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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행성설, 카이파벨트의 실체

명왕성 외측서 잇달아 소천체 발견

카이파벨트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태양계의 영역은 3-5배 이상 넓어진다. 흰점이 카이파벨트에 속한 소천체들.


명왕성 저 너머에 태양계 10번째 행성은 존재하는 것일까. 1930년 톰보우가 명왕성을 발견한 이후 많은 천문학자들은 10행성을 찾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10행성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천왕성이나 해왕성의 섭동현상은 관측오차 내에 한정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는 해왕성 정도 크기를 가지는 10행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명왕성 너머에 태양계 가족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일까. 큰 행성은 아니더라도 작은 소천체는 다수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1950년경 미국 천문학자 G.P. 카이파는 명왕성 외측에 혜성과 같은 물로 이루어진 소천체가 무수히 많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이들은 목성과 화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처럼 벨트를 이루면서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 이를 카이파벨트라고 부르는데 최근에 와서 천문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카이파벨트가 혜성의 고향이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까지 혜성의 고향으로 여겨졌던 곳은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오르트가 제시한 '오르트 구름'. 이곳은 태양계를 크게 둘러싸고 있는 공껍질 모양의 혜성집으로 이곳에 다른 별이나 암흑물질이 지나갈 때 중력의 영향을 받아 태양계 내로 끌려들어온다는 것. 일단 태양계 내로 끌려 들어온 혜성은 목성이나 기타 다른 행성들의 영향을 받아 핼리 혜성과 같은 주기혜성으로 변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오르트 구름에서 공급되는 혜성수는 실제 관측되는 혜성수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천문학자들은 관측되는 혜성의 1/10-1/100만이 오르트구름에서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오르트 구름 이외의 곳에서 혜성의 고향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하와이 대학의 D.쥬이트와 스탠퍼드의 J.류는 카이파벨트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는 천문학자 그룹의 멤버이다. 이들은 고감도 CCD카메라를 최고의 관측조건을 가진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에 있는 지름 2.2m 망원경에 붙여서 카이파벨트를 탐색하고 있다. 이 망원경은 반사경의 지름은 비록 팔로마망원경이나 키트피크 망원경에 비해 작지만 상의 떨림이 적어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는 데는 적격.

이들은 1992년 여름 카이파벨트에 속할 가능성이 짙은 소천체를 발견했다. 1992QB1이라 이름 붙여진 이 천체는 궤도 주기가 2백96년(명왕성은 2백48년)이며 태양으로부터 약 41AU(1AU는 지구-태양 거리, 약 1억5천만km)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추정 지름은 2백-2백50km, 밝기는 24등급이었다. 그러나 이 행성은 10행성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작다. 카이파벨트의 한 멤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993년 봄에는 두번째의 카이파벨트 후보인 1993FW가 하와이대학의 망원경에서 발견됐다. 이밖에도 영국의 허셸망원경(지름 2.5m)등에서 1993RO, 1993RP, 1993SB, 1993SC 등이 관측됐다. 이들의 등장으로 태양계는 제2의 르네상스 시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소천체들이 발견될 때마다 매스컴에서는 '10행성 발견 임박'이라는 제목하의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태양계 지도는 과학기술, 특히 천체관측기술의 발달에 따라 점점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 고감도 DDC카메라는 명왕성 바깥 부분의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하기 위해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일본이 건설하고 있는 지름 8m짜리 초대형 플레이아데스망원경은 이 부분에서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이파벨트와 같은 관측대상은 망원경의 지름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보이는 시야가 협소해지기 때문이다. 플레이아데스망원경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 CCD소자를 모자이크처럼 여러개 늘어놓아 넓은 영역을 커버하고 있다.

카이파벨트에는 대량의 소천체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범위는 1백-2백AU까지 넓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카이파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면 우리 태양계는 그 영역이 3-5배 이상 넓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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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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