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일부 호사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상 오버레이 보드에 대한 일반 사용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보다 선명한 화면으로 TV시청은 물론 동화상의 재생과 편집이 가능한 본격 멀티미디어의 총아를 살펴본다.
컴퓨터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이제는 컴퓨터가 실생활에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고 있다. 이미 요사이 급증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응용 제품들은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새로운 필수품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일례로 컴퓨터에서 TV를 본다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 제품인 TV 수신카드는 이제 사무실에 있는 데스크톱 컴퓨터에 설치돼 사내방송, 어학방송 수신 도구로 사용되면서 데스크톱 컴퓨터 환경을 일신했다.
또한 TV 수신카드의 부가기능인 영상 저장 기능은 TV 수신카드를 3차원 스캐너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즉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영상중 원하는 장면을 파일로 저장해 영상 데이터베이스 제작을 용이하게 하거나 광고제작, 영상보도자료 제작 등에 편리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많은 사용자들도 지금까지는 한정된 컴퓨터의 고유 기능, 즉 프로그램을 만들고, 통신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각종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필요한 정보를 만드는 작업 등만을 사용하는 것에 만족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어온 멀티미디어 바람은 컴퓨터 사용의 폭을 대폭 늘려 놓았다.
그 중 한 부분이 바로 TV 수신카드의 기능을 한층 높인 영상 오버레이보드다. 영상 오버레이 보드를 컴퓨터에 설치한 사용자는 TV를 보면서 컴퓨터작업을 할 수 있고 원하는 장면을 정지화상 또는 동화상으로 저장할 수 있어 진정한 멀티미디어를 맛볼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제작 판매되고 있는 영상보드는 두인전자의 '윈도우비젼' 서두미디어의 '비디오드림 MTV' 다우기술의 '와치메이트프로' 등이다. 외국에서 제작된 영상 오버레이 제품들이 대부분 TV 튜너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제품들은 보드에 TV 튜너를 내장하고 있어 가격 대 성능면에서 외국 제품들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상보드 제품들은 제조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튜너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별도의 장치 없이도 VHF(2-13 채널), UHF(14-69 채널), CATV(1-1백25 채널) 등의 TV시청이 가능해 앞으로 유선방송이 개시되더라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다. VCR이나 LDP, 비디오 카메라 등을 연결할 수 있도록 단자가 준비되어 있으며 TV와 비디오 선택을 자유로이 할 수 있다. 게다가 모니터에 표시되는 TV 화면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원하는 위치에 두고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1024x768 256색 모드에서도 TV 시청이 가능하며 TV 시청과 컴퓨터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제품에 따라서는 4개의 채널을 한 화면에 보여주는 채널 검색(Channel Browsing)기능이 있어 채널 선택이 용이한 것도 큰 매력. TV를 보다가 원하는 장면을 정지화상 또는 동화상으로 저장할 수 있으며 캡션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영화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할 수도 있다.
TV 보면서 문서작성
두인 전자의 '윈도우비젼'을 예로 들어 설치와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영상보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286 이상의 시스템에 윈도즈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물론 도스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윈도즈 환경에서 사용해야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VGA카드와 컬러모니터가 있어야 하며 6백40KB이상의 주기억장치가 있어야 한다.
사운드 카드나 모뎀 카드 등을 설치해 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라면 영상보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우선 PC의 전원을 끄고 뚜껑을 연 다음 PC 속의 빈 확장 슬롯에 영상보드를 장착하고 제공되는 피처 케이블로 보드와 이미 설치돼 있는 VGA 카드의 피처 커넥터를 연결해준다.
모니터상에 표시되는 VGA 화면 위에 TV를 중첩해주기 위해서는 VGA 화면 출력용 신호와 TV 신호의 동기(同期, Synchronization)를 맞추어 주어야 하는데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피처 커넥터다. 사운드카드와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도 제공되므로 사운드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라면 사운드카드를 통해 스피커를 공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혹 영상보드와 직접 스피커나 헤드폰을 연결할 경우에는 음성출력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공청 안테나나 유선 방송용 동축케이블로 TV를 수신할 경우에는 동축선을 영상보드의 안테나 입력 단자에 직접 연결하면 되고 실내 안테나나 옥외 안테나를 연결할 경우에는 제공되는 안테나 어댑터를 이용해 연결하면 된다. 이제 VGA 카드로 연결되어 있던 모니터 입력용 케이블을 영상보드에 연결하고 영상보드와 VGA 카드를 제품에 포함된 VGA 연결 케이블로 연결하면 하드웨어의 설치는 완료된 것이다.
하드웨어의 연결이 끝나면 제공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영상 오버레이 제품은 자동설치 프로그램을 제공하므로 설치 디스켓을 넣고 인스톨레이션 프로그램을 수행시키면 소프트웨어의 설치가 완료된다.
영상보드를 도스 환경에서 사용하는 방법은 도스 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과 RAM 상주 TV를 이용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특히 램 상주 TV는 다른 도스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화면의 한 쪽에 TV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DOS 프롬프트 상에서는 물론 도스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정해진 핫키를 누름으로써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크기로 TV 화면을 중첩해 볼 수 있다. 컬러 키잉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화소단위로 VGA 화면과 TV 화면이 중첩되므로 VGA의 배경색(아래아 한글인 경우 보통 파란색) 부분에 TV 화면이 나타나 TV를 보면서 동시에 문서 작성 등을 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이다.
한편 윈도즈용 프로그램을 이용해서는 단순 TV 시청뿐만 아니라 함께 제공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그래픽 편집도 가능하다. 즉 TV 채널을 선택하고 음량과 화면을 조절하며 자주 보는 채널 번호를 기억시킬 수도 있다. 또한 채널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해 최상의 화질을 얻을 수 있으며 TV 화면을 일시 정지(Still Picture)시키고 순간 화면을 파일로 저장, 편집 및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동화상 저장과 말하는 전자 앨범 만들기
영상보드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디오 포 윈도즈(Video for Windows)를 활용해야 한다. 비디오 포 윈도즈는 컴퓨터 상에서 영상카드를 이용해 정지화상이나 동화상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역할을 한다. 즉 TV나 비디오를 시청하는 도중 원하는 장면을 AVI 형태의 파일로 저장해 주고 언제든지 재생해 볼 수 있는 동화상 저장 및 재생 프로그램이 바로 비디오 포 윈도즈인 것이다.
영상보드중에는 비디오 포 윈도즈를 지원하면서도 TV 수신에 필요한 TV 제어 기능과 동화상 저장·재생 기능이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된 것이 있는데, 이런 것은 사용하기 번거롭다. 따라서 단일 프로그램으로 TV 제어와 화면 저장·재생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골라야 마치 VTR 일체형 TV와 같은 편리함을 준다.
영상보드를 통해 전자 사진첩을 만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사진첩은 일반 가정에서 찍은 사진을 끼워 보관하지만, 전자 사진첩은 사진들을 컴퓨터 안에 보관한다는 점이 다르다. 전자 사진첩은 또 사진의 설명을 소리로 담을 수 있어 말하는 전자 사진첩을 만들 수 있다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이런 특징을 이용하면 간단히 구연동화를 만들어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고,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가족 비디오 장면을 이용하여 가족 앨범을 만들거나 나아가서 각종 제품설명, 교육용 프리젠테이션 등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툴에 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예를 들면 윈도우비전의 'AV Studio')을 이용하면 말하는 전자 사진첩을 간단히 만들 수 있다. 먼저 영상보드를 이용해 TV나 비디오 카메라에서 원하는 장면들을 컴퓨터 파일로 저장한다. 반드시 텔레비전과 같은 영상에서 잡을 필요도 없고 컴퓨터에서 그림을 그려서 만들어도 무방하다. 다음에는 사운드카드를 이용해 각 사진에 대한 설명을 컴퓨터 안에 녹음해 둔다. 사운드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작업이다. 전자 사진첩에 넣을 사진과 소리 설명들이 준비되었다면, 이제 사진첩 구동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자 사진첩에 넣으면 된다.
윈도즈비전을 위주로 설치방법과 활용분야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에 나와 있는 영상 오버레이 보드들은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지만 화질이나 사용환경, 각각의 특색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므로 제품의 가격과 활용목적을 고려해 선택하면 될 것이다.
멀티미디어를 말할 때 멀티미디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멀티미디어의 정의란 전문가들에게도 쉽지가 않고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PC에서 TV를 보고 노래방을 즐기는 것에서 출발해 영상과 음성을 이용, 가족 앨범을 만든다든지 문서나 데이터베이스, 또는 표 계산상에 동화상을 삽입하는 것과 같은 2차적인 즐거움과 편리함이 손쉽게 이루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멀티미디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쉽게 이야기되지만 멀리만 느껴지던 멀티미디어, 이제 영상보드를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