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20일 우리들 (조이름:유레카)은 과학시간, 점심시간, 자율학습시간을 활용해 여러가지 종이들이 액체를 얼마나 빨리 흡수하는지 실험했다. 장소는 과학실을 이용했다.
(자료1) 실험 준비물
거름종이, 부엌용 종이(키친타올), 시험지, 모조지, 물, 알코올, 식용유, 자, 저울, 스탠드, 비이커, 가위, 실, 테이프
문제의 인식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여러가지 종이를 일정하게 잘라서 물, 식용유, 알코올에 각각 담가 보았다. 그 결과는 (자료2)와 같다. 종이에 따라 올라가는 속도가 각각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
(자료2)여러가지 종이의 흡수속도
속도 : 가장빨리 올라가는 것 ⇔가장느린것
종이 : 부엌용 종이―거름종이―시험지―모조지
지도교사 : 액체와 종이의 종류에 따라 흡수되는 빠르기가 어떻게 달라질지를 미리 실험해보는 단계다. 휴지의 흡수력이 뛰어나고 식용유의 흡수속도가 늦다는 것을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다.
가설의 설정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액체가 종이를 타고 올라가 빠르기가 각각 다른 것은 무엇과 관계있는지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설정하였다.
(가설1)종이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가설2)액체의 점성이 낮을수록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가설3)온도가 높을수록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가설4)종이가 얇을수록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가설5)종이의 입자구조가 엉성할수록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지도교사 : 가설을 세울 때는 폭넓게 생각하는 것보다 누구나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식의 수준에서 세우는 것이 좋다. 종이를 무게로 비교하는 것은 의미를 찾기 어렵다.
실험의 설계(변인통제)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세운 가설중에서 종이가 액체를 흡수하는 빠르기에 관계되는 변인(결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가설1)과 (가설2)인 것으로 생각하였다. 종이의 무게와 관계되는 (가설1)을 검증하기 위하여 일정하게 유지하여야 할 변인은 종이의 길이, 담그는 깊이, 흡수해 올라가는 높이다. 변화시켜야 할 변인은 종이의 종류, 액체의 종류다. 그리고 관측해야 할 변인은 일정 높이까지 액체가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액체의 점성과 관계되는 (가설2)를 검증하기 위하여 일정하게 유지하여야 할 변인은 종이의 길이, 담그는 깊이, 시간이다. 변화시켜야 할 변인은 종이의 종류, 액체의 점성이다. 그리고 관측해야할 변인은 일정시간에 올라가는 높이이다.
실험의 수행(가설의 검증)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먼저 가능한 여라가지 실험방법들을 찾아보았다.(자료3). 유레카조에서는 네가지 방법 중에서 일정한 시간동안 올라가는 높이를 측정하는 방법과 일정한 높이를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실험해 보았다.
(자료3) 여러 가지 실험방법의 장단점
액체는 물(자료4,그림1), 알코올(그림2), 식용유(그림3)를 사용했다. 그리고 종이의 무게(자료5)와 액체의 점성(자료6)도 조사했다.
(자료4) 물에서 일정시간 동안 올라가는 높이(단위 ㎝)
(자료5) 종이의 무게(단위 g)
(자료6) 용액의 점성
그래프를 분석해 보면 공통적으로 처음 20초간의 높이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40초쯤 지난후에는 변화가 적어진다. 차이는 용액에 따라 높이 변화가 다르다는 점. 그래프상에서 특이한 변화를 보인것은 알코올에서 시험지의 높이 변화다. 이것은 측정상의 실수로 보인다.
지도교사 : 유레카조는 자신들이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두가지 실험설계를 해 데이터를 얻어냈고 종이의 무게와 점성까지 알아보았다. 두가지로 측정한 흡수력을 비교해, 실험 데이터의 객관성을 입증하는 부분이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 또 액체의 점성 측정 방법이 제시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스포이드에 넣고 일정한 부피를 흘려 내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보는 방법과 유리판에 한방울씩 떨어뜨려 기울여 흘러 내리는 시간을 측정해 보는 방법을 들 수 있다.
결론의 도출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1. 여러가지 액체가 종이에 흡수돼 올라가는 빠르기는 액체에 따라 달랐다.
2. 가장 빠르게 올라가는 액체의 순서는 알코올, 물, 식용유의 순서였다.
3. (가설1)에서 종이의 무게가 가벼운 것이 가장 빠르게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잘못이다.
4. (가설2)에서 점성이 가장 낮은 것이 가장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 것은 옳은 생각이다. 부엌용 종이의 경우 알코올에서 7.6cm, 물에서 6.3cm, 식용유에서 2.8cm올라갔다.
지도교사 : 그래프를 분석할 때 대표적인 특징을 잘 잡아냈으나 더 구체적인 지적이 따랐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물과 알코올에 비해 식용유의 흡수가 대단히 느리고, 물과 알코올에서 흡수력의 순위가 바뀐점 등이다. 알코올에서 얻은 데이터는 다시한번 실험을 해서 보완했으면 좋겠다. 데이터가 예상과 다르게 나왔을 때 실험이 틀렸다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다시 실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유를 찾아보다가 새롭게 발견을 한 과학자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결과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액체는 점성이 낮을수록 빠르게 올라간다.
지도교사 : 유레카조는 액체의 점성에 따라 흡수력이 달라진다는 가설만을 채택해 결론을 내리고 있다. 실험 결과 일관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가설들 속에서도 부분적이나마 얻을수 있었던 결과들을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종이에 액체가 흡수되는 빠르기는 액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뿐 아니라 종이의 종류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을 예로 들수 있다. 알코올에서는 부엌용 종이와 거름종이에서 흡수력의 차이가 크게 났지만, 물에서는 거름종이가 빠르게 흡수됐다. 그 이유는 종이에 따라 액체를 이루는 분자와의 상호작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토론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영란) 지금까지 한 실험을 바탕으로 토의하자. 먼저 종이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액체를 흡수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가설... 어떻게 생각해?
미선) 가장 가벼운 종이는 부엌용 종이고, 거름종이가 가장 무거워. 그러면 부엌용 종이가 가장 빨리 흡수하고 거름종이가 가장 늦게 흡수해야 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부엌용 종이는 맞는데, 거름종이는 가장 마지막이 아니야.
한경) 그렇다면 이 가설은 틀렸잖아.
희선) 반대로 무거운 종이가 빨리 액체를 흡수한다고 설정하면 거름종이가 부엌용 종이보다 빨라야 하는데 훨씬 느려. 그러니까 무게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
한경) 그럼 (가설2)로 넘어가자. 액체의 점성이 낮을수록 빠르게 올라간다는 가설은 맞아. 왜냐면 점성이 낮은 순서는 알코올, 물, 식용유 순이고, 빨리 올라가는 순서도 알코올, 물, 식용유 순으로 일치하잖니.
희선) 좀 부실한 것 같아. 손으로 만진다든지 액체를 흘려보는 방법 말고 좀 더 과학적인 증명방법은 없을까?
미선) 그럼 종이의 무게, 두께, 조직의 치밀도와 상관없이 액체의 점성만 낮아지면 점점 빨리 올라간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연란) 글쎄, 그렇게 단정할순 없어 종이의 무게는 상관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지만, 두께나 조직의 치밀도는 우리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두께는 손의 촉감으로 느낄순 있지만 과학적인 방법은 우리 선에선 없는것 같아. 조직의 치밀도는 말할 것도 없지만.
한경) 현미경이라도 있으면 더 나아질 수 있을텐데.
미선) 그럼 (가설3,4,5)는 우리의 능력으로 검증하기엔 너무 힘들겠다. 현미경도 없고 종이의 두께를 정확히 측정할 방법도 없다. 또 식용유나 알코올, 물의 온도를 정확히 유지하며 실험할 수도 없으니까.
한경) 그래. 그리고 우리가 처음에 실험하면서 모세관현상에 대해 생각했었잖아. 그것도 생각해 볼 가치가 있지 않니?
희선) 또 중학교 때 배운 크로마토그래피하고도 상관있지 않을까? 아, 그래! 크로마토그래피도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거지.
미선) 우리 너무 똑도한 것 같아. 조이름을 아인슈타인을 바꿀까봐(모두 웃음)
영란) 이제 우리 의견을 종합해 보자. 결론적으로 이 실험은 모세관 현상을 이용한 것이구나. 그리고 빠르기의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액체의 점성 차이지?
한경) 그래 맞아. 그런데 우리 실험하면서 오차도 많았지. 20초마다 알코올의 높이변화 그래프를 작성해 봤더니 시험지에서 오차가 있던 것 같아. 얘들아, 다음 실험부터 실험의 오차를 줄이도록 하자. 적극 참여도 해주고. 나처럼...히힛(아이들 모두 썰렁).
희선) 또 다음에 (가설3,4,5) 실험도 해보는 것이 좋겠다.
모두들) 동의해! 와, 실험 끝이다.
지도교사 : 이실험의 목적은 종이에 액체가 흡수되는 정도를 조사하면서 과학적 탐구방법을 훈련하는데 있다. 이 실험에서는 문제인식⇒가설설정⇒실험설계⇒실험수행(가설검증)⇒결론도출 등의 과정을 어떤 논리적인 순서로 잘 밟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네명의 여학생으로 구성된 유레카조는 이 과정을 무난히 거쳐 훌륭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실험관찰과 데이터 처리방법에 다소 미숙한 점도 있었지만 자신들이 세운 다섯가지 가설중에 두가지를 검증해 보는데 성공했다. 그 중에서 액체의 점성에 따라 흡수력이 달라진다는 가설을 검증결론으로 삼았다. 이 결론 이외에도 실험 중간에 얻은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이 이 실험이 객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이제 갓 중학교를 마친 고1학생들이 작성한 수준높은 보고서를 만나게 되어 무척 기쁘다. 그리고 과학동아 '우리들의 탐구노트' 에 첫발표를 하게 되어 영광스럽다.
우리들의 원리 탐구
모세관현상
액체속에 모세관을 세우면 액체의 수면은 밖의 수면보다 높아진다. 이러한 현상을 모세관현상이라고 한다. 삼베나 무명같은 천의 한쪽 끝을 물에 적시면 물이 곧 삼베나 무명을 타고 퍼지는 것도 모세관 현상이다. 종이가 젖어 올라가는것은 종이 속에 있는 작은 틈이 모세관 역할을 하여 물이 올라가는 것이다.
점성
유체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를 점도라고 한다. 유체의 점도가 커질수록 천천히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점도란 유체내의 개개분자가 다른 분자 위를 지나갈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큰 부피의 비대칭분자는 부피가 작고 밀집된 분자보다 분자 간 상호작용하는 힘이 크다. 그러므로 부피가 작고 밀집된 액체의 점도가 낮다. 예를 들어 물은 비교적 낮은 점도를 갖고, 식용유등과 같이 커다란 비대칭 분자로 이루어진 유체는 높은 점도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