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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왜 자식은 부모를 닮았으면서 똑같지는 않은가

멘델의 유전법칙

자손이 그 부모를 닮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전의 법칙에 대해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선구자 멘델에게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어떻게 개는 자기와 닮은 강아지만 낳고 돼지새끼를 낳을 수 없는가?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를 닮았느니, 아빠를 닮았느니 한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엄마, 아빠를 닮았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보면 엄마, 아빠와 같은 점은 한 군데도 없는 전혀 새로운 모습임을 알게 될 것이다. 부모와 닮았으나 결코 같지는 않다. 왜 새끼는 어미를 닮았으면서 똑같지는 않은가?

시대를 앞서간 천재, 멘델
 

(표1) 잡종의 종류와 분리비
 

멘델이 식물의 인공수분을 최초로 시도한 사람은 아니었으나, 멘델 이전의 학자들은 대부분은 양친과 자손의 전체적인 모양에만 관심을 갖고 유전현상을 이해하려 하였다. 그 결과 그들은 양친의 형질이 자손에서 혼합된다는 구태의연한 견해를 지지하였다.

멘델은 개체 전체의 형태를 대상으로 삼지 않고 특정한 단일 유정형질만을 대상으로 삼아 문제를 단순화시켰다.

그는 순종인 둥근 완두에서 생긴 식물을 순종의 주름진 종자에서 자란 식물과 교배하였다. 그 결과 생긴 잡종종자(${F}_{1}$세대, 잡종 제1세대)는 모두 둥근 모양이었다. 다음 게절에 멘델은 중근 모양의 잡종종자를 심어 자가 수분으로 ${F}_{2}$세대에 5천4백74개의 둥근 종자와 1천8백50개의 주름진 종자를 얻었다.

잡종종자는 둥근 모양의 어버이와 구별되지 않았는데 ${F}_{2}$ 세대에서는 주름진 모양이 다시 나타났다. 멘델은 주름진 모양의 형질이 잡종에 잠재해 있으나 둥근 모양과 섞이거나 손상되지 않고 존재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둥근 모양이 주름진 모양보다 우세하므로 멘델은 전자를 우성이라고 불렀으며 주름진 모양은 열세하였으므로 열성으로 표시하였다.

이것은 그의 첫번째 중요한 발견으로 식물의 형질은 잡종에서 혼합되지 않으며, 독립적 요소로서 분리되어 전달됨을 보여주고 있다. 멘델은 이 실험을 통하여 혼합유전의 개념을 결정적으로 타파하였다. 이는 그 시대로서는 획기적인 개념의 전환이었다.

멘델의 꿈은 물리학자가 하듯이 그의 학설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데 있었다 만일 n을 양친에서 볼 수 있는 형질의 종류라고 한다면, ${3}^{n}$은 조합 시리즈 종류의 수, ${4}^{n}$은 시리즈에 포함된 개체수, ${2}^{n}$은 일정하게 유지되는 조합의 수라고 썼다.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양성 잡종의 경우, ${4}^{2}$의 조합수에서 ${3}^{2}$의 유전자형을 얻을 수 있고, 거기서 ${2}^{2}$의 표현형을 얻을 수 있다.

멘델의 연구 계획의 독특한 점은 그 실험 계획의 규모에 있다. 멘델은 관찰대상을 늘리면 늘릴수록 우연에 의한 효과가 더욱 제거될 것이라고 믿었다.

완두의 실험은 1854년부터 1863년까지 계속되었으며 실험에 약 2만8천포기의 완두가 사용되었고, 그 중1만 2천8백35포기는 면밀하게 조사되었다.
 

(그림1) 황색완두와 녹색완두의 교배
 

멘델이 완두를 사용한 이유

일반적으로 유전 실험의 재료로 좋은 것은 ① 한 새대가 짧은 것 ② 대립형질이 뚜렷한 것 ③ 염색체의 수가 적은 것 ④ 교배가 쉬운 것 ④ 자가 수분이 잘 되는 것 ⑥ 재배나 사육이 용이한 것 ⑦ 한 번에 낳는 자손의 수가 많은 것 등이다.

멘델은 콩과 식물의 몇 종을 가지고 얼마 동안 예비 실험을 한 후 완두속에 속하는 식물이 그가 의도하는 논리에 맞는 유전실험용 재료로 알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완두는 종자와 식물체가 뚜렷한 대립 형질을 가지고 있어서 확실하게 구별되고, 재배가 용이하고 성장이 빠르며 자가 수분에 의해 씨를 맺고, 또한 완전하게 생식력이 있는 잡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완두의 교배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꽃의 색깔, 씨껍질의 색깔, 떡잎의 색깔, 키 등의 형질이 분명한 씨를 구입하여 파종한다.

(2) 완두는 수술이 먼저 익으므로 암그루의 봉오리가 작을 때에 용골판을 제거하여 암술과 수술을 노출시키고, 10개의 꽃밥을 완전히 떼어낸 다음 봉지를 씌워둔다.

(3) 수그루의 꽃에 색깔이 나타나면 꽃밥도 벌어져 있으므로 꽃을 떼어내어 꽃잎을 제거해서 꽃밥을 노출시키고, 수술을 잘라낸다.

(4) 이것을 암그루의 수술을 제거한 꽃의 암술머리에 붙이고는 봉지를 씌워서 열매가 생장하기를 기다린다. 완두의 꽃은 한 군데에서 2개나 나와 있으므로 교배 실험에 쓰지 않은 꽃은 미리 제거해 둔다.

멘델은 완두에서 나타나는 유전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일련의 가설을 설정하였다.

멘델의 가설 1

1. 완두에는 형질을 지배하는 요소가 있는데, 완두콩의 빛깔이 황색처럼 ${F}_{1}$에서 나타나는 형질은 우성의 요소에 의하여, 녹색처럼 ${F}_{1}$에서는 숨겨지는 형질은 열성의 요소에 의하여 결정된다.
2. 각 개체는 한 가지 형질에 대하여 한 쌍의 요소를 갖는다.
3. 쌍을 이루는 두 개의 요소는 배우자가 형성될 때 성질이 변하지 않고 분리되어 각각의 배우자에 하나씩 들어간다.

* 멘델이 말한 요소란 오늘날의 유전자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멘델의 가설 2

멘델은 단성 잡종의 유전에 적용한 가설을 바탕으로 하여 양성잡종의 실험 결과를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1. 둥글고 황색인 P의 유전자형을 AABB, 주름지고 녹색인 P의 유전자형을 aabb라 하면 P의 배우자는 AB 또는 ab가 된다.
2. 따라서 ${F}_{1}$은 그 유전자형이 AaBb가 될 것이므로 표현형은 둥글고 황색이 된다.
3. ${F}_{1}$의 유전자들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분리되어 배우자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그 유전자형은 AB, Ab, aB, ab의 4종류이고, 그 생성비는 모두 같게 된다.
4. 따라서, 이들 배우자의 수정으로 생기는 ${F}_{2}$의 유전자형은 (그림2)와 같이 되며, 그 표현형이 분리비는 9:3:3:1이 된다.
이상의 가설을 검증하여 생물의 유전을 설명하는 중요한 법칙이 만들어졌다

멘델의 법칙
1. 대립형질을 갖는 두 개체를 교배하면, ${F}_{1}$에는 P중의 우성인 형질만이 표현된다(우열의 법칙).
2. ${F}_{1}$끼리 교배하여 얻은 ${F}_{2}$에는 ${F}_{1}$에서 나타나지 않던 형질이 분리되어 표현된다(분리의 법칙).
3. 두쌍 이상의 대립 형질이 유전될 때, 각 대립형질은 서로 간섭없이 독립적으로 유전된다(독립의 법칙).

멘델이 연구한 대립 형질은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① 종자의 모양 : 둥근 모양 또는 주름진 모양
② 종자의 색깔 : 황색 또는 녹색
③ 익은 콩깍지의 모양 : 미끈한 궁형 또는 콩깍지가 씨와 씨 사이에 깊이 이랑이 진 것
④ 덜익은 콩깍지의 색 : 연한 녹색, 또는 짙은 녹색에 밝은 황색
⑤ 꽃의 위치 : 줄기의 마디에 따라 피는 것과 꼭대기에 몰려 피는 것
⑥ 줄기의 길이: 1.9-2.2m와 0.24-0.46m
⑦ 씨껍질의 색깔 : 회색 또는 흰색

완두의 염색체 수는 2n=14이다. 7종류의 대립 형질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염색체가 14개이면 가능하다. 만약 7개 이상의 대립 형질이 존재할 경우, 이들 형질은 염색체에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그리고 멘델의 유전 법칙은 어떻게 되는 걸까? 실제로 완두에는 7종류보다 훨씬 많은 수의 대립 형질이 존재한다.

그러면 멘델은 완두에 7개 이상의 대립 형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과연 몰랐는가? 아니면 모른 체하였는가?

멘델은 여러 개의 대립 형질 중 뚜렷하게 대립되는 7개의 형질을 고른 것으로 생각되며 우연히 서로 다른 염색체에 있는 7쌍의 대립 형질을 선택한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별로 과학적이지 못하며 멘델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멘델은 분명히 완두에 7종류보다 많은 대립 형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멘델은 15종의 대립 형질을 가진 34변종의 식용 완두를 연구하였다. 그 중에서 22가지를 선발하였는데, 그것들은 변화되지 않은 순종이었다. 그 중에서 가지의 대립 형질의 순계를 분리하여 교배 실험을 한 결과를 '식물 잡종에 관한 연구(1865년)'라는 47페이지의 논문으로 작성하여 발표하였으나 당시 학자들의 주목을 전혀 끌지 못하였다.

그 이후부터 멘델은 유전에 관한 실험을 중단하고 수도원 일에 전념하게 된다. 당시의 사람들이 멘델의 생각을 조금만 이해할 수 있었다면 멘델은 더욱 많은 연구를 하였을 것이며 유전학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발전되었을 것이다.
 

(그림2) 양성잡종의 유전
 

유전자는 염색체 위에 존재한다.

서턴은 유전자와 염색체의 행동을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일치점이 있음을 알아냈다.

1. 멘델은 어떤 형질을 지배하는 유전자가 짝을 짓고 있다고 가정하였는데, 체세포의 염색체는 상동 염색체끼리 짝을 짓고 있다.

2. 멘델은 짝을 짓고 있던 유전자는 배우자가 형성될 때 분리되어 각 배우자에게 한 개씩 들어간다고 가정하였는데, 염색체도 배우자가 형성될 때 감수 분열로 분리되어 각 배우자에게는 상동 염색체가 한개씩 들어간다.

3. 따라서, 유전자는 염색체에 들어 있다.

또 모건은 각각의 유전자는 염색체 위에 있고, 일정한 위치를 차지하며, 더욱이 대립 유전자는 각각 상동 염색체 위의 동일한 위치에 있다는 유전자설을 제창했다.

한편 미국의 멀러(H.J. Muller)와 페인터(T.S. Painter)는 초파리에 X선을 쬐어 염색체에 전좌(轉座 : 염색체 돌연변이)를 일으킨 다음, 그 전좌부의 길이를 현미경으로 측정하면서 전좌부에 있는 유전자의 위치를 실험적으로 결정하였다. 이와같이 염색체를 조사해서 만든 염색체 지도를 세포학적 염색체 지도라고 한다.

또 페인터는 초파리 침샘 염색체 특유의 가로무늬 띠와 유전학적 염색체 지도(모건이 교차율을 이용하여 작성한 염색체 지도) 위 유전자의 위치가 일치함을 보고 침샘 염색체 지도를 만들었다.

초파리의 유전자 수는 5천개 정도이고, 염색체 수는 불과 4쌍밖에 없으므로 한 쌍의 염색체에는 많은 유전자가 존재한다. 사람에게도 약 10만개의 유전자가 있는데 염색체는 23쌍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하나의 염색체에는 2천-3천개의 유전자가 존재해야만 된다.

일반적으로 한 개의 염색체에는 많은 유전자들이 있어서, 감수 분열로 배우자를 형성할 때 이들 유전자는 염색체와 행동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을 유전자의 연관이라고 하고, 연관된 유전자들을 연관군이라 한다. 사람의 경우 연관군의 수는 염색체의 반수(n)인 23개이다. 독립의 법칙은 2쌍 이상의 대립 유전자가 각각 다른 염색체 위에 들어있을 때에만 적용되는데, 염색체 위에는 수많은 유전자가 들어 있으며 동일한 염색체 위에 있는 유전자 사이에는 이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떤 법칙이 있을까?

빨강머리 앤은 왜 주근깨가 많은가?

여러분은 '빨강머리 앤'이라는 책을 읽어보았을 것이다. 이 소녀의 얼굴에는 주근깨가 매우 많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 색깔이 붉은 사람에게 주근깨가 많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유전자의 '연관' 현상이다. 즉 빨강머리 유전자와 주근깨를 나타내는 유전자가 같은 염색체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감수 분열로 배우자를 형성할 때 이들 유전자(빨강머리, 주근깨)는 그 염색체와 행동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빨강머리를 가진 사람은 주근깨가 잘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머리 색깔이 빨강이면서도 주근깨가 없는 사람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같은 염색체에 들어있는 두 가지 이상의 유전자라 할지라도 유전자의 연관은 언제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연관군의 일부가 상동염색체 사이에 교환이 일어나 새로운 유전자 조합을 가지는 염색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를 '교차'라고 한다. 즉 교차 현상에 의해 빨강머리를 가진 사람에게서 주근깨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교차가 일어날 확률은 연관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

생물은 많은 유전 형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유전자수는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염색체 수는 보통 수십 개에 불과하므로 수많은 유전자들이 모두 수십 개의 염색체 속에 들어있게 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같은 염색체 속에 들어있는 유전자들의 행동은 어떠한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이들은 연관과 교차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전현상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대립 형질이 뚜렷하지 않은 것도 많고, 우열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것도 있으며, 치사하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개의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어떤 형질을 발현시키는 것도 있어서 그야말로 다양한 유전 현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들은 항상 멘델의 법칙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전의 기본인 멘델의 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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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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