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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아미로스 성분 적을수록 찰기 많다

크게 자포니카 인디카 두종류

마침내 쌀시장이 개방됐다. 이로 인해 '쌀비상'이 걸린 가운데 농민은 물론 온 국민들에게 세계에는 어떤 쌀들이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벼의 속은 약 20여 종이 알려져 있으나 크게 쌀의 모양과 재배지역에 따라 길고 가느다란 인디카(인도형)와 둥글고 짧은 자포니카(일본형)로 나뉜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쌀은 자포니카에 속한다.

자포니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루마니아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에서 재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루이지애나 아칸소 미시시피 미주리 텍사스 등 동부5주와 서부의 캘리포니아 등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다.

인디카는 기온이 높고 강우량이 많은 열대몬순에서 주로 재배된다. 동남아의 경우 관개시설이 잘돼 한해 2모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자포니카를 재배하지만 전세계 쌀생산량은 인디카가 압도적으로 많다. 자포니카는 세계 쌀 생산량(90년기준 5억1천만t)의 11%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찰기가 없는 인디카다. 그러나 인디카는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아 쌀시장이 개방돼도 우리 농촌에 별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포니카와 인디카의 쌀맛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구성성분과 재배방식, 그리고 재배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쌀의 구성성분은 전분 90%, 단백질 7-9%를 차지하며 약간의 지방이 들어있다. 쌀의 전분은 아미로스와 아미로펩틴 두 가지로 나뉜다.

자포니카는 아미로스 성분이 17-20%인 데 비해 인디카는 25%나 된다. 결국 아미로스가 적을수록 찰기가 더 많은 셈인데, 찰기가 많은 찹쌀은 아미로스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밥맛의 차이를 구성성분만 가지고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같은 자포니카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일품'이나 '추청'이 미국산 자포니카인 '칼로스'보다 우리 입맛에 맞는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러한 맛의 차이는 일단 기후와 재배방식이 다른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미국산 칼로스는 직파하는 데 비해 우리나라의 쌀은 못자리에서 키운 뒤 옮겨 심는 이앙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칼로스의 종자를 우리나라에 가져와 시험재배해본 결과 도열병에 아주 약해 수확량이 뚝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칼로스쌀이 '맛 좋은 쌀'로 통하는 것은 값이 싼 데다 일부 부유층의 외제를 좋아하는 소비심리 때문이다.

수입쌀에 맞설 수 있는 우리쌀의 비장의 카드는 무공해쌀로 꼽힌다. 외국쌀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저온냉장선을 이용하지 않는 한 방부제 등을 쳐서 운송해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외국의 경작지도 갈수록 병충해가 심해져 농약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쌀이 농약 제초제 비료 등의 사용량을 대폭 줄일 경우 이미 결판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때에 국내에서 성공하고 있는 '오리 방사 기법'이 눈길을 끈다. 벼가 조금 자랐을 때 오리들을 방사하면 뒤늦게 싹이 트는 잡초들만을 뜯어먹을 뿐 아니라 오리의 흙탕질과 배설물 등으로 질소와 영양공급이 원활해져 비료없이도 벼의 성장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수입살에 맞설 수 있는 길은 무공해쌀로 승부를 거는 것이다.
 

199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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