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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먹힌 처녀자리 스피카

11월의 천문정보


안타레스 성식의 모습^초승달 아래 왼쪽에 안타레스가 보인다.


가을철의 별자리들이 추위에 몸을 움츠리는 사이 오리온과 황소 등 겨울철의 용장들이 힘차게 솟아오른다.

■ 처녀자리 알파성 스피카의 성식

이 달 30일 새벽 4시40분을 전후한 시간부터 처녀자리의 유일한 1등성 스피카가 달에 가려 사라지는 성식이 일어난다. 이때의 월령이 26.6일로 초승달 모양을 한 채로 그믐달을 향해 가는 중이기 때문에 달자체의 밝기가 그리 밝지 않다. 그러므로 1등성인 스피카가 달의 밝은 쪽으로 들어가서 어두운 쪽으로 빠져 나오는 모습을 망원경의 도움없이 맨눈으로 쉽게 관측할 수 있다.

정확한 식의 시작 시각과 끝나는 시각, 그리고 식이 시작할 때 별이 부딪치는 달의 정확한 위치는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을 정확하게 기록하면 이 관측자료를 이용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달의 밝기가 밝지 않은 것은 또한 이 성식을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해준다. 2백㎜정도의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3초 정도의 노출을 주어 촬영하면 달의 어두운 부분이 지구 대기에 의해 산란된 빛 때문에 약하게 빛나는 현상인 지구조까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날짜 상으로 가을의 마지막날인 30일의 새벽은 더이상 가을이 아니다. 서리가 내리는 늦 가을의 새벽은 한겨울의 추위를 능가하고, 밤 하늘은 어느새 봄철의 별자리들이 동쪽하늘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 쳐다본 밤하늘에는 겨울철의 화려한 별자리 오리온 마차부 쌍둥이 큰개 작은개 등이 벌써 천정을 넘어서 서쪽하늘로 자리를 옮긴 상태이고 봄철의 대표적 별자리인 사자가 천정을 향해 치닫고 있을 즈음 북쪽하늘에서는 북두칠성으로 대표되는 큰곰자리가 목동자리를 거느리고 천천히 움직여 가고 있다.

여기에 사자자리의 1등성 레굴루스 근처에는 붉은 행성인 화성이 나타나 있고, 처녀자리와 함께 떠오른 작고 귀여운 달이 조금씩 조금씩 밝은 1등성에 접근해 끝내 이별을 먹어버리는 성식이 일어나게 된다.

이 처녀자리의 1등성 스피카가 달에 먹힌 채 하늘로 올라가면서 동쪽지평선에서 엄청난 밝기의 별이 하나 나타난다. 샛별이라 불리는 금성이다. 하늘 위의 화성이 레굴루스와 함께 하늘을 주도하고 동쪽하늘의 금성이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며 점점 더 밝기를 더해갈 때, 달 속에 먹혀있던 스피카가 달의 어두운 부분으로 나타나면서 밤하늘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은 결정을 이룬다. 화려한 천체 쇼가 벌어지는 것이다.

■ 수성의 서방최대 이각

올해 수성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수성이 서방최대이각이 되는 이달 6일을 전후해 일주일 정도 찾아온다. 특히 이 달 수성은 성식으로 주목을 끄는 처녀자리의 스피카의 바로 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때보다도 수성을 찾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밝기는 -0.6등급 정도로 스피카보다 약 6배 가량 밝다.

새벽의 북쪽하늘에는 북두칠성이 상당한 고도로 떠있고 북두칠성의 곡선을 동쪽으로 연장해오면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가 나타나고 계속해서 이 곡선을 연장하면 처녀자리의 스피카까지 이어지며 봄의 대곡선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달에는 여기에 태양계의 가장 안쪽궤도를 돌기 때문에 가장 빨리 그 위치가 변하는 수성이, 봄의 대곡선상을 관통해가며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다.

■ 다른 행성들의 동향

4대 소행성 중의 하나인 팔라스가 이달 20일 화로자리에서 충이 되며 8등급 정도까지 밝아지고, 해왕성과 천왕성은 궁수자리에서 여름철의 별자리들과 함께 서쪽지평선으로 지려하고 있다. 한편 토성은 아직도 남쪽의 하늘에서 공허한 가을철의 별자리 사이에서 밝게 빛나며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다.

■ 황소자리 유성군

10월 상순부터 11월 말까지 활동을 보이는 황소자리 유성군의 남군과 북군이 각각 이 달 3일 13일 극대현상을 보인다. 모혜성인 연케혜성이 올해 초 근일점을 통과하며 지구 근처를 지나간 후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욱더 많은 유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유성우 중 북군의 복사점은 유명한 산개성단인 플레이아데스 성단 바로 근처이고 남군의 복사점은 황소자리와 양자리의 경계부근에 위치한다.
 

큰개자리


북쪽의 밤하늘

북쪽 하늘 높이 떠 있는 카시오페이아자리가 아래에 북극성을, 좌우에 베가와 카펠라 등 각각 그 계절의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들을 거느리고 천천한 행보를 하고 있다. 카시오페이아와 백조자리 데네브 사이에는 평소에 잘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별자리 케페우스가 오각형 모양을 한 채 북극성 주위를 회전하고 있다. 한편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알데바란을 앞세운 황소자리가 승리의 V자 모양을 하고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 마치 세상사에 찌든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려는 듯하다. 바로 위에는 좀생이별로 불리는 플레이아데스성단이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을 간직한 채 우리의 시선을 기다리고 있다.
 

북쪽의 밤하늘


1일 : 오후 9시
15일 : 오후 8시
30일 : 오후 7시
 

남쪽의 밤하늘

천정에는 하늘을 나는 천마 페가수스가 깊어가는 가을밤의 추위에 움츠린 듯 가을의 사각형이 작아 보인다. 그 아래에는 태양계에서 가자 아름다운 행성인 토성이 공허한 늦가을 밤하늘에서 외로이 반짝이고 있다. 한편 동쪽의 지평선 위에는 리결과 베텔규스 등 화려한 1등성을 두개나 거느린 오리온이 옆으로 드러누운 채 떠오르고 있다. 밝은 별이 없어 특징없어 보이는 고래자리가 유명한 변광성 미라를 앞세워, 자신이 가을밤의 주인인 양 천구의 적도를 가로지르며 하늘의 넓은 영역을 차지하며 하늘 높이 오르고 있다.
 

남쪽의 밤하늘


1일 : 오후 9시
15일 : 오후 8시
30일 :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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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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