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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초에 도전 호르몬요법,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등을 투입해서 젊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노인들의 생활력 향상과 질병치료를 위해 호르몬 연구가 한창이다.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같은 7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 사람들은 정력적이고 원기왕성하게 보이고, 어떤 사람들은 일상적인 허드렛일에도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그 이유의 상당부분은 호르몬과 관련된다. 현재 학계에서 진행되는 연구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60세 이상의 사람에게 호르몬을 투여함으로써 시계 바늘을 반대로 돌려 수명을 연장시키지는 못해도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감소하는 호르몬의 회춘 효과를 탐구하고 있다. 한 예로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게 급속히 감소하는 에스트로겐을 다시 투입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발병과 관련되므로 에스트로겐 투입은 열띤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성장호르몬은 새롭게 떠오른 관심대상이다. 뇌하수체에서 생산되는 이 호르몬은 나이가 들면서 그 양이 감소된다. 그러나 성장호르몬이 노인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이 최근까지 인식되지 못했다.

현재 연구자들은 노년기 남성에게 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부족분을 보충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또한 부신피질호르몬의 하나(DHEA: dihydroepiandrosterone)도 커다란 흥미를 끄는 대상이다. 이 호르몬은 쥐의 면역 기능과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춘의 샘' 을 연장하려는 노력

호르몬이 노인을 철인으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건강회복에 도움을 준다.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80대가 되면 호르몬감소 때문에 만성적인 무기력증에 빠지거나, 치료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 병을 얻는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호르몬 손실로 인한 노화의 특징은 근육량과 근력의 저하, 체지방 특히 복부 지방의 증가, 뼈의 약화, 면역기능 감소, 전반적인 체력 감퇴 등이 있다.

쇠약한 80대 노인을 철인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호르몬 연구는 노인을 질병의 고통에서 구해내고 그들의 독립적 생활을 보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할 수 있는 노인의 수는 7백만명 이상이다. 이들을 장기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연간 수백억 달러의 돈이 필요하다. 이 상태로라면 2030년에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1천4백만명에 달할 것이다.

몇년 전 미국의 한 국립노화연구소는 약 2백만 달러를 동원, 60세 이상의 노인에게 호르몬을 투입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9개로 구성된 연구팀은 특히 성장호르몬을 비롯, 조직의 성장 및 유지를 촉진시키는 '영양소(trophic factors)'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연구소의 슬레이터 박사는, “영양소가 어떤 사람들이 말하듯 '청춘의 샘'은 아닐지 모르지만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뼈 근육 신경 연골 등의 퇴화를 멈추게 하거나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전망이 실현된다면 호르몬요법은 사람들이 노년기에 건강하고 활동성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몸의 키가 최고에 도달하도록 만드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호르몬이 키가 크는 것 외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유럽의 학자들은 뇌하수체를 제거한 환자들에게 다른 뇌하수체호르몬과 함께 성장호르몬을 투여했을 때 근육과 뼈 및 정신건강이 보다 많이 개선됐음을 발견했다. 또한 이 호르몬은 체지방 특히 심장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복부 지방의 감소를 촉진했다.

한편 미국 위스콘신의대 루드만 박사는 61-81세의 건강한 남성 12명에게 6개월간 1주일에 3회씩 성장호르몬을 투여했다. 그 결과 이들의 근육량이 증가하고 지방이 감소했으며 피부가 더 두꺼워졌다.

운동으로 호르몬양 증가

존스홉킨스대 메디컬센터의 내분비학 과장인 블랙맨 박사는 "성장호르몬은 30-40대에 단계적으로 감소되기 시작하며, 70세 이상이 되면 3분의 2에서 4분의 3에 이르는 사람들이 상당한 정도의 성장호르몬 감퇴를 경험한다" 고 말한다.

블랙맨 박사는 수면 패턴의 변화를 비롯한 많은 요소가 성장호르몬 감소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성장호르몬은 주로 저녁 시간에,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 분비된다. 이 단계가 유지되는 시간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든다. 또한 약을 복용하거나 병에 걸려도 이 단계의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노인들이 주로 앉아만 있으려는 성질도 성장호르몬을 감소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신체적 활동, 특히 유산소 운동은 모든 연령의 사람에게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도록 작용한다. 블랙맨 박사는 또 “정적인 사람이 신체를 많이 움직이면 성장호르몬이 갑자기 분비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고 말한다. 사실 운동에서 얻어지는 이점이 성장 호르몬과 관련된 장점과 흡사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성장호르몬과 함께 그것이 분비되도록 자극하거나 조직에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특정 인자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대 쉬바르츠 박사와 메리엄 박사는 성장호르몬 분비호르몬(GHRH)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호르몬은 뇌하수체를 자극해 성장호르몬이 혈관으로 방출되게 한다.

메리엄 박사는, “예비실험 결과 우리는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일부의 경우 운동의 영향으로) 피실험자의 체지방이 줄고 근육이 늘어나는 등 신체구성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사람에게 성장호르몬 대신 성장호르몬 분비물질을 주입하면 신체의 자연적인 호르몬 생산과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부종 당뇨병 심부전 등의 부작용도 줄어든다고 한다.

성호르몬도 효과?

호르몬을 먹는 방법은 없을까? 주사는 번거로울 뿐더러 가격도 비싸다.

성장호르몬과 관련된 또다른 인자는 면역기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간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생성되는 인슐린과 유사한 성장인자(IGF-1, insulin-like growth factor-1)가 면역세포(B, T세포)의 생산을 촉진한다고 밝혀졌다.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나이가 들어 이전보다 2분의 1에서 4분의 1로 줄어든 흉선(胸腺)의 크기가 이 성장인자를 투입하자 다시 회복된 것이다. 흉선은 면역세포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장소다.

한편 스테로이드계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노년기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연구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스나이더 박사는, “남성이 폐경기의 여성처럼 성호르몬치가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지만 80대 건강한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치는 20대 남성의 2분의 1 내지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현재 스나이더 박사는 65세 이상의 건강한 남성 1백명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치를 30-40대 수준으로 올리는 실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 3년간의 실험을 통해 연구자들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근육량과 근력, 뼈의 칼슘함량, 그리고 행복감 등이 향상되는지를 탐구할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옌 박사는 또 다른 그리고 더욱 불가사의한 부신피질호르몬의 일종(DHEA)을 연구하고 있다. 이 호르몬은 대략 7세에 생성되기 시작해 25-30세 사이에 가장 많이 생산된다. 그 뒤 점차 생산이 감소돼 70세에는 호르몬 분비량이 최고치의 10-15% 정도에 불과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이 호르몬은 특히 남성의 심혈관 기능과 심장병의 위험, 그리고 면역 기능에 중요하게 관련된다고 한다.

정신적 행복감은 미지수

호르몬 주사

옌 박사는 16명의 중노년기 사람들에게 1년 동안 이 호르몬을 투여한 결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75%나 회복됐다고 말한다. 얼마 전 워싱턴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옌 박사는 그들이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고 편하게 걸어다니며 잠도 잘 자게 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남성은 골격과 근육이 늘어났고 체지방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별 변화가 없었으며 남녀 모두 성적 충동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인간의 행복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성장호르몬과 다른 인자를 보충해주면 사람들이 더 독립적으로 활동하게 되고, 골절이나 심장마비는 덜 일어나며, 인생의 그윽한 풍취가 더해지는 것일까. 또한 호르몬요법이 안전하고 편리하며 경제적인 방식으로 실시될 수 있을까. 국립노화연구소가 제기하는 몇가지 문제들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 클레몬스 박사는 상처를 입거나 질병에 걸려 회복을 잘 못하는 노년기 사람에게 단기간만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모든 약물과 마찬가지로 호르몬요법도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호르몬 상태를 젊게 만든다고 해서 노화가 억제되거나 역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주름살이나 흰머리는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더욱이 성장호르몬이나 이와 관련된 성장인자가 단기간이라도 실질적으로 사용되려면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 현재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호르몬의 주사 횟수는 매일 혹은 1주일에 여러번이다. 가격도 비싸다. 노인에게 1년간 성장호르몬요법을 실시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1만4천달러다.

현재 몇몇 제약회사들은 알약이나 피부약의 형태로 처방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 분비촉진제라 불리는 이 작은 입자들 덕분에 노인들은 젊은이와 같은 수준의 성장호르몬을 더 쉽고 싸게 공급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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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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