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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못타도 부끄럽지 않은 과학자 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정흠
 

어느덧 39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세상은 크게 변했다. 사진에 함께 한 우리들 역시 그 변화를 몸으로 받아들여 세월을 곱씹게 한다. 이제는 대부분 은퇴해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도 있다.

이 사진을 찍은 것은 6·25 전쟁이 끝난 직후였다. 서울대 문리대 정문 앞에 선 우리들 여섯은 젊고 팔팔했다. 지금 기억으로 이 사진을 찍은 날 대학에서 세미나를 마치고 오랜만에 만나 누군가 갖고 있던 카메라로 순간을 담은 것같다.

1953년 졸업한 서울대 물리학과 7회 동기생중에는 3총사가 있었다. 박심춘 김종오 윤택순 박사가 그들이다. 이론물리학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했던 에렌페스트 박사만큼이나 날카로운 비판력과 재치로 이름을 날렸던 박심춘 박사(사진 맨 왼쪽). 항상 문리대 7회 졸업생의 3총사라 자부했던 그는 이제 세상을 떠나 여기 없다. 왼쪽에서 두번째 있는 김종오 박사는 입자물리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명예교수로 있으며 네번째의 윤 박사는 캐나다의 토론토대학 교수로 있다.

맨 오른쪽에 서 있는 박재영 박사(6회)는 원자핵 물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수(미국에는 정년퇴임제가 없다)이고 그 옆에 계신 분은 우리들 전체의 은사이신 조준탁 박사(1회)다. 조 박사는 KAIST로 바뀐 한국 과학원(KAIS)의 3대 원장을 거쳐 지금은 한양대학교 명예교수다. 그리고 왼쪽에서 세번째가 필자.

이 당시는 모두가 노벨상을 꿈꾸었을 것이고 물리학계에 큰 족적을 남기고자 했을 것이다. 물론 노벨상을 탄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들은 제각기 연구 업적을 쌓으며 후배를 키웠다. 물리학계, 더 나아가서는 과학기술계에 공을 세웠다고 스스로들은 자부하고 있다.


1954년 휴전 직후 서울대 문리대 정문앞에서. 사진 왼쪽부터 박심춘(작고), 김종오 고려대 명예교수, 필자, 윤택순 캐나다 토론토대학 교수, 조순탁 한양대 명예교수, 박재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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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김정흠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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