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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산개성단 앞세워 황소 힘찬 돌진

12월의 천문정보

화려한 겨울철의 1등성들이 밤하늘을 장악하며, 14일 새벽에는 쌍둥이자리 유성군이 절정을 이룬다.

■ 토성의 고별행진

이 달 서쪽하늘에서 외로이 가을철의 별자리들을 지키는 토성이 서쪽으로 지고나면, 내년(95년)부터 새벽의 동쪽하늘에 나타나는 토성은 더 이상 화려한 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고리의 옆면이 우리의 시선 방향과 일치하게 되어 고리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서쪽하늘에서 고별 행진을 하는 토성을 한번 더 관측해 보라.

■ 쌍둥이자리 유성군 극대

매년 12월 13일에서 14일 사이에 출현하는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올해도 변함없이 14일 새벽 절정을 이루며 출현한다. 이때의 월령은 10.5일경으로 유성우가 절정을 이루는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에는 달이 서쪽지평선으로 지고 있기 때문에 유성우를 관측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13일 자정을 넘어서면서 화려한 겨울철의 별자리들은 이미 천정까지 올라와 있고 동쪽에서는 화성 근처에 있어 더욱 돋보이는 사자자리가 힘차게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르고 있다. 이때부터 쌍둥이자리에서는 하나 둘씩 별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한겨울밤의 별똥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까만 밤하늘을 가로 지르는 화려한 별똥들의 모습은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녹여줄 만큼 따뜻하고 신기하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 북동진하는 보렐리(Borrelly) 혜성 관측 호기

주기 6.88년의 보렐리혜성이 남쪽의 하늘에서 북동쪽의 하늘로 이동해가며 관측의 호조건을 제시해준다. 11월 1일 근일점을 통과한 이 혜성은 12월 지구에 접근하며 밝기가 7-8등급까지 밝아지므로 쌍안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자리를 거쳐 이달 초에는 살쾡이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 소행성 베스타의 충

오리온자리의 북쪽 쌍둥이자리의 발 근처에서 이동 중인 소행성 베스타가 이 달 25일 충이 된다. 4대 소행성중의 하나인 이 소행성은 밝기가 쌍안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6.3등급 정도이므로 8등성까지 표시된 성도와 비교하면 쉽게 이 소행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행성은 내년 2월 1일경 황소자리의 게성운(M1)근처를 지나가게 되고, 3월 달에는 산개성단 M35 근처를 스쳐가게 된다. 2백㎜ 정도의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주기적인 촬영을 하게 되면 소행성의 움직임을 상세히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 화성의 빠른 움직임

토성이 서쪽하늘로 지면서 자칫 행성이 사라질 뻔한 밤하늘에 붉은 행성 화성이 동쪽 지평선에 나타나면서 밤하늘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화성의 움직임은 빠르기 때문에 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쉽게 화성이 다른 별들과는 다른 행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달에는 게자리를 거쳐 사자자리까지 이동하게 된다. 밝기도 이 달 초에 0.2등급에서 말경에는 -0.2등급으로 약 2.5배가 밝아지지만 시직경은 10초정도 밖에 안되므로 망원경으로 관측하더라도 별 느낌은 없을 것.

■ 최대광도 금성, 달에 접근하는 목성

11월 2일 내합 이후 동쪽하늘에 나타나기 시작한 금성은 이 달 9일 -4.7등급까지 밝아지며 최대 광도를 내게 된다. 새벽이 되면 화려한 겨울철의 별자리들은 서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봄철의 별자리들 마저 천정으로 올라가고 동쪽에서는 벌써 여름철의 별자리들이 떠오르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다. 이때 천칭자리에서 엄청나게 밝게 빛나는 금성과 바로 밑의 전갈자리에서 빛나는 목성이 서리가 내리는 추운 새벽하늘을 정답게 비쳐주고 있다.

망원경으로 보는 금성의 모습은 아주 작은 초승달 모양이다. 한편 전갈자리의 1등성 안타레스를 무색케 만드는 목성은 이 달 30일 아침 달과 접근하여 지역에 따라 성식(남쪽지방)과 접식(북쪽지방)을 일으키게 된다. 새벽에 목성의 위쪽에서 접근하기 시작하는 월령 27.0의 달이 9.27분경 최접근을 하게 되는데 이 시각은 이미 해가 뜨는 시각이다. 그러나 해가 뜨기 전부터 목성을 망원경으로 겨냥한 채 계속 추적하게 되면 해가 뜬다 하더라도 목성과 달이 접근하는 모습을 망원경상으로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해뜨기 전 새벽에 동쪽하늘의 사진을 찍으면 엄청난 밝기의 금성, 초승달 모양의 달, 근처의 목성이 어우러져 이루는 아름다운 모습의 밤하늘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2) 최대광도가 되는 금성
 

북쪽의 밤하늘

여름의 대삼각형을 이루는 알타이르 베가 데네브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차례로 서쪽의 지평선으로 빨려 내려간다. 천정 근처의 하늘에는 카시오페이아자리와 페르세우스자리가 이중성단을 사이에 두고 사이좋게 서로 밀고 당기며 천천히 행보를 하고 있다. 동쪽 하늘에는 벌써 하늘높이 떠오르고 있는 마차부자리의 카펠라가 밤하늘을 대표할 만한 산개성단 M36 M37 M38의 호위를 받으며 남쪽하늘의 화려함과 자웅을 겨루려는 듯 아래의 쌍둥이자리를 이끌며 더욱더 밝게 빛나고 있다. 좀더 북쪽의 지평선에는 때 이르게 큰곰자리의 북두칠성이 고개를 내민 채 겨울 하늘의 화려한 1등성들이 펼치는 천체 쇼를 구성하는 듯하다.


북쪽의 밤하늘
 

남쪽의 밤하늘

하늘을 나는 천마 페가수스가 땅으로 내려 앉으려는 듯 점점 서쪽 지평선에 가까워지고 물병자리의 토성과 가을철 별자리의 유일한 1등성인 남쪽물고기 자리의 포말하우트도 서쪽하늘에서 고별 행진을 하며 몰락해 간다. 한편 동쪽하늘에서는 화려한 겨울밤의 축제가 시작된다. 플레이아데스성단과 히아데스성단을 앞세운 황소자리의 알데바란이 무식하게 하늘을 열어 젖히며 공간을 확보해 나가고 오리온자리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중앙에 삼태성을 동반한 채 밤하늘을 압도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며 엄청난 밝기의 시리우스를 머리로 한 큰개자리가 동쪽 지평선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뛰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평정하기 시작한다.


남쪽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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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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