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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양서는 2000년전 발견, 질병 치료에 이용

동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생체시계의 개념을 알고 이를 일상생활과 의학 등에 활용해 왔다.

지금까지 소개한 생체시계 연구는 서양에서 진행된 것을 위주로 했다. 생물에는 생체시계가 존재하며 사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몸은 뇌 속 깊이 개일시계를 가지고 있다. 언제 잠에서 깨고 언제 잠드는지를 시상하부의 시교차상핵이 가르쳐주며 체온과 호르몬 분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양의 경우 훨씬 오래 전부터 생체시계 개념을 정립해왔다. 일찍이 동양에서는 복희시대부터 천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운명을 탄생한 연월일시의 천문학적 환경인자로 파악, 생물학적 유전인자가 시간을 자변수로 하여 개일리듬에 따라 조화롭게 단백질을 발현하여 신체를 발달시키는 것으로 풀이하는 방식이다.

다만 서양의 과학은 물질중심인데 비해 동양의 과학은 지나친 환경중심이었다는 문제점은 지적된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와 혈액이 유주한다는 것은 '황제내경영추해석'의 고전에 기록돼 있다. 황제내경 영추해석은 당시대에 와서 왕빙에 의해 보충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2천여년 전 진한시대에 대성된 동양의 의학과 생물학의 근간을 이루는 이론임에는 틀림이 없다.

15세기 명나라시대 이후에 벌써 동양에서는 생물에너지의 순환인 12경락에 시간에 따라 생물에너지의 성쇠가 일어난다는 경락의 자오운기법을 발견했다. 일종의 개일리듬이다. 이 현상은 명대의 서봉(徐鳳)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림1)생명에너지의 개일리듬을 설명하는 자오운기법
 

경락의 개일리듬

자오운기법은 사람을 자양하는 생물에너지가 어떤 장애로 왕기해야 할 시간에 막힌 부조화가 생길 때 병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그유주를 회복시키면 병이 치료된다는 이치이다.

체온의 개일리듬은 인체의 열에너지와 관계가 있는 것이므로 세포들의 세포호흡에 의한 물질대사 속도의 개일리듬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호흡기질의 공급을 위해 맥박과 혈압의 개일리듬이 수반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맥박과 혈압의 변화는 곧 심장의 활동을 말하는 것이다. 하루 중 가장 심장의 활동이 왕성한 시간은 가장 이 활동의 변화속도가 높은 11시부터 13시 사이로 분석된다.

동양에서는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눈다. 매시마다 5장6부중 활동이 왕성해지는 부위가 달라진다.

자(子)시인 23-01시에는 담낭의 활동이 성하고 축(丑)시인 01-03시에는 간의 활동이 성하다. 인(寅)시인 03-05시에는 폐의 활동, 묘(卯)시인 05-07시에는 대장의 활동, 진(辰)시인 07-09시에는 위의 활동, 사(巳)시인 09-11시에는 비장의 활동, 오(午)시인 11-13시에는 심장의 활동, 미(未)시인 13-15시에는 소장의 활동, 신(申)시인 15-17시에는 방광의 활동, 유(酉)시인 17-19시에는 신장의 활동, 술(戌)시인 19-21시에는 심낭의 활동, 해(亥)시인 21-23시에는 신체의 3분위(分位)의 활동이 왕성해진다.

24시간을 주기로 하여 생물에너지가 유주하는 성쇠의 개일리듬을 나타낸다고 보았다.

자오운기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1)과 같다. 자오의 대각선을 중심으로 하여 1일24시의 생물에너지의 성쇠를 나타내는 것이다. 자오운기법에 의하면 인간의 오장육부의 병은 활동이 최고에 이르는 시각에 뚜렷한 병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한다.

폐에 이상이 생기면 해당 유주의 작용이 왕성한 시간인 새벽 3시에서 5시 사이에 해수와 천식이 심하게 나타나며 통증도 다른 시간에 비해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만일 폐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이때 죽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생리적 개일리듬을 처음으로 보고한 것은 1800년대이나 동양의 자오운기법은 명나라 때인 1400년대에 이루어진 셈이다. 동양의 생체시계의 발견이 서양보다 수백년이나 앞선 것은 틀림없는 듯하다.
 

인간이 만든 시계는 자연의 리듬을 부분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1995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추종길 교수
  • 장남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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