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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시조새 화석 발견됐다

독일이어 두번째-발가락길이등 달라


독일에서 발견된 시조새 복원도. 5개의 골격과 한개의 날개 화석을 통해 매우 정확하게 복원된 것이다.
 

지난달 과학동아 '과학외길'에 실린 김봉균 박사의 글을 읽은 많은 독자들의 '조선시조새'의 자세한 내용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이 글은 그 같은 요청에 대한 답이다.
 

경남 함안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새 발자국 화석
 

약 1백여년 전 독일 남부 바이에른 지방의 졸론호펜 석회암층(초기 쥐라기)에서 세계 최초로 두 개체의 시조새 화석이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1956년에는 세번째의 시조새 골격화석이 같은 곳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시조새 화석은 이들이 전부였다. 그런데 최근 북한 언론과 일본에서 발행되는 조총련계 매체들에 의하면 북한에서 시조새의 화석이 발견돼 이를 '조선 시조새'라 명명했다고 한다.

조선 시조새 화석은 89년 3월 실시된 남신의주 백토 고등중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이 화석 표본 채집 활동을 하던 중 이 학교 5학년의 한 여학생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이 화석이 산출된 백토동은 남 신의주역에서 압록강 쪽으로 약 2㎞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 일대에 분포된 초기 쥐라기(약 1억 5천만년 전)의 세일층에는 시조새 화석을 비롯해 많은 동식물 화석이 포함돼 있다. 이 화석은 발견 후 김일성대학 지질학과 교수들에 의해 연구되다 93년 10월에 그 결과가 발표됐다.

시조새는 기본적으로 파충류형의 골격을 가지고 있지만 조류적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몸에 깃털이 있었고 다소나마 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자의 중간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 동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시조새의 크기는 오늘의 까마귀만 했고 새와 같은 부리에는 이빨이 있다. 멀리 날 수 없는 빈약한 흉골(胸骨)과 긴 꼬리에는 척추골로 된 꼬리뼈가 있었다. 날개 끝에 아직 퇴화되지 않은 앞발이 남아있는 점 등은 파충류인 공룡의 특징들이다(시조새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과학동아 93년 8월호 참조).

사진으로 밖에 볼수 없는 조선 시조새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깊이 연구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 따라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것 이라곤 북한에서 공개한 사진이 유일하다. 이 사진은 현재 김일성 대학 자연박물관에 소장된 것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된 조선 시조새화석은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개골 목뼈 날개뼈와 날개깃이 나타나 있다. 실물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확한 특징을 살필 수는 없지만 이 화석을 북한의 고생물학자들이 감정한 결과를 보도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두개골은 몹시 파손돼 있으나 그 길이가 32㎝ 폭이 15㎝로 측정됐고, 눈뼈와 이빨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다. 목은 대가리뼈와 연결 돼 있으나 그 일부만이 보존돼 있다.

날개뼈는 화석에서 제일 잘 드러나 있으며 오른쪽 날개가 나타나 있다. 날개뼈에서는 상박골(上嶠骨)과 그와 연결된 척골(脊骨) 요골(腰骨), 장골(掌骨) 지골(指骨) 등에 잘 드러나 있으며 이것들은 감정한 제일 중요한 부분들이다. 날개깃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 있으며 놓인 모양은 부채살 모양과 같다. 이러한 감정상 특징으로 보아 조선 시조새는 우리나라 땅에서 진화되어온 독자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날개뼈 끝에 발가락에는 예리한 발톱이 있고 또 날 수 있는 조건이 지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아 이 시조새는 땅에서 나무나 곤충으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날개끝에 붙어 있는 예리한 발톱을 가지고 나무에 기어 올랐으며 나무 위에서 날개깃을 가지고 활공비행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시조새 화석이 발견된 지층 속에서는 많은 동식물 화석이 발견됐는데 이것은 당시 먹이로 될 수 있는 곤충류 물고기류 식물류가 번성했고 동물의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 돼 조선 시조새의 서식에 아주 유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에서 발견된 시조새 화석과 조선 시조새 화석을 서로 비교한 기사를 보면 이들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 중 가장 뚜렷한 차이는 둘째 발가락과 셋째 발가락의 길이로, 독일의 것은 둘째 발가락이 셋째 발가락보다 뚜렷이 길지만 조선 시조새에서는 둘의 길이가 거의 같다는 것. 또한 조선 시조새의 셋째 발가락은 첫째 마디만 짧은데 비해 독일의 것은 모두 짧다고 한다. 따라서 조선 시조새는 독일의 시조새와 같은 속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차이만으로는 그 같이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 한다. 물론 화석 감정은 사진만으로는 불충분 해 반드시 실물 화석을 세밀히 관찰해야 하고, 따라서 실물을 보지 못한 필자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우리 남한에 있는 중생대 쥐라기 상부 지층에서는 아직 시조새의 화석이 발견되지 못했다. 남한에서 발견된 특기할 만한 화석으로는 지난 69년 9월 쥐라기보다 훨씬 후인 백악기 지층에서의 새 발자국 화석을 들 수 있다. 당시 마산여고 지학교사였던 허찬구 선생이 발견한 이 화석은 당시 서울대 교수로 있던 필자가 연구, '한국 함안의 새'라는 뜻이 담긴 학명 Koreanaormis hamanensis Kim이라 명명한 바 있다.

북한에서 조선 시조새가 발견됐으니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남한에서도 발견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말이다.
 

현재 김일성대학 자연박물관에 전시중인 조선 시조새 화석
 

199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봉균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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