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실험금지조약에 묶여 드러내 놓고 핵실험을 하기 어려워진 핵보유국들은 그 대안으로 물핵(hydronuclear) 실험의 실시를 고려하고 있다. 극히 적은 양의 핵에너지가 방출되면서 폭탄의 금속 껍질이 파괴되는 순간 액체화된다고 해서 물핵이란 명칭을 얻게 된 이 소형 핵폭탄은 말이 핵폭탄이지 그 위력은 TNT에 비견될 정도이다. 핵물질 대신 방사선 동위원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른바 연쇄반응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 물핵폭탄의 폭발과정을 잘 관찰하고 연구하면 굳이 진짜 핵무기로 실험하지 않아도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위력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핵무기의 개발을 위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핵보유국들은 이 물핵실험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 실험용 물핵폭탄의 파괴력 허용한계에 대해서는 각국의 기술수준에 따라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핵 및 그 주변기술 수준이 가장 앞서 있는 미국은 물핵폭탄이 TNT 4파운드(약 1.8㎏)의 위력을 갖고 있으면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4파운드안을 내 놓았다. 그러나 영국은 TNT 수백파운드의 위력을 지녀야 실험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는 TNT 수십t, 프랑스는 2백t 급의 물핵폭탄을 제안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핵기술을 고려하면 파괴력이 큰 물핵폭탄을 선호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