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온라인을 무기로 세계정복에 나섰다.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법 위반조사와 관련업계의 끈질긴 반발 끝에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가 지난 8월말 윈도95의 발표와 더불어 공식 출범했다.
윈도95환경에서 몇 번의 마우스 동작만으로 인터넷 등 국제컴퓨터 통신망 및 하이텔 등 국내 PC통신망과 각종 부가통신망에 직접 접속, 사용자가 원하는 뉴스 쇼핑 관광 레저 문화 학술 토론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네트워크 MSN이 정보통신업계에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95를 내놓으면서 "PC상에서 네트워크가 가능한 데스크톱 운영체제를 제공한다'고 공언했다. 이것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새로운 변신과 함께 윈도95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MSN을 윈도95와 윈도NT의 네트워크 기능을 기반으로 하여 앞으로 다가올 정보화사회의 거두로 성장하는 중요한 '연결고리'로 상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블'이라는 코드명으로 추진해 온 이 글로벌 PC통신 및 네트워크서비스를 인터넷에 비길만한 규모로 키워 전세계의 컴퓨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일하자는 것이다.
MSN은 모든 윈도95 사용자들에게 전자우편 게시판 채팅룸 파일 라이브러리 및 인터넷 뉴스그룹을 쉽고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며, 월드와이드웹(WWW)까지 지원 한다. 또한 전세계 사용자들이 시내전화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주인 있는 '사설 인터넷' 눈총
윈도95에서 지원되는 TCP/IP 프로토콜은 유닉스서버와 연결을 손쉽게 해준다. 이는 MSN의 가장 큰 매력이다. TCP/lP뿐만 아니라 윈도95는 다이얼업을 지원하며, 윈도소켓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모자이크나 윈고퍼 등 인터넷 접속에 사용되는 많은 도구들을 지원한다.
운영체제 자체에서 지원하는 네트워크 기능은 인터넷과 같은 정보서비스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컴퓨터에 대해서 많은 지식이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운영체제 자체가 네트워크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요금체계 또한 특이하다. 일반 온라인 서비스는 보통 접속 시간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지만 MSN은 사용 정보의 양뿐 아니라 질에 따라 요금도 차별화된다.
MSN에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사나 잡지사 등 정보제공업체(ICP)는 각 분야별로 차별화해 각 분야별로 구독자를 확보, 정기 구독료를 청구한다. 여기에 떠돌이 독자를 위한 정보검색기능에 기본요금을, 그리고 정보를 받아쓰면 추가비용을 얹어 3원화된다.
MSN이용자들은 저렴한 월사용료를 받고, 데이터베이스 제공업체들에게는 충분한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같은 계획을 발표하자 기존PC통신업체들이 일제히 이용 요금을 내리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형상 MSN은 컴퓨서브나 프로디지 등 기존 컴퓨터통신망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윈도95 구입자 모두를 잠재 고객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세계 최대의 컴퓨터통신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윈도95가 윈도3.1만큼 팔린다면 7천만명이 잠재 이용자인 셈이다. 이는 3천5백만명으로 추산되는 인터넷 사용자수의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따라서 각국 PC통신업체 및 정보제공회사들은 MSN 대응전략에 부심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합작을 통해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업계가 국제통신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기존의 인터넷과 달리 MSN은 주인이 있는 사설 글로벌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PC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긴장하는 또다른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적인 지위' 를 이용해 정보제공자들을 MSN에 끌어 들일 경우 온라인서비스간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초래된다는 점이다.
정보제공업체들이 너도나도 '마이크로소프트 줄서기'에 나선다면 기존 PC통신서비스가 빈약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것이 미국정부가 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반독점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한 까닭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윈도95 프리뷰'(최종시험판)에 MSN 온라인서비스시스템을 설치, 수개월전부터 시범서비스를 개통함으로써 국내의 일부 컴퓨터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상당수가 MSN을 사용중이다. 국내 MSN접속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를 통해 미국 본사의 MSN온라인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국내 서비스는 영문으로 무료 제공되다가 윈도95 한글판이 출시되면서 상용으로 전환 된다. 이를 앞두고 국내 대기업과 일부 PC통신업체는 '한국MSN' 운영에 참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