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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전 어느 해보다도 멀티미디어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은 관심은 시장의 규모를 확대시켜 결국 가격을 낮출 것이며, 막강한 성능의 소프트웨어들이 등장하도록 부추길 것이다.
 

공룡 열품을 몰고온 영화 '쥐라기 공원'의 제작 뒤에는 멀티미디어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공룡을 입체로 감상할 수 있는 CD타이틀의 한 장면


1990년 초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 쥐라기 공원에 등장할 생동감있는 공룡의 설계와 제작을 몇 명의 멀티미디어 천재들에게 의뢰했다. 실리콘 그래픽사(Silicon Graphics Inc.)의 IRIS 4D/440 VGXT,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의 디지털오디오와 풀모션 삼차원 비디오 기술, 그리고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Industrial Light & Magic)의 특수 효과는 살아있는 듯한 공룡을 창조했고, 그 덕분에 쥐라기 공원은 2백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쥐라기 공원의 성공은 멀티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신호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의 마켓 비젼(Market Vision)이라는 시장 조사 회사는 '멀티미디어 응용과 시장'이라는 보고서에서 멀티미디어 제품 시장은 1997년까지 평균 80% 정도 성장해 컴퓨터 제품으로는 약 90억달러, 가전 제품 분야에서는 약 1백50억달러 정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는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 사용자의 절반 이상을 전문가 그룹이 차지하고 있지만 2년 내에 일반 회사와 가정의 PC 사용자의 비율이 전문가 그룹을 추월할 것이며, 그 덕분에 멀티미디어 하드웨어의 가격도 1997년에는 3백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멀티미디어 기술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나 엄청난 크기의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멀티미디어 시장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은 지난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 멀티미디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기술의 발전 속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멀티미디어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시장 현실은 그렇지 못했는데, 이제 기술적 난관들이 하나씩 제거되고 있어서 머지 않아 멀티미디어 시장은 큰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멀티미디어 하드웨어의 눈부신 발전

특히 지난 해에는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하드웨어 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발전을 앞질렀다. 오디오 비디오 그래픽 저장장치의 속도가 빨라졌으며, 제품 사이의 호환성이 높아졌고 가격 또한 크게 내렸다. 그 덕분에 사용자는 일반 PC보다 약간 더 비싼 가격으로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멀티미디어 하드웨어의 대표적인 예로 CD-ROM 드라이브를 들 수 있다. CD-ROM 드라이브는 속도가 배로 늘어나면서도 가격은 급격히 하락해 올해에는 PC의 표준 사양 중 하나로 정착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CD-ROM 타이틀의 수가 증가하고 제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서 지난해 판매된 CD-ROM 드라이브의 수도 대략 8천대 정도로 추산되며, 올해는 대부분의 대규모 PC 제조회사들이 CD-ROM 드라이브를 옵션으로 제공할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2배속 CD-ROM 드라이브의 가격은 6개월 동안 8백달러에서 3백달러로 떨어져서 사용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올해에는 4배속 CD-ROM 드라이브들이 비슷한 가격으로 등장해 전문가들까지 놀라게 만들 것이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싼 가격의 16비트 사운드 카드 시장을 두고 사운드 블래스터로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랩스(Creative Labs Inc.)과 미디어 버전(Media Vision Inc.),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orp.)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멀티미디어 하드웨어 중에서 오디오는 값도 비싸지 않고 사용하기 편하며 비디오만큼 자료 전송량이 많지 않아 네트워크에 큰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가장 먼저 보급되고 있다.

이밖에도 대용량 하드 디스크의 속도 향상과 가격 하락, CD 레코더 드라이브의 등장, 4백 달러대의 비디오 보드(여기서 말하는 비디오 보드는 그래픽 보드가 아니라 풀모션 비디오 화면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장치다), ATI와 인텔, 그리고 VESA(Video Electronics Standards Association)가 합의해 마련한 그래픽/비디오 겸용 보드의 규격, 화상 및 음성 압축 기술의 표준 등 멀티미디어 관련 하드웨어 발전의 성과는 매우 크다.
 

'93 컴텍스쇼에 마련된 마이크로소프트사 부스^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 회사는 멀티 미디어 관련 하드웨어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멀티미디어 활용 분야를 찾아라!

현재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는 크게 멀티미디어 프리젠테이션 소프트웨어,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저작 도구의 세 분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은 전문가들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이른바 킬러 프로그램(killer program), 즉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영역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데이터베이스나 스프레드시트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존의 프로그램들에 멀티미디어적 속성을 덧붙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결과 워크시트의 한 셀에 음성 메시지를 녹음한다거나 전자 우편에 영상 비디오를 추가할 수 있어서 대기업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판매 부장은 판매 과장이 만든 워크시트를 보다가 음성 아이콘을 클릭하면 왜 3사분기의 이익이 증가했는가에 대한 설명을 판매 과장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봐서 적절한 사운드 카드만 설치돼 있다면 윈도우 운영체제만으로도 음성을 녹음해 자료 파일에 삽입할 수 있지만 하드 디스크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잘 사용되지는 않는다.

크리에이티브 랩, 미디어 비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사운드 카드를 만드는 회사들은 약간 엉성한 음성 인식 프로그램을 사운드 카드에 보너스로 포함시켜 판매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미리 약속된 단어를 말함으로써 일련의 키가 자동으로 입력되거나 프로그램이 실행되게 할 수 있다. 아직은 음성 인식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성 인식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음성에 익숙해지는데 약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지만 올해에는 이 문제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런 기능은 특히 신체 장애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IBM의 신제품^ OS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유닉스 진영의 3파전이 치열하다. 이 시장의 승패는 네트워킹과 함께 얼마만큼 멀티미디어를 치원하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멀티미디어 시장에서 각광받는 DSP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영역은 아니지만 멀티미디어 활용 분야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각종 입력 장치로 입력한 정지 화상과 동(動) 화상 자료, 사운드 효과 자료, 사운드 트랙 등을 모은 CD-ROM 제품들이 밀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또 사용자가 직접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도 한다. 국내의 대기업 비서실에서도 전시용에 가깝지만 간부급 사원들의 화상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운전 면허증의 조작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을 이용해 운전자의 얼굴을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에 입력하고 있다.

게다가 CD-ROM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해주는 CD 레코더의 등장으로 개인이나 회사가 자신만을 위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베이스를 CD-ROM에 넣는 작업이 쉬워졌다. CD-ROM 마스터 디스크의 가격이 25-40달러 정도이고, 자료가 준비되면 2백 달러 정도에 원판을 만들 수 있으며, 큰 회사는 CD 레코더를 4천달러에서 1만달러 정도에 구입해 직접 제작할 수도 있다.

멀티미디어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하드웨어의 성능을 더욱 높이면서도 가격을 내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기술로 DSP(Digital-signal processor)를 꼽는다. DSP란 디지털 신호에 대해서 어떤 계산을 수행해 그 결과를 돌려주는 일을 하는 특별한 디지털 마이크로프로세서이다. DSP는 개인용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멀티미디어와 관련된 복잡한 계산으로부터 해방시켜준다. 이미 DSP는 실시간 오디오 압축과 해제, 3차원 오디오, 화상 변형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DSP 자체만 발달해서는 소용이 없고, 컴퓨터 제조업체가 시스템을 설계할 때 DSP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운영체계 개발업체는 운영체계 내에 DSP 서비스를 통합시켜야 한다. 넥스트 컴퓨터는 자체에 모토롤라의 DSP를 내장하고 있어서 사운드와 음성 처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IBM사도 시스템 보드에 DSP 내장을 검토하고 있다. 멀티미디어용 매킨토시인 Centris 660AV와 Quandra 840AV도 비디오 처리를 위해서 AT&T의 3210 DSP를 내장하고 있고, 아타리 컴퓨터의 Falcon 030은 모토롤라의 56001 DSP를 가지고 있다.

현재 PC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사운드 카드들은 DSP를 내장하고 있지 않아 그 활용이 극히 제한돼 있다. 그 이유는 사우드 카드의 기능이 하드웨어적으로 결정돼 있고, 그것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변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DSP를 내장한 사운드 카드는 사정이 다르다. DSP는 독립된 범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이며,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PC에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는 언제라도 DSP에게 실행할 프로그램을 전달할 수 있다. 즉, 오디오 신호를 50분의 1로 압축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돌비소음 감소, 음성 인식 등의 알고리즘이 개발되면 이것을 싼 값에 구입해 사운드 카드의 DSP에 로드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사운드 카드를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값싸고 세련된 방법이다.

다만 현재의 DSP들은 속도가 느리며,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수에 제한이 있고, 프로그램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비싼 SRAM을 사용하며, 호환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어서 멀티미디어 하드웨어들은 더욱 강력해지고 값은 내려갈 것이다.

멀티미디어 지원하는 네트워크 기술 필요

화상회의는 멀티미디어의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컴퓨터 비디오 전화를 결합하는 기술은 예언돼 왔고 이제 그 예언이 실현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디지털 오디오와 비디오 신호를 다루는 기술, 이들을 압축하는 기술, 광통신 기술의 진전이 화상 회의 시스템의 구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단 한 줄의 광섬유는 이론적으로 한 국가 전체의 라디오와 전화 통신량을 감당할 수 있다고 하며, 현재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범위는 그 가능성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1만 달러 정도의 개인용 컴퓨터에 2천 달러의 화상 회의 장비를 추가해야 한다. 화상 회의 장비란 비디오 카메라, 비디오 처리 확장 카드, 화상 회의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화상 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네트워크 기술의 향상이 불가피하다. 그것은 실시간으로 전송돼야 하는 엄청난 양의 디지털 비디오 신호 때문이다. 순조로운 화상 회의를 위해서는 초당 1백만바이트의 정보가 전송돼야 하는데, 일반적인 PC 네트워크의 전송 속도는 초당 10만내지 16만바이트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네트워크에 멀티미디어 정보들이 흐르기 시작하면 네트워크 자체의 기능이 마비될 것이 분명하다.

올해는 분명 멀티미디어 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장되는 해가 될 것이다. 또, 멀티미디어 하드웨어들은 성능이 좋아지고 값이 내려갈 것이며, 이런 하드웨어들을 값어치있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들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로 가는 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아직도 멀티미디어를 위한 충분한 기술이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그 표준도 업체들의 협장에 의해 조정되는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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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탁현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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