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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 - 지구자기장, 대륙이동설 밝혔다

나침반은 물론 냉장고에 붙여두는 병따개에서부터 최첨단 교통기관인 자기부상열차에 이르기까지 자석이 응용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석은 무엇이며 또 지구자기력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석을 빼면 안되는 부분이 매우 많다. 아침에 잠을 깨우는 벽시계는 자석을 이용해 추를 움직이며 눈을 비비고 세면장에 가면 칫솔, 비누 등을 매다는 홀더에도 자석이 붙어 있다. 또 음악을 듣기 위해 오디오 장식장을 열면 유리문에도 자석식 홀더가 붙어 있어 문이 닫히거나 열릴 때 충격을 흡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물을 먹기 위해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의 고무 패킹 등도 고무 자석으로 돼 있다. 우유를 데우기 위해 쓰는 전자레인지에도 자석이 쓰이고 있다. 전자레인지에는 파장이 짧은 전파를 내기 위해 마그네트론이라는 발진관이 쓰이는데, 여기에도 자석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테이프 레코더는 물론 전축 냉장고 선풍기 등 전동 모터에도 자석이 쓰이고 있으며 냉장고 등에 붙이는 병따개도 밑판이 자석으로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자석은 우리의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주요한 물품이다. 첨단 전자 산업, 핵자기 공명 장치 등 의료기, 또는 최신 교통수단인 자기 부상 열차 등에도 자석이 응용되고 있어 우리의 생활 전반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 달에는 이처럼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견이 있는 자석과 자기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옛날 사람에게 신기한 현상으로 보인 자석

자석은 중국에서 기원전 3세기, 서양에서 7세기경에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쇠붙이를 끌어 당기는 이상한 힘을 지니고 있으며, 더구나 중간에 나무 조각이나 다른 물체를 사이에 두어도 쇠를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는 자석은 옛날 사람들에게는 무척 신기한 현상으로 보였을 것이다.

자석은 자철석(magnetite)이라는 광석에서 천연적으로 산출된다. 자기(Magnet)라는 말의 기원은 고대 마그네시아(Magnesia) 지방에 천연 자철광이 많이 분포했기 때문인데, 이 지방의 이름을 따서 자석이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자석이 생활에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나침반이 최초일 것이다. 13세기 중반 이전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자기 이론은 자석이 쇠붙이를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는 것과 자침이 항상 북쪽 방향을 가리키는 성질이 있다는 것 등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향하는 것은 북극에 강력한 자석으로 이루어진 산이 있기 때문이거나 또는 북극성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체계적으로 연구한 길버트

자기에 대해서 체계적인 방법으로 연구한 사람은 길버트다. 길버트는 1540년 영국의 에식스 지방에서 태어났으며 의사로서 명성을 얻은 동시에 물리학 화학 천문학 등에 능통한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의학을 공부했는데, 과학자로서의 명성이 알려진 것은 그가 죽기 3년전인 1600년 '자기에 관하여'라는 책을 출판하고 부터다.

그는 모두 6권으로 된 '자석에 관하여'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을 통해 지구는 남과 북극이 자기극으로 돼 있는 거대한 구형 자석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설명하는데 테렐라(Terrella·작은 지구)라고 이름 붙인 구형 자석을 이용해 실험했다.

그는 여기에서 자석을 끌어당기는 힘에 관계되는 여러 성질들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자석의 끌어 당기는 힘은 모든 방향으로 순간적으로 뻗어나가되 일정한 한계를 가진다는 것과 연쇄적으로 자화돼 자석에 쇠사슬처럼 매달린 쇠못들은 자석의 본래 영향권보다 더 멀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반구형의 얇은 철판들로 자석의 양극을 감싸면 자석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과 테렐라의 북극 위에 철로 된 원판의 중심을 올려 놓으면 원판의 가장자리를 돌아가면서 자극이 생긴다는 것 등을 비롯한 흥미로운 사실을 밝혔다.

또한 테렐라의 분할 실험은 자석의 끌어 당기는 힘을 설명하는 데 기본적이고 중요한 실험이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자석의 에너지는 모든 부분에 균등하게 퍼져 있고 양극쪽으로 갈수록 끌어 당기는 힘이 강해지는 것은 모든 부분의 균등한 에너지가 양극 방향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의 저서 '자석에 관하여'는 3권부터 5권까지에서 자침이 항상 남북 방향을 가리키는 것과 남북 방향의 편차, 수평면에 대한 복각 등에 대해서 다뤘다. 이들은 지구 위에서의 나침반의 자침 운동과 구형 자석 테렐라 위에서의 자침 운동과의 유사성을 연관시켜 여러 현상을 설명했다.

지구자기의 3요소

나침반은 지구상에서 항상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이것은 지구가 자기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침의 방향을 추정해보면 지구 자기장의 자기력선은 (그림1)과 같이 형성돼 있다. 이것은 마치 지구 내부에 지구 자전축에 대해 11.5°만큼 그린란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거대한 막대 자석이 들어 있는 것처럼 형성돼 있다.
 

(그림 1)지구의 자기장


따라서 어느 한 지점에서 자침이 가리키는 방향과 지리상의 북쪽은 일치하지 않게 된다. (그림2)에서 보듯이 수평면에 대해 자침의 N극이 가리키는 방향이 지리상의 북쪽과 이루는 갓을 편각이라고 한다. 서울 지방의 편각은 약5°W다.
 

(그림 2)지구 자기의 3요소


또한 자침은 연직면에서 자유롭게 회전하게 하면 수평면에 대해 기울어진 방향을 가리킨다. 이 기울어진 각을 복각이라고 하며 복각 방위계로 측정할 수 있다.

복각에 대해서는 이미 길버트가 위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아낸 바 있다. (그림3)에서처럼 복각(I)와 위도(φ)는 지리상의 북극과 자북극이 일치한다고 할 때 tan I=2tanφ의 관계가 있다. 이 사실은 어느 지점의 지구 자기의 복각을 측정함으로써 위도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되므로 고지구 자기의 연구를 이용해 고대륙의 이동을 알아보는 데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지표상 어느 지점에서의 전자기력은 자석의 N극에 작용하는 힘을 말한다. 이 힘을 연직성분과 수평 성분으로 구분해 각각 연직자기력 수평자기력이라고 한다. 결국 수평자기력과 지리상의 북쪽이 이루는 각이 편각이 되며, 수평자기력과 전자기력이 이루는 각이 복각이 된다. 따라서 지구자기장은 각 지점에서 수평자기력 복각 편각으로 나타낼 수 있으므로 이를 지구 자기의 3요소라고 한다.
 

(그림 3)복각과 위도의 관계


지구 자기는 변한다

지구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은 일정 불변한 것이 아니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 내부의 원인과 외부의 원인에 의해 수시로 변화한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는 과거 4백여년간 편각과 복각을 측정, 그 결과를 (그림4)에 나타냈다. 이에 의하면 과거 4백여년간 편각이 30°, 복각이 20°정도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지구자기장이 수십년 단위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데, 이를 영년 변화라 한다.
 

(그림 4)지구자기의 영년변화


지구 자기장은 매일 규칙적인 변화를 반복하는 일변화, 또는 급격히 변화하는 자기 폭풍 등이 있다. 어느 곳의 지자기의 일변화는 주간에 그 변화가 심하고 저녁에 변화의 폭이 작으며 겨울보다 여름에 그 변화의 폭이 큰데, 일변화의 폭은 수십γ(감마)정도다. 지구 자기 변화의 원인은 지구 대기의 전리권에 생긴 유도 전류에 의해서 생기는 자기장이 본래의 지구자기장에 첨가됨으로써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된다.

자기폭풍은 수시간부터 2-3일간의 짧은 순간에 지자기가 크게 변하는 것을 말하며, 대체로 변화폭이 수백 감마에 이르러 장거리 무선 통신에도 영향을 준다. 자기폭풍은 주기적으로 발생하며 태양흑점의 주기와 대체로 일치해 태양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태양의 활동이 활발할 때 태양에서 방출된 다량의 양성자 전자 등이 지구 대기의 전리층을 교란시켜 지구 자기장이 변화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기 폭풍이 심할 경우는 송전전이 격동돼 전신주가 뽑히고, 발전기가 망가지는 등의 피해를 입기 때문에 태양의 활동을 계속적으로 관측해 자기 폭풍을 예보하고 있다.

지구자기의 성인

지구 자기장의 원인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대체로 다이너모(dynamo)이론이 널리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한때 지구는 핵을 구성하는 물질인 철과 니켈이 자성을 가지고 있어 지구 내부에서 영구 자석을 만들고 있다고 하는 영구 자석설이 주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철은 7백70℃보다 높은 곳에서, 니켈은 3백60℃보다 높은 온도에서 자성을 잃으므로 지구 내부의 높은 온도에서 핵을 구성하는 철과 니켈이 영구 자석을 만들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1940년대부터 지구 자기장의 성인으로 다이너모설이 주장되고 있는데, 이 설에 의하면 지구 자기장은 외핵 내를 계속 흐르는 전류에 의해 유지된다고 한다. 이 전류는 전기적으로 도체인 외핵의 물질이 자기장에서 대류 운동을 하므로 흐르게 되는 것으로 본다. (그림5)는 가장 간단한 모형인데, 이것은 마치 발전기를 돌릴 때 전류가 흐르게 되는 원리와 같다. 다이너모설로 지구 자기장의 존재와 지구 자기장의 영년 변화 등이 잘 설명되고 있다.
 

(그림 5) 다이너모 이론 모형^ 전도체인 원판 A가 BB'를 축으로 회전하면 BB'방향의 자계 H가 생긴다. A 안에는 반경방향으로 전류가 생기고 P C Q 를 경유해 다시 A로 돌아온다. 원형 코일을 흐르는 전류에 의해 생기는 자계 h는 원판 A에 의해 생기는 자계 H와 동일 방향이다. 따라서 H를 제거해도 h의 자계만으로는 자기력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지구에서 H는 미소한 우주 자장 또는 지구 내부에 자연 발생하는 열전류에 따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지구 자기장으로 대륙의 이동이 밝혀졌다

지구는 탄생하면서 지구 자기장이 형성돼 있었다. 마그마에서 암석이 형성될 때 온도가 낮아지며 광물의 결정이 생기고 어느 온도에 이르면 당시의 자기장 방향으로 자화돼 굳어지게 된다. 따라서 암석에 분포하는 잔류자기를 조사함으로써 그 암석이 형성되던 당시의 지구 자기장의 방향을 알 수 있다.
 

(그림6) 고지구 자극의 이동경로


C: 캄프리아기 S-D : 실루리아기-데본기 S-Cl: 실루리아기-전기 석탄기 Cu: 후기석탄기
P: 페름기 Trl : 전기 트라이 아스기 Tru :후기 트라이아스기 Tr : 트라이아스기 K: 백악기

이러한 방법으로 여러 곳의 잔류 자기를 조사한 결과 대륙이 이동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게 된 것이다. 즉, 고지구 자기를 연구한 결과 북미와 유럽에서 측정된 고지구 자기로 (그림6)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당시 지구 자극이 2개였던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으므로 북미와 유럽 대륙이 각 시대별로 조금씩 이동(그림7)했다고 생각하면 잘 설명되는 것이다.
 

(그림7) 자극의 이동과 대륙의 이동^2억년 전 지구 자기장의 방향으로 형성된 암석중의 잔류 자기는 대륙의 이동으로 현재에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게 된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측정해 보자

지구 자기장은 하루 동안에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를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간단한 것이 나침반을 이용해 편각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다.

즉, 나침반은 지구 자기의 극을 가리키고 있는데, 지구 자기장이 변화하므로 이 편각이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변화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관찰해 알아 내기란 어렵다.

따라서 나침반의 움직임을 확대해 볼 수 있는 장치(사진1)을 제작해야 하는데, 비교적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 원리는 나침반의 침 상하에 광다이오드와 포토 트랜지스터를 장치해 나침반의 침이 광선을 자르는 양의 변화를 전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사진1의 그림).

이와 같이 지구 자기장의 미소한 변화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에 어떤 방법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 자석을 이용한 장신구 자석요 자석을 이용한 정수장치 등이 선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식물체에 자기장을 걸어 주었더니 더욱 잘 자란다는 등의 보고를 접한 적이 있다.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많지 않지만 자기장의 변화는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구 자기에 관심을 갖는 길버트와 같은 과학도들이 장차 많이 나타나 지구 자기에 얽힌 신비한 현상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
 

(사진1) 편각측정장치(왼쪽)와 회로도 그림(오른쪽)


함께 생각합시다

편각이 5˚W인 서울지방에서 위쪽이 진북방향으로 그려진 지형도를 나침반을 이용해 바르게 놓으려 한다. 나침반의 N극이 가리키는 방향에 대해 지형도를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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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석형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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