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은 지진이 발생할 때 취할 행동을 전혀 알지 못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순간 지진이 발생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1. 지진이 시작되면
우선 그 방의 출구가 어디 있는지를 얼른 확인해서 필요한 경우 재빨리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지진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건물 밖으로 튀어 나가서는 안된다. 지진으로 흔들리는 건물에서 기왓장 창유리 벽돌조각 등 여러가지 위험한 물건들이 대량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방석이나 베개 등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물건을 머리위에 얹어 머리를 보호할 준비를 갖춘다.
다음 단계로 가스 밸브를 잠그는 일이 중요하다. 가스가 새어 나오면 폭발하거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소로 신속히 피신한다. 예를 들면 책상이나 침대 밑으로 들어간다. 이런 물건이 방에 없으면 문을 열고 문틀 안에 들어가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이 행동이 쉽지 않으면 기둥 곁에 가까이 서 있는다. 벽은 기둥보다 쉽게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경우 전원이 공급되지 못한다. 따라서 엘리베이터가 언제라도 정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2. 지진이 끝나면
대부분의 지진은 1분 이내에 끝나기 때문에 몇가지 행동을 취하는 동안 건물의 진동은 멈추게 될 것이다. 지진이 끝났다고 판단되면 우선 건물의 상태를 간단히 조사한다. 한차례의 지진이 끝나고 얼마 지난 후 또 한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여진(餘震)이라고 한다.
기둥이나 중요한 벽이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여진에 의한 붕괴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는 조심해서 건물 밖으로 나간다. 건물이 붕괴될 것 같지 않으면 라디오를 켜고 지진대책본부의 발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대비해 각 가정마다 최소한 한대씩은 건전지를 사용하는 라디오를 갖추는 것이 좋다.
지진이 끝난 후 자신의 안전을 친지에게 알리고 친지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사용하려는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진피해 복구활동에 필요한 교신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전화 사용은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적으로 피하도록 한다.
3. 지진 대비 체크 리스트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용품이 준비돼 있어 상점에서 쉽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지진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비상용품을 따로 판매하는 것을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각자가 일일이 구입해 준비해야 한다.
지진에 대비해 필요한 물건들은 비상식량, 건전지사용 라디오, 플래시와 배터리, 튼튼한 신발, 장갑, 담요, 비상수첩, 구급약품 등이다. 이들은 튼튼한 통이나 자루에 넣어 일정한 장소에 보관했다가 유사시에 쉽게 찾아 쓸 수 있어야 한다.
비상식량은 건빵이나 라면과 같이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식품이 좋으며 음료수는 정기적으로 교체해 신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건전지는 사용하지 않아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튼튼한 신발과 장갑은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비상수첩에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취해야 할 내용을 기록해 둔다. 구급약품도 사용기한을 확인해 수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한편 전기 수도 가스 등을 잠그는 법을 평소에 숙지함으로써 지진이 발생했을 대 추가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또한 가정용 소화기를 준비하고 이에 대한 사용법을 익혀 두는 것이 좋다. 비상계단이나 출입구 부근에는 평소에 잡다한 물건들을 쌓아두지 않도록 해 비상 탈출구를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