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기계식 큐비트’의 구조
Physical Review Letters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이 2024년 11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계식 큐비트’는 사파이어 기판이 두 겹 쌓인 형태다. 아래쪽 기판에는 큐비트가 부착돼 있다. 큐비트에서 발생하는 진동 신호(보라색 화살표)를 압전소자가 받아 큐비트의 신호를 더 명확하게 증폭해준다.
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는 0과 1로 구성된 ‘비트(Bit)’다. 한편, 양자 컴퓨터는 0과 1, 그리고 두 상태의 중첩까지 총 세 가지 상태를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기본 연산 단위로 한다. 큐비트 덕에 양자 컴퓨터는 동시에 여러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지만, 양자 중첩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개발에 제약이 많았다.
이웬 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기계식 큐비트를 개발해 보다 안정적인 큐비트를 구현했다는 연구를 2024년 11월 1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dr2464 큐비트는 일반적으로 광자, 전자, 원자 등 아주 작은 입자(양자)를 이용해 구현한다. 현재 연구 중인 대다수 큐비트는 양자 중첩 상태의 지속 시간이 짧고 신호가 약해 노이즈에 민감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기계식 큐비트’다. 기계장치를 이용해 큐비트의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추 교수팀이 개발한 기계식 큐비트는 초전도 큐비트를 공진기에 연결해 만들었다. 초전도 큐비트는 초전도 상태에서 흐르는 전류 속 전자들을 큐비트로 이용한다. 공진기는 진동을 증폭시키는 장치다. 이번 연구에선 전기 신호를 기계적 진동으로 변환하는 압전소자를 공진기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공진기가 초천도 큐비트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를 증폭할 때, 신호를 살짝 ‘어긋나게’ 증폭하도록 조정했다. 그러면 큐비트가 나타내는 0과 1, 그리고 그 중첩 상태의 신호를 보다 명확히 구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전자기적 공진기(압전소자)를 이용하면 단일 양자의 신호도 관측할 수 있을 만큼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계식 큐비트는 기존 단일 양자 큐비트의 신호 세기보다 6.8배 강한 신호를 발생시켰다. 연구팀은 “우리의 접근법은 양자 시뮬레이션, 양자센싱, 양자 정보 처리 분야에 활용할 더 강한 양자 신호 플랫폼을 제공해준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