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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만들기, 영롱한 초콜릿의 비밀은 템퍼링!

초콜릿, 짤주머니, 중탕할 냄비, 마지막으로 귀여운 동물 모양 틀까지 모두 준비 OK! 이제 초콜릿을 녹여 틀에 붓고 굳히면 정성 가득 수제 초콜릿 완성입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틀에서 초콜릿을 떼어냈더니 이게 웬걸, 매끈하게 반짝거려야 할 초콜릿에 얼룩덜룩 못생긴 무늬가 생겼습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수제 초콜릿을 만들 때 사용하는 커버추어 초콜릿에는 카카오버터, 카카오매스, 설탕 등이 들어있습니다. 이 가운데 카카오버터는 카카오 열매에 들어있던 지방을 추출해 굳힌 것입니다. 초콜릿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재료로, 카카오버터 함량이 높은 초콜릿을 고급으로 여기죠. 


카카오버터가 녹는 온도는 34~38℃ 정도입니다.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지방이 결정화돼 단단하게 굳습니다. 지방과 같은 고분자가 액체에서 고체로 상태변화하는 과정은 물과 같은 저분자의 상태변화보다 조금 복잡합니다. 


쟁반 위에 물체를 늘어놓는 모습을 상상해 봅시다. 카카오버터 속 지방 분자들은 마치 실과 같습니다. 실 여러 가닥을 촘촘히 배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죠. 실을 쫙 펴서 줄지어 늘어놓을 수도 있고, 격자로 교차해서 그물 모양을 만들 수도 있고, 마구 뭉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분자 가닥들이 모여 결정화하는 모양에 따라 고체의 성질이 달라집니다. 우리의 주인공, 카카오버터의 경우에는 녹는점에 따라 크게 여섯 종류(γ, α, β'III, β'IV, βV, βVI)의 결정 모양이 있죠. 


이 여섯 가지 결정 중 가장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모양이 바로 ‘베타(βV) 결정’입니다. 베타 결정을 형성하지 않는 초콜릿은 얼룩도 생기고 초콜릿이 잘 녹아 보관하기 어렵죠. 마치 기자가 처음에 만든 초콜릿처럼요(흑흑).


자, 이제 심기일전하고 다시 예쁜 초콜릿을 만들어 봅시다. 베타 결정은 29~33.5℃에서 형성됩니다. 우선, 커버추어 초콜릿의 온도를 40~45℃까지 높여 초콜릿을 모두 녹입니다. 그리고 주변 온도를 29~33.5℃까지 급격히 낮춰 베타 결정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 과정을 ‘템퍼링’이라고 부르죠. 템퍼링이 끝난 뒤 초콜릿을 틀에 넣어 굳히면 완성! ‘한 개만 더…!’를 외치며 입에 넣다 보면 살이 찌는 슬픈 결과가 생기니 어서어서 포장해서 그간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선물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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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 사진

    이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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