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전문 매장에 진열된 노트북PC를 살펴보면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역시 정보기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도 정보가 필요한 법.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중 가격과 성능면에서 주목할 만한 제품들을 메이커별로 살펴보자.
올 한햇동안 노트북PC 시장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곳이 또 있을까. 잇따라 등장하는 최신예 노트북PC는 이미 펜티엄칩에 1GB 이상의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기본으로 내장하고, 여기에 고속 CD롬 드라이브와 12인치가 넘는 TFT-LCD(초박막액정화면) 등을 채택함으로써 데스크톱PC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내 10여개 전문업체들은 현재 노트북PC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며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후발업체에서는 잘 안팔리는 데스크톱PC을 아예 뒤로 미루고 노트북PC를 간판상품으로 선정해 판촉전을 벌일 정도로 노트북PC는 이제 데스크톱PC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다.
PC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의 데스크톱PC 판매량은 상반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노트북PC 시장은 지난 해보다 판매량이 60% 가량 증가할 만큼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성장세가 소비자에게 다양하고 질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의 혼란은 예전에 비해 노트북PC 장만하는 일을 훨씬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메이커의 어떤 제품을 살 것인가. 폭넓은 제품 정보를 구하지 못해 구형 노트북PC를 신제품인양 알고서 사는 사람까지 나오고 있다. 정보 시대의 무기중 하나인 노트북PC를 구하는 것도 ‘정보’가 가장 중요한 셈이다. ‘보다 작게, 보다 강력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빠르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각 메이커의 노트북PC 명품을 만나보자.
◆삼보컴퓨터 ‘드림북220DB’(T5236)
지난 8월 여름을 강타했던 삼보의 새로운 노트북PC시리즈 ‘드림북’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완벽하게 지닌 노트북PC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배속 CD롬 드라이브, 비디오 메모리 2MB, 16비트 사운드카드 등이 장착된 이 제품은 어떤 멀티미디어PC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국내 최초로 소프트웨어 MPEG에서 한단계 성숙한 ‘ZV MPEG’ 기능을 국내 처음으로 제공한다.
‘ZV(Zoomed Video) MPEG’은 CPU파워와 상관없이 음성과 영상 데이터를 전송해 노트북PC에서 화상회의나 영화 감상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별도 판매하는 ZV포트용 TV튜너를 이용하면 TV를 볼 수 있고 디지털카메라용 카드를 추가해 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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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비트 PCMCIA의 차세대 규격인 32비트 초고속 ‘카드버스(CardBus)’를 채용한 대우통신의 펜티엄 노트북 ‘솔로’시리즈는 이전 모델처럼 초소형 초경량을 자랑한다. 화면의 최대 전송속도가 1초당 1백32MB(1천56Mbps)로 일반 TV의 전송속도인 45Mbps의 23배 수준이다. 또 ZV포트와 표준형 스마트 배터리를 채용했다. 솔로에서는 ZV포트도 32비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MPEG II의 풀모션 고화질 영상을 구현한다.
전원을 켜면 바로 전 작업화면으로 돌아가는 ‘세이브 투 디스크’ 기능이 있어 데이터 보호가 용이하다. 전문가 수준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미디포트와 조이스틱 포트가 제공된다. 기존 배터리는 완전 방전 후에 충전해야 하지만 ‘솔로’는 수시로 충전해도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대우통신은 12월부터 PC통신망 포럼과 인터넷 홈페이지(www.dwt.dewoo.co.kr) 등을 통해 새로 개발되는 각종 드라이버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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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 올해 공동구매 제품으로 선정했다.
센스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해 무게가 가벼워졌으며 사용 시간도 최대 5시간으로 늘어났다. 특히 노트북PC를 사용할 때 불편한 키보드를 인체공학에 의해 좌우분리형으로 설계한 점이 돋보인다.
이 제품에는 2개의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기본으로 제공되는 6배속 CD롬 드라이브,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 등을 자유롭게 교체해 쓸 수 있다. 노트북PC를 구입할 때 따로 사야 하는 모뎀이 내장(28.8kbps급)됐다는 것도 눈에 띈다. 이밖에 소프트웨어 MPEG과 비디오CD 2.0 규격, TV출력포트 등 멀티미디어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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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가 지난 10월 ‘국내에서 두께가 가장 얇은 펜티엄 노트북’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출시한 제품이다. 노트캡은 44mm의 두께에 2.8kg의 초경량 노트북PC. 얇고 가볍다는 장점과 함께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와 교체해 쓸 수 있는 6배속 CD롬 드라이브까지 달려 있다.
특히 동영상 데이터를 구분해 VGA그래픽 컨트롤러에서 직접 처리함으로써 중앙연산장치(CPU)에 부담을 줄이면서도 화면 움직임이 빠르다. 배터리 방전이나 정전이 일어날 때 작업중인 데이터를 보호해주는 자동저장 기능을 갖고 있다.
◆큐닉스컴퓨터 ‘레포트’(P100)
2.6kg밖에 나가지 않는 노트북PC ‘레포트’는 무게만 가벼운 것이 아니라 값도 가벼운 것이 특징. 큐닉스컴퓨터가 지난 4월 선보인 펜티엄급 노트북PC로,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와 교체해 쓰는 4배속 CD롬 드라이브를 비롯, 32비트 PCI버스, SVGA 등의 기능이 강력하다. ‘레포트’는 PC가 반드시 갖춰야 할 기능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한 디자인으로 대학생이나 보험 영업사원 등 밖에서 많이 활동하는 사람을 겨냥하고 있다.
◆내외반도체 ‘아이넥스’(5400D)
100㎒급 ‘아이넥스’는 1백99만원의 초저가 제품이라는데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1GB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8MB 메모리, 6배속 CD롬 드라이드 등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특히 터치패드와 함께 양 옆에 PC게임을 위한 조이스틱 대용 ‘조이패드’가 있어 게임 마니아의 눈길을 끈다. 화면은 11.3인치 DSTN LCD를 제공하며, 미니 도킹 스테이션, 비디오+MPEG 박스 등을 선택사양으로 갖춰놓고 있다. 무게는 3.5kg.
◆델 ‘래티튜드’(XPiP133ST)
미국 PC유통시장의 황제 델이 지난 9월부터 국내 시판하고 있는 제품. 이 제품은 ‘모빌 오피스’‘PC월드’ 등 미국 유수 컴퓨터전문지에서 잇따라 최우수 성능에 최우수 인기제품으로 뽑혔고 ‘PC컴퓨팅’의 내구성 실험에서도 2년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현지 값보다 약간 낮춘 가격을 내걸 만큼 국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한 델은 앞으로 PC마니아에게 ‘외제는 좋지만 비싸다’는 인식을 깰 것으로 보인다.
삼성 센스와 마찬가지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했다. 델은 최근 유행인 터치패드를 거부하고 전통적인 트랙볼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트랙볼은 광학방식을 사용해 움직임이 매우 유연하고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다. ‘래티튜드’는 원거리 접속과 파일 전송 기능을 발휘하는 ‘랩링크’를 포함한 ‘모빌 솔루션 팩’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컴팩 ‘아마다’(4110)
컴팩은 미국 PC판매량 1위를 지키는 업체이지만 국내에서는 ‘비싼 가격’의 벽으로 판매가 저조한 편. 그러나 노트북PC ‘아마다 4110’ 만큼은 최근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인기 제품.
‘아마다’는 착탈식 손잡이를 분리하면 무게가 2.3kg밖에 되지 않아 휴대하기 매우 편리한 서브노트북PC이다. 여기에 선택사양인 도킹스테이션시스템 ‘CD롬 드라이브 유닛’을 부착하면 멀티미디어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디스플레이는 11.3인치 DSTN LCD이며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이다. 또 시리얼/패러럴포트, PCMCIA슬롯, FDD부팅, 적외선포트 등과 함께 보안을 위한 잠금장치가 제공된다.
◆에이서 ‘노트 누보’
대만에 거점을 두고 세계 PC시장 점유율 5위를 기록한 에이서의 ‘노트 누보’ 제품은 펜티엄 150㎒에 메모리 16MB, 1백28비트 초고속 그래픽카드가 내장되어 있다. 4백만원이 웃도는 값 때문에 국내 판매는 아직까지 신통치 않지만 펜티엄급 노트북에서는 최상급 제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컴팩 노트북PC와 마찬가지로 착탈식 손잡이가 있다.
한편 이들 제품 외에도 LG전자와 IBM이 공동 설립한 합작회사 LG-IBM사가 이 달 중에 IBM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노트북PC ‘싱크패드’ 시리즈를 전격 출시한다. LG-IBM 제품은 비교적 값이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다시 한번 노트북PC업체간에 치열한 판촉 홍보와 잇따른 가격인하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