풍선의 크기가 커지는 것은 풍선 내부기압이 외부 대기압보다 늘어난 부피만큼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즉 풍선이 커질수록 풍선 내의 기압이 점점 높아지고, 그 크기가 유지되는 것은 풍선 밖에서도 같은 힘으로 공기가 밀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풍선 내의 압력을 쟀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풍선의 부피가 커지면 커질수록 풍선 내의 기압은 점점 낮아졌다.
 

(그림1) 공기의 양과 기압과의 관계(실험치)


실험2
큰 풍선과 작은 풍선 연결


실험1의 결과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부피가 다른 두 풍선 내의 기압을 비교하기로 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큰 풍선과 작은 풍선을 연결해 핀치코크를 열었다. 그랬더니 큰 풍선은 더욱 커지고 작은 풍선은 더욱 작아졌다.

이번 실험 결과 역시 큰 풍선의 공기가 작은 풍선으로 이동해 두 풍선의 크기가 같아질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은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첫번째 실험 결과인 풍선이 커질수록 풍선 내의 기압이 낮아진다는 것은 옳은 결과로 보여진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풍선의 부피는 계속 늘어났는데, 왜 풍선 내의 기압은 어느 점부터 더이상 낮아지지 않는 것일까.
 

(그림2) 풍선의 탄성력, 외부기압, 내부기압의 관계


풍선의 탄성력, 외부기압, 내부기압의 삼각관계

풍선의 부피와 기압의 관계를 알아본 위의 실험에서 공기 양이 늘어날수록 기압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풍선 안의 공기 압력은 우리가 풍선을 불 때 드는 힘의 크기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므로, 처음 풍선을 불 때가 나중에 불 때보다 힘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공기가 풍선을 부풀린 일이 고무가 늘어나는 데에 한 일이라고 하면 풍선 내의 기압은 오로지 공기의 힘이라고 보고 풍선을 절반으로 자른 단면을 생각해 봤다.

풍선에 숨을 불어 넣으면 풍선 내부기압은 외부 대기압보다 높아진다. 그러므로 풍선은 팽창하게 되지만 무한정 팽창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팽창한 뒤 그 크기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즉 풍선 내부기압과 외부 대기압의 차이와 같은 크기의 힘이 풍선의 팽창을 억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힘이 바로 풍선을 이루는 고무가 늘어났다가 다시 수축하려는 힘이다.

풍선을 완전한 구라고 생각하면 풍선의 반지름과 내부압력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즉 풍선의 반지름이 커질수록 내부압력이 커지고 그에 따라 풍선을 부는 힘도 많이 들지만 일정한 점에 다다르면 오히려 풍선을 불수록 힘이 덜 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부압력이 계속 감소하기만 했다. 이것은 풍선을 불기 시작했을 때 내부압력이 증가하는 잠깐 사이를 측정하지 못한 까닭이다.

지금까지 두 실험과 두 그래프에서 풍선을 처음 불 때가 나중에 불 때 보다 힘이 더 많이 드는 원인을 알아봤다. 이번 실험은 막연한 상태에서 시작해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힘든 만큼 몰랐던 것들을 알게돼 기쁘다.
 

(그림3) 공기와 양과 기업과의 관계(이론치)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정한경
  • 김지형
  • 장영란

🎓️ 진로 추천

  • 물리학
  • 화학·화학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