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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비동산에서 안개를 헤치고 나비를 잡는 대원들.


나비를 관찰하려면 나비를 잡아야 한다. 또 잡은 나비는 잘 표본하는 것이 나비에 대한 예의다. 잡은 나비를 버리는 행위는 살생에 지나지 않으므로 나비채집은 나비표본까지 함께 배워야 한다.

나비를 잡으려면 포충망이 있어야 한다. 시중에서 파는 포충망 중에는 접어서 운반하기 편안한 것들이 있다. 하지만 집 근처에서 나비를 잡으려면 만들어 쓰는 것도 묘미가 있다.

먼저 굵은 철사를 이용해 테를 만든다. 테의 지름이 클수록 나비를 잡기가 좋다. 그러나 너무 크면 휘청거리고 휘두르기가 불편하므로 자기가 사용하기 편한 크기로 만들면 된다. 그물은 한복 안감처럼 부드럽고 바람이 잘 통하며 투명한 것이 좋다. 그물의 깊이는 60cm 정도가 알맞다. 테에 그물을 두르고 자루를 달면 훌륭한 포충망이 만들어진다. 높은 나무에 사는 나비를 잡으려면 자루가 길어야 하겠지만, 보통 1m 정도가 좋다. 포충망이 준비되면 한번 날아가는 나비를 향해 휘둘러보자.

잡은 나비를 꺼낼 때는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나비의 날개를 손가락으로 잡아 꺼내는데, 그러면 안된다. 나비의 아름다움은 날개에 있다. 손으로 잡으면 날개에 기왓장모양으로 붙어있는 비늘이 모두 떨어져나가 볼품이 없어지고 표본의 가치가 없다. 이는 곱게 구은 도자기에 이가 나간 것과 같다.

포충망으로 잡은 나비는 먼저 그물 위로 가슴을 눌러 가사상태로 만든다. 나비가 날개짓을 해 비늘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가사상태에 빠진 나비는 그물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쥐고 꺼낸 다음 삼각지에 넣는다.

삼각지는 잡은 나비를 임시로 보관하기 위한 것으로 나비채집을 할 때 필수적인 준비물이다. 삼각지는 유산지를 사다가 잘라 만들면 된다. 유산지가 아닌 다른 종이를 쓰면 날개의 비늘이 묻어난다. 나비가 든 삼각지를 삼각통에 넣어 보관한 다음 또다른 나비사냥에 나서면 된다. 삼각통은 양철이나 가죽으로 만든 삼각형 통으로 삼각지를 담는데 쓴다.

나방을 잡았을 때는 삼각지에 담지 않고 독통에 담는다. 나방은 몸통이 두꺼워 삼각지로 담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독통 안에는 청산가리가 있어 나방을 질식시킴으로써 잡은 나방이 발버둥치면서 비늘을 떨어뜨리는 일을 막는다.

나비채집이 끝나면 좋은 모양으로 말려야 한다. 날개를 펴서 말린다고 해서 이를 ‘전시’(展翅)라고 부른다. 전시에 필요한 도구는 전시판, 곤충바늘이다.

전시할 때는 먼저 곤충핀을 나비의 가슴 정중앙에 꽂아 전시판에 고정한다. 그리고 앞날개를 펴서 고정한 다음 앞날개 후연 3분의 2지점에 뒷날개 전연이 겹치도록 고정하면 된다. 특히 전시할 때는 곤충바늘로 조심스럽게 더듬이를 펴고, 배를 솜이나 삼각지를 이용해 받쳐 놓아야 한다. 전시가 끝나면 각각의 나비에 라벨을 붙여 언제, 어디서, 누가 잡았는지 기록해 둔다. 차례로 잡은 나비를 전시한 후 2-4주간 벌레와 먼지가 없는 그늘진 곳에 두어 건조시키면 훌륭한 표본이 된다.


나비 표본 만들기
 

199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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