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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반도체 제조·오염물질 처리에 획기적 활용

플라스마는 이미 생활 가까이에 접근하고 있다. 조명 디스플레이 레이저는 물론 고집적 반도체 제조, 신물질 합성, 공해물질 제거에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거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플라스마는 그것이 갖는 온도와 밀도로 분류한다. PARTⅠ (표1)에서와 같이 온도는 수천-수억K, 밀도는 단위체적(㎤)당 수${-10}^{25}$개, 압력단위로서는 ${10}^{-3}$${-10}^{12}$기압 정도의 넓은 범위를 가진다. 공학적으로 응용되는 플라스마는 수만K의 온도, 단위체적당 ${10}^{10}$정도의 밀도를 갖는다.

지구상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플라스마는 통상 보통 기체에 전자파를 인가해서 만들어지는데, 정전기장 라디오파(수십㎒) 초고주파(㎓) 등이 널리 이용된다. 이들 전자파가 인가되면 전자파의 전기장으로부터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 중성 기체분자에 충돌, 이를 이온화시킨다. 플라스마의 구성요소인 전자 이온 중성분자 원자들 각각의 온도는 서로 다르다. 통상 전자의 온도가 이온이나 중성분자들의 온도보다 높다. 활발히 운동하는 전자의 충돌에 의해 생기는 활성여기종들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 -전기를 띠는 이온들의 물리적 반응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다양한 특성들

플라스마는 많은 원자들이 이온화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보통의 가스와는 달리 전기장을 가했을 때 전류가 흐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전기 전도도는 전자의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전자온도의 3/2승에 비례해서 증가하며, 전자 온도가 약1천만도일 때 구리의 전기 전도도에 가까운 값을 갖는다.

또 플라스마는 내부에 전자나 이온의 활발한 열운동에너지, 원자나 분자의 여기에너지, 해리에너지, 전리에너지의 형태로 내부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내부에너지가 크게 증가하여 플라스마는 유효한 초고온 열원이 된다. 수소 플라스마의 경우 10만K정도의 온도인 경우 내부에너지 밀도가 20㎈/㎤, 압력은 1백기압 정도다.

플라스마는 열적으로 매우 뜨거우며, 전기적으로는 도체이고, 대전류를 흘릴 수 있다. 큰 힘을 전자기력에 의해 발생시킬 수 있고, 스스로 빛을 내며, 내부에 화학적으로 활성이 매우 강한 기(radical)나 이온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플라스마가 만들어지는 방법에 따라 우리 주위에서 경험할 수 없는 극한 상태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온도는 보통 화염의 20만배, 밀도는 고체의 1조분의 1인 극히 희박한 상태에서부터 수백배의 높은 밀도, 압력은 대기압의 2천만배, 입자의 속도는 거의 광속도에 가까운 고속, 전계는 1.5V 건전지로 1㎝의 거리에서 생성할 수 있는 크기의 1천만배, 자계는 영구자석 수만배의 세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종래의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신소재의 합성 및 가공, 에너지 창출, 정보·통신 소자의 제작, 환경처리 등이 행해지고 있다.

플라스마가 도달할 수 있는 고온의 열적 성질, 전류를 흘릴 수 있는 도전성, 전자기장 상호작용의 결과로 얻을 수 있는 전자기력, 플라스마 자체가 내는 빛, 화학적인 반응을 이용하는 응용분야가 있다(표1).
 

(표1) 플라스마의 다양한 응용분야


태양은 플라스마 광원
 

(표2) 플라스마과학의 응용분야


태양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플라스마로 된 위대한 조명원이다. 태양이 내는 빛은 자외선에서 적외선에 이르는 넓은 파장대를 포함하고 있다. 오랜기간 동안 태양의 자연광에 익숙해 온 인간들에게는 햇별이 가장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만든 전등 중에 많은 것들이 플라스마가 내는 빛을 이용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플라스마 방전관 램프는 저압 수온 램프이다. 관내에 10만분의 1기압 정도의 수은증기를 채우고 전기방전을 통해 만들어진 플라스마로부터 나오는 2백53nm의 파장을 갖는 자외선을 내벽에 도포시킨 형광물질을 통해 가시광선으로 바꿔 이용한다. 수은증기 대신에 네온과 같은 가스를 봉입하면 가스 특유의 가시광선을 내게 할 수 있어 네온사인으로 이용되고 있다.

방전관 내부의 가스압력을 높인 고압 아크 등은 발광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가스 고유의 선 스펙트럼에 연속 파장 성분이 증대해 색감이 좋고, 소형으로 높은 휘도를 얻을 수 있어 고효율 조명원으로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화상이나 정보의 표시소자로 현재는 브라운관이 널리 쓰이고 있으나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소모 전력이 큰 단점이 있다. 휴대용 컴퓨터에서와 같이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것이 요구된다. 차세대 고선명 TV와 같이 화면이 40-50 인치로 커지게 되면 앞뒤 길이가 매우 작은 평판 표시기(flat panel display)가 필요하게 된다.

20인치 이하에서는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 panel)가 표시 성능과 기능 면에서 가장 뛰어나나, 20인치 이상의 대형화가 어려운 단점을 갖고 있다. 40-50인치 크기의 초대형 평판 표시장치로서는 플라스마가 내는 빛을 이용하는 플라스마 표시장치(PDP:Plasma Display Panel)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인다.

단색 표시기는 네온과 같은 플라스마 자체에서 나오는 빛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개인용 컴퓨터나 사무용 기기 등에 이용된다. 컬러 표시기는 네온이나 아르곤 가스에 첨가된 제논과 같은 가스로부터 나오는 자외선을 화소 내벽에 도포시킨 형광체를 통해 붉은색 초록색 청색으로 변환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플라스마 표시기는 시야각과 휘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고, 40인치 이상의 초대형 화면을 평판으로 만들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플라스마 표시기를 채용한 초대형 벽걸이 TV가 일반가정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레이저를 만든다
 

레이저 매질로 기체나 고체 플라스마가 사용된다.


레이저는 에너지 준위가 다른 레벨간의 정상 분포를 외부에서 여기에너지를 가해주는 방법으로 반전 분포를 만들어 빛의 증폭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단색광을 얻는 장치다. 레이저 매질은 기체나 고체 플라스마가 이용된다. 방전 여기 레이저는 글로(glow)방전으로 플라스마를 여기시킨다. 대표적인 것으로 측정이나 분석용으로 쓰이는 He-Ne 레이저와, 수kW의 큰 출력을 낼 수 있어 가공이나 의료용으로 쓰이는 CO₂레이저가 있다.

플라스마를 만드는데 글로 방전 대신에 전자빔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기체의 조성이나 압력에 제약을 받는 방전 여기 레이저와는 달리 고밀도 여기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자외선의 빛을 낼 수 있는 엑시머 레이저의 발진에 이용되고 있다. 또한 레이저 매질의 여기에 발열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여기 레이저가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불화수소(HF)나 옥소(I)레이저가 있고, 이들로부터 적외선의 빛이 나온다.
또한 고체 플라스마를 이용하는 반도체 레이저는 소형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콤팩트디스크나 광통신의 광원으로 사용된다. 가시광선영역의 빛을 내는 단파장화 기술, 고출력화 기술 등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X선은 과학 공학 의학의 여러 분야에서 쓰임이 많다. X선의 발생은 간단하게 전자빔을 금속에 부딪히게 해서 발생시킬 수 있고, 가속기로 전자를 높은 에너지로 회전운동시켜 발생시킬 수 있지만, 강한 레이저를 금속에 조사시켜 생기는 플라스마로부터도 얻을 수 있다. 초고집적회로의 제작에는 사진 전사기술의 일종인 리소그래피(석판)기술을 이용한다. 현재는 자외선이 주로 이용되나 회로선폭이 줄어들수록 사용되는 빛의 파장이 더욱 짧아질 필요가 있으며, X선의 이용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다.

신물질 합성기능

플라스마의 고온 성질과 이온이나 반응기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이용하면 종래의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신물질 합성이 가능해진다. 다이아몬드는 그것이 갖고 있는 뛰어난 기계적 광학적 전기적 열적 성질 때문에 보석으로 뿐만 아니라 공업적으로도 중요한 물질이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은 1950년대에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사에서 개발한 고온·고압 방법이 주로 쓰여지나, 최근에 저온·저압에서 메탄가스와 같은 탄화수소 가스의 플라스마로부터 박막 형태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고주파방전 플라스마에 기체상태의 복수 원료 가스를 혼합, 주입시키거나 열플라스마 제트에 분체 재료 가스를 혼입시키면 초고온 화학반응이 기상에서 진행돼 지름이 수십A° 정도되는 초미세 세라믹이나 금속 분말을 얻을 수 있다. 이들은 체적에 비해 표면적이 매우 크므로 파인세라믹이나 자성재료, 사진 감광재료, 광섬유, 촉매 재료 등으로 이용된다.

이 열플라스마 제트는 단순하게는 고융점시료의 절단이나 용접과 같이 플라스마의 고온 열성질을 이용하는 것으로부터 세라믹이나 금속분말을 플라스마내에 주입, 용사시켜 내열·내식, 내마모 피막 코팅을 함으로써 가스터빈이나 항공기 엔진에서 이용되는 터빈날의 수명 향상을 얻는데 이용된다.

한편 초고집적 반도체인 2백56MD램의 경우 회로의 최소 선폭이 0.25㎛정도의 초미세 형상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반도체소자는 집적도가 높아짐에 따라 형상이 점점 더 미세해지고, 공정이 저온에서 수행되어야 한다. 플라스마의 화학적 성질과 물리적 성질을 이용하는 플라스마 식각 공정을 이용하면 미크론 이하의 초미세 형상의 가공이 가능하다.

플라스마의 종류에 따라서는 생성물을 퇴적시켜 박막을 얻을수도 있으며, 보통의 열적인 방법과는 달리 저온에서, 치밀하고, 요철이 있는 부분도 잘 덮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체중에서 금속피가공물과 전극 사이에 아크방전을 일으키면 3차원적 입체형상의 가공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극 물질을 피가공체에 부착시켜 표면의 성질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이용된다. 더 나아가 방전을 더욱 강력하게 일으켜 충격파를 생성시키면 피가공품을 변형시키거나 성형시킬 수 있다.

플라스마의 고온 성질과 화학적 활성을 이용하면 지구의 오존층에 악영향을 주는 프레온 가스와 같이 보통의 방법으로는 분해되지 않는 유해 폐기물을 안전한 물질로 분해할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을 저장이 용이하도록 용해, 고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공장 등에서 나오는 매연중에 섞인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등을 플라스마 기술을 이용하여 건식방법으로 분진과 동시에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패러데이의 전자 유도 법칙에 따르면 도체가 자기장을 가로질러 움직이면 기전력이 생긴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도체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이 발전기다. 일반적인 발전기에서는 고체 도체를 사용하나, 도체가 고체가 아닌 플라스마와 같은 도전성 유체인 경우에도 기전력을 얻을 수 있다.

이 원리를 이용해서 발전을 하는 것이 MHD(Magnetohydrodynamic; 전자유체)발전이다. MHD발전의 효율은 플라스마의 전기전도도와 외부에서 인가하는 자기장의 세기가 클수록 증가한다. 보통 화석연료 연소시에 생기는 화염 플라스마의 전기전도도가 이 목적으로 사용되기에는 그 크기가 충분치 못하다. 따라서 세슘 칼슘과 같이 전리가 되기 쉬운 알칼리 금속을 넣어 전기전도도를 높이고 초전도 자석에 의해 만들어지는 고자기장 사이를 지나가게 하면 기전력을 얻을 수 있다.

기존의 화력발전소와 복합으로 연소 화염 플라스마를 이용하는 MHD발전을 운영하면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움직이는 기계부분이나 보일러가 필요 없는 직접 발전형태이며, 응답속도가 빠른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자기장 속에서 도체에 전류가 흐르면 이 도체는 자기장과 전류의 방향에 수직으로 힘을 받는다. 이 힘으로 분출되는 플라스마의 반작용을 이용하면 우주 공간에서 추진력을 얻는데 이용될 수 있는 플라스마 엔진을 만들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물체를 단거리에서 초고속으로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초고속 물체의 충돌 모의실험이 가능하다. 또한 군사목적으로 쓰여질 수 있는 전자포를 만들 수 있다. 전자포는 실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극한 환경 창출 가능

플라스마는 우리가 보통의 방법으로 만들 수 없는 극한 환경을 창출할 수 있다. 핵융합 플라스마는 온도가 수억도에 이르며 저온 플라스마라 하더라도 온도가 수만도 되는 것이 보통이다. 레이저 융합 플라스마는 밀도가 고체수소 밀도의 6백배, 압력은 1억 기압에 도달한다. 목표물 표면으로부터의 반작용으로 분출되는 플라스마는 속도가 1백60㎞/초에 이른다. 또한 플라스마 파동 현상시 수반되는 전계는 1천~3천만V/㎝에 이르며, 플라스마에 의해 만들 수 있는 자장의 세기는 4천 테슬러에 이른다.

이뿐만 아니라 플라스마 내에는 화학적으로 매우 활성이 강한 반응기를 다량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러한 물리 화학적 극한 환경에서는 보통의 방법으로는 얻을 수 없는 새로운 물질의 합성 가공 처리가 가능하다. 고온의 열적 성질, 도전성을 갖는 전기적 성질, 빛을 방출하는 광학적 성질 등을 이용한 신기술들이 공학의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응용기술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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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황기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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