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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 초거성으로 자라난 전갈자리 안타네스와 석호성운 삼렬성운 등이 운집한 밤하늘의 보석상자 궁수자리 은하수를 여행해 보자.

얼마 전 쎙 떽쥐빼리의 '어린왕자'를 선물한 사람이 있었다. 책을 받은 필자는 보석을 찾은 것처럼 기뻤다. 금발에 긴 머플러를 두른 천진한 소년과의 만남. 그것은 20년만의 재회였다. 소행성 B612는 의자를 앞으로 당기면 하루에 몇 번이라도 일몰을 볼 수 있었고, 불똥을 튀며 냄비를 데우는 화산도 그대로였다.

왕자가 그의 별에만 있는 걸로 생각했던 장미는 지구에 5천송이도 넘게 피었다. 깨달음은 그래서 쓰라림이 되기도 한다. 그가 소행성을 떠난 계절은, 꼭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장미가 만발한 6월이었을 것 같다. 그래, 이맘때 맑은 날이면 별이 보석처럼 뿌려진 초여름 별자리를 찾아봐야지…. 그러면 이런 소리가 들려올지 모른다. "양을 그려줘. 부탁이야."

쉿! 여러분은 양의 굴레에 가죽끈 매다는 걸 잊지말기 바란다.

초여름 별자리인 궁수와 전갈에 관해 알아보자. 전갈자리는 6월 중순 밤 11시 자오선을 통과하는데, 지평선에서 가까워 전체를 다 보기는 어렵다. 이 놈은 사막에서 제일 무서운 독충이다. 여러분은 별자리가 실물과 참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된다. 오리온은 이 벌레에 끔찍하게 쏘인채 목숨을 잃어서 여름밤 전갈이 떠오를 즈음 지평선 아래로 모습을 감춘다.
 

(사진 3) 전갈자리


전갈의 가장 밝은 별은 심장에 해당하는 안타레스(Antares)다, 어마어마하게 큰 초거성이라서 붉은 빛을 띤다. 전갈 북쪽의 천칭은 한 때 전갈의 집게발에 비유되었고 독침은 낚시바늘처럼 위로 굽어 있는데, 그 끝 별 이름은 샤울라(Shaula)라고 부른다. (사진 3)은 필자가 호주 사이딩스프링 천문대에서 촬영한 전갈자리 사진이다. 새벽 여명에 실루엣으로 나타난 돔은 3.9m AAT이고 금성 목성이 함께 보인다.

한편 전갈의 심장에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반인반마의 별자리는 궁수자리다. 이것은 흔히 찻주전자(teapot)라고 불리는데 납작한 주전자 형상을 하고 있다. 손잡이 윗별엔 눈키(Nunki)라는 귀여운 이름이 붙었고, 주둥이 끝 서쪽으로 3만광년을 달려가면 늙은 별들이 빽빽한 은하 중심에 다다르게 된다. 그래서 궁수자리 은하수는 별이 유난히 촘촘한데, 이곳에는 강한 전파원과 X선원이 있다. 최근 관측에 따르면 가스와 별로 이루어진 막대(bar)가 존재한다.
 

(사진 1)


소백산에서 찍은 사진(사진 1)처럼 이곳은 크고 작은 성운 성단들이 뿌려진 거대한 보석상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석호성운이라는 이름이 붙은 M8과 삼렬성운 M20, 또 M17 성운(이들은 모두 뜨거운 별들에 의해 가스가 이온화된 성운들이다)과 함께 구상성단인 M22 M54 M69 M70 등도 모두 이 근처에 있다. M22는 헤르쿨레스자리 M13만큼이나 밝고 큰 성단인데, 궁수자리 람다별인 주전자 꼭지에서 북동쪽으로 2.5˚만큼 떨어져 있다. 10cm 망원경으로는 성단을 이루는 별들이 조금 분해되어 보인다.

얼마전 허블우주망원경(HST)에서 촬영한 베스타(Vesta)의 모습이 공개되었다. 베스타는 소행성 가운데 가장 크지만 감자처럼 납작했고, 인공위성이 찍은 천체라기보다 현미경으로 확대한 곤충의 알처럼 보였다. 하지만 B612는 너무 작아서 HST에는 결코 찍히지 않을 것이다. 눈을 감은 채 밤하늘에 몸을 담그면 어디선가 어린왕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사진 2)

6월의 천문현상

1일 목성의 충

8일 양자리 유성우 극대. 매년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낮에 보이는 유성우이다. 5월 22일부터 7월 2일까지 나타나며 시간당 평균출현 개수는 60에 이른다. 이 유성우는 물병자리 델타별 남쪽 유성우(the Southern Delta Aquarids) 또는 소행성 이카루스(Icarus)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10일 땅꾼자리 유성우(Theta Ophiuchids) 극대. 5월 21일부터 6월 16일에 걸쳐 나타나며 6월 10일을 정점으로 며칠간 비슷한 개수의 유성이 떨어지며, 최대 출현개수는 10개 정도.

30일 수성의 서방최대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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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박승철
  • 문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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