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사람의 심신은 일반적으로 심리 테스트나 민첩성 테스트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무디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들이 그저 밤에 잠을 안자는 것이라면 모를까, 환자의 생사를 결정하는 의사의 경우처럼 신중함을 요구하는 성질의 직업이라면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데 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해야 최상의 판단력과 민첩성을 유지하면서 수면욕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지금까지 밤새 잠을 안 잔 사람이 가장 저조한 상태를 보이는 새벽 4시에서 6시까지의 인간 행동을 측정한 결과는 나온 것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행해진 미국에서의 연구에 의하면 진한 커피를 마시며 행하는 야근 시작 직전에 4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최상이라는 답이다.
미국 라이트주립대학의 마이클 보넷 박사는 18세부터 30세 사이의 남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아침 8시부터 꼬박 24시간을 일해야 하는 사람들 중 일부에게는 새벽 1시 반과 7시 반 두차례에 걸쳐 카페인 알약을 주고 일에 들어가기 직전 4시간의 선잠을 허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피실험자들에게는 밤중에 한시간씩 네번의 선잠을 자도록 한 다음 위약(僞藥)을 전달했다.
이 실험 결과 4시간을 계속 잔 그룹의 민첩성은 놀랄만큼 높은 결과를 나타냈는데, 보넷 박사는 "업무 전의 선잠이 사람들의 심리적인 성과를 15% 가량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선잠과 카페인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모두 민첩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이들이 같은 심리적 효과를 갖지는 않는다고 보넷 박사는 말한다. 업무 전의 선잠이 잠을 쫓는 역할을 하듯 카페인은 24시간 주기를 되돌리는 역할을 하지만 민첩성을 떨어뜨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