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주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최근 발표된 서로 다른 두 허블상수(Ho)에 대해서 뒷짐만 지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은하의 후퇴속도 및 우주의 크기와 나이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허블상수는 이들 물리량을 대표해서 우주모형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는 수치이다. 다음 내용은 얼마 전 새롭게 쟁점으로 떠오른 허블상수와 관련된 두가지 관측 결과다.
미국 국립천문대(NOAO)의 피어스(Michael J. Pierce) 등은 캐나다-프랑스-하와이망원경 (CFHT)을 이용해서 처녀자리은하단 중심의 NGC4571 은하내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을 관측했다. 이들은 세페이드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로부터 이 은하까지의 거리를 14.9±1.2Mpc(1파섹은 3.26광년)으로 결정했고, 허블상수는 87±7㎞/초/Mpc을 얻었다. 이들은 지상에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관측조건에서 가장 정밀한 관측기기를 사용했으며, 관측오차를 최소화하는 통계적 방법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들이 산출한 우주의 나이는 우리은하 내에 있는 구상성단의 늙은 별보다 오히려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카네기 천문대의 프리드만(Wendy L. Freedman) 등은 허블 우주망원경(HST)을 이용하여 처녀자리은하단 중심에 있는 M100 은하 내의 세페이드변광성을 관측했다. 피어스 등이 사용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이 은하까지의 거리를 계산한 결과, 이들은 17.1±1.8Mpc을 얻었고 허블상수는 80±17㎞/초/Mpc으로 계산되었다. 이 값을 우주의 나이로 환산하면 역시 종래 천문학사들이 생각해 왔던 것보다 젊은 80억년이다.
이 두가지 관측이 이와 같은 결과를 낳게 된 데에는 크게 세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다른 은하단과 마찬가지로 처녀자리은하단 역시 역학적으로 '이완된'역학계가 아니다. 특히 두 은하는 특이속도 성분이 커서 거리지수를 얻는데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 우리가 세페이드변광성이라고 믿었던 두 은하내의 별들은 우리은하나 국부은하군 내에 있는 세페이드와는 물리가 근본적으로 다른 별들일 수 있다. 세번째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표준우주모형에 수정을 가해야 한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니면 현재의 항성 진화모형과 은하의 진화모형이 전혀 틀릴 수도 있다. 아직은 그 진위를 밝힐 만큼 관측결과가 충분하지 않지만, 우주론자들이 이 점에 관해 계속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30여년간 이룩해 놓은 우주론이 오리무중 상태에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려울 것. 한편 벌써 발빠른 몇몇 우주론자들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처음 그 가능성이 제기된 우주상수에 추가되어야 할 다른 항(a fudge factor)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론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