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간에 우리는 아보가드로수, 중력가속도, 원자의 크기나 무게 등을 배운다. 원자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 걸까? 우리가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수치로 바꿔보면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1 아보가드로수(6.02×${10}^{23}$)
'접'은 배추나 마늘을 1백개씩 묶을 때, ‘두름’ 은 생선을 20개씩 묶을 때 쓰는 단위다. 이런식으로 화학에서도 원자, 분자, 이온과 같은 작은 입자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 몰(mol)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1몰은 6.02×${10}^{23}$개의 입자의 집단이고 이 수를 아보가드로수라고 한다.
예를 들어, 탄소 1몰에는 탄소 원자가 6.02×${10}^{23}$개 들어 있다.
“0℃, 1기압에서 모든 기체22.4L 안에는 6.02×${10}^{23}$개의 분자가 들어있다” 고 한다. 다시 말하면 “25L짜리 쓰레기 봉투에 바람을 넣었다면, 봉투 안에 들어있는 공기 입자들의 수는 6.02×${10}^{23}$개나 된다.” 하지만 6.02×${10}^{23}$개라는 말이 몸에 와닿지 않는다. 얼마나 큰 수일까?
비유1
1몰의 모래알은 사하라 사막을 2m씩 파내려가야 하는 양이다.정말 그렇게 많을까? 직접 계산을 해보자.
모래 1알의 질량을 8×${10}^{-5}$g, 비중을 2.5g/㎤이라 하면, 모레알 1몰의 부피는 2×${10}^{4}$㎦
모래 1몰의 부피=$\frac{모래 1알의 질량×아보가드로 수}{모래의 비중}$=$\frac{8×{10}^{-5}g/개×6.02×{10}^{23}개}{2.5g/㎤}$≒2×${10}^{19}$㎤=2×${10}^{4}$㎦
사하라 사막의 면적이 8×${10}^{6}$㎢이므로, 부피를 면적으로 나누면 2.5m가 된다. 즉 사하라 사막을 2.5m깊이로 떠내어 그 안에 있는 모래알을 모두 세면 아보가드로 수가 된다.
비유2
1몰과 지구의 나이를 비교해 보자. 지구가 탄생했을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5억년전 어떤 갑부가 1몰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자. 그때부터 갑부는 1초에 1백만원씩 써버렸다면 지금 얼마나 돈이 남았을까? 다 써버리려면 얼마나 걸릴까?
지금까지 쓴 돈은 45억년×365일/년×24시간/일×3600초/시간×1백만원/초=1.42×${10}^{23}$원이다. 1몰원의 1/4도 다 못쓴 것이다. 1몰원을 다 쓰려면 지구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온 시간의 4배, 또는 우주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걸린다(우주의 나이는 1백80억년).
비유3
1몰원을 가지고 이자놀이를 해보자. 1몰원을 연(年)이율이 5%인 은행에 저금을 했다면 이자가 얼마나 될까? 온 세상 사람(50억)에게 1초에 20만원씩 나누어줄 수 있게 된다.
1년이자=이자율×원금=0.05×6×${10}^{23}$원=3×${10}^{22}$원 1년에 해당하는 초=365일/년×24시간/일×3600초/시간=3×${10}^{7}$초/년
1초당 생기는 이자=$\frac{1년이자}{1년에 해당하는 초}$=$\frac{3×{10}^{22}원}{3×{10}^{7}}초$=1×${10}^{15}$원/초
따라서 전 세계 사람들의 몫=$\frac{1초당 생기는 이자}{전 세계 사람 수}$=$\frac{1×{10}^{15}원/초}{5×{10}^{9}명}$=2×${10}^{5}$원/초·명
다른 비유거리들
1 천원짜리 1몰개를 일렬로 세워 놓은 거리는 가장 가까운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거리의 5.9배
2 지름 1㎝짜리 구슬 1몰개를 가지고 지구 표면을 덮으면 80㎞ 높이로 쌓을 수 있다.
3 붉은개미 1몰마리가 1㎡의 개미탑에 1백만마리씩 살고 있다면, 지구 1천개가 개미로 뒤덮히게 된다.
4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은 약 2몰(2×6×${10}^{23}$)mL.
2 원자크기
이번에는 작은 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수소 원자의 반지름은 약 0.3×${10}^{-8}$㎝이다. 얼마나 작은지 상상할 수 없다.
비유1
1억개의 수소 원자를 한줄로 배열해야 1㎝가 된다.
비유2
원자의 크기를 1억배로 늘리면 탁구공만해지고, 탁구공을 1억배만큼 확대시키면 지구만해진다.
원자는 이렇게 작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원자는 대부분이 비어있다는 것이다. 원자는 핵과 전자로 이루어지는데, 원자의 평균 반지름은 ${10}^{-8}$㎝정도이고, 핵의 평균 반지름은 ${10}^{-12}$㎝정도이다.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일까?
비유1
원자핵의 지름을 0.1㎜라고 하면 원자의 지름은 10m 정도다.
비유2
전자가 잠실 종합운동장의 스탠드를 돌고 있다고 하면, 원자핵은 운동장 한가운데에 있는 개미 한 마리 정도다.
길이보다 부피로 하면 한층 더 실감이 난다.부피비는 길이의 세제곱이므로, 원자핵은 원자 부피의 ${10}^{-12}$배(원자의 반지름과 원자핵의 평균 반지름의 차이가 4제곱이므로)정도가 된다.
만약 원자에서 핵과 전자를 모두 떼어내어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고 하자.
엠파이어 스테이드 빌딩은 작은 사탕 봉지 안에 들어가고, 63빌딩은 밥풀뻥튀기 한알만해진다.
그렇다면 한강물은? 한강을 깊이 10m, 폭200m, 길이 100㎞라고 하자(충분히 이만큼 된다).
한강물의 부피=10m×200m×100,000m=2×${10}^{8}$㎥=2×${10}^{14}$㎤.
‘한강을 이루고 있는 물분자’ 에서 산소, 수소 원자를 떼어내고 다시 원자핵과 전자로 분리해 차곡차곡 쌓는다면, 그 부피는 2×${10}^{14}$㎤×${10}^{-12}$=200㎤. 우유가 1백80mL이므로 우유 한컵 조금 넣는다. 하지만 이 물(?)을 마시려고 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