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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우주망원경 6주년 생일파티

3만7천번 지구 돌고 8천개 전체 관측

허블우주망원경(HST)이 발사된지 6년이 지났다. 그동안 STScI(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에서 발표된 자료는 국내에서도 굵직한 뉴스들을 제치고 신문 1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곤 했다. 그런가 하면 천문학과 교수들은 전공과목의 강의노트를 자주 손봐야 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그동안 지구를 약 3만7천번을 돌면서 8천여개의 천체를 관측했다. 관측 데이터는 2백50만조 바이트에 달하는데, 3백75개의 광디스크에 기록돼 있다. 그리고 그 연구결과는 35개국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1천여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최초로 얻은 천문학적 결과는 대단히 많다. 초기 우주에서의 은하 형성에 대한 단서를 찾았고, 개개 은하의 크기와 형태를 구분했다. 또한 은하간 공간(intergalatic space)에 존재하는 원시헬륨을 검출했는데, 이것은 우주의 생성을 밝히는데 핵심열쇠가 된다. 우주론적으로 중요한 또 하나의 업적은 퀘이사의 모체가 되는 은하(host galaxies)의 이미지를 처음 찍었다는 것. 이밖에도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자외선 레이저를 발견했으며, 십자 모양의 중력렌즈를 새로 검출했다. 태양계천문학 분야에서는 소행성 베스타의 지도를 완성했고, 토성의 ‘부서진’ 위성들을 발견했다. 최초로 찍은 명왕성의 표면 사진도 허블우주망원경이 가져다 준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달에 선보이는 사진들은 6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최근에 찍은 사진들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컬러 중력렌즈와 아름다운 천왕성, 그리고 점으로밖에 볼 수 없는 명왕성의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특히 명왕성에 북극관이 있음이 밝혀졌다.
 

중력렌즈에 잡힌 심기루


중력렌즈에 잡힌 심기루

여기 나타난 푸른색 루프는 실제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다. 이것은 사진 중심에 있는 '0024+1654' 라는 성단에 의해 왜곡된 은하의 허상이기 때문이다. 곧 중력렌즈가 마든 '신기루'를 구경하는 꼴이다. 노랑색 타원은하와 나선은하들로 이루어진 은하단 '0024+1654'는 지구에서 50억광년 거리에 있으며, '신기루' 처럼 나타난 천체는 그 뒤편으로 2배쯤 떨어져 있다.
 

황금빛 토성


황금빛 토성

위 사진은 95년 8월 6일 찍은 토성의 모습이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모행성에 타이탄이 까만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토성테의 오른쪽에 보이는 4개의 달은 미마스, 테티스, 야누스, 엔셀라두스이다.

아래 사진은 3개월 후의 모습이다. 테가 지구 방향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다. 오른쪽 아래 보이는 디오네는 테에 길고 가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왼쪽 위에 있는 위성은 테티스.
 

명왕성의 북극관 발견


명왕성의 북극관 발견

명왕성은 1930년 처음 발견됐지만 지구에서는 늘 하나의 점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 그런데 허블우주망원경이 최근 FOC(Faint Object Camera)를 이용해 명왕성 표면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명왕성은 달 크기의 3분의 2이며, 촬영 당시 지구와 달 거리의 1천2백배(40억km)만큼 떨어져 있었다. 이것은 55km 떨어진 거리에서 골프공에 찍힌 무늬를 식별하는 것과 같다. 위 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이 실제 촬영한 것이고 아래 큰 사진은 컴퓨터 화상처리를 거친 결과다.

명왕성의 표면 밝기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분지(basin)나 운석 구덩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번 촬영으로 명왕성에 북극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북극관은 행성의 궤도운동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얼음층의 분포, 그리고 대기 성분 등에 의해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왕성의 지형 이름에 관한 공모는 추후에 있을 예정이다. ‘태백산맥’이나 ‘개마고원’ 같은 우리말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
 

비누방울 모양의 천왕성


비누방울 모양의 천왕성

적외선으로 촬영한 천왕성의 모습으로 10년 전 보이저2호가 찍은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대기에 어떤 변화가 있었음이 짐작되는데, 천왕성의 대기는 대부분이 수소이고 메탄이 일부 포함돼 있다. 보라색 테두리는 얇은 안개층이며, 노랑색은 그 안쪽 안개층. 푸른색 영역이 우리가 볼 수 있는 천왕성의 가장 깊은 대기층이다. 이것은 마치 비누방울을 통해서 그 뒷배경을 보는 듯하다.
 

올챙이들의 행진, NGC7293


올챙이들의 행진, NGC7293

NGC7293는 지구로부터 4백50광년 떨어져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상성운이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올챙이(혹은 혜성)처럼 생긴 구조를 발견했다. 이것은 지상망원경으로도 확인된 바 있지만, 이렇게 많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올챙이처럼 생긴 구조는 중심별이 죽을 때 방출된 뜨거운 가스가 그보다 1만년 전에 나온 찬 물질을 만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올챙이들의 실제 크기는 태양계의 두배나 된다.
 

올챙이들의 행진, NGC7293


사냥개자리의 M51 은하

중심부의 밝기는 1억개의 태양 밝기에 해당하며 태양 주변보다 별들이 5천배쯤 밀집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M51 중심부에서 별들이 폭발적으로 탄생한 것은 왜소은하가 이 근처를 바싹 통과했던 4억년 전이라고 생각된다. 영문자 ‘y’를 닮은 부분은 그곳에서 먼지에 의한 별빛의 흡수가 일어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 중심에는 밝은 반점이 있는데, 밝기와 크기로 봐서 양방향으로 제트를 내뿜는 블랙홀이 있는 듯하다.

토성의 파노라마

10장의 시리즈 사진은 허블이 지구를 97분마다 하나바퀴 돌면서 찍은 토성과 위성의 모습이다. 토성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C링, 카시니 틈, F링의 모습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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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문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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