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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와 헬레네는 상상 속 인물?

트로이 전쟁,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트로이인들은 거대한 목마 안에 그리스군이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성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기원전 1천2백년 경,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스파르타 메넬라오스 왕의 아내인 절세미인 헬레네를 유혹한다. 메넬라오스의 형인 미케네 왕 아가멤논은 동생의 명예를 회복하고 헬레네를 되찾기 위해 용맹한 전사 아킬레스를 대동하고 트로이와 전쟁을 일으킨다.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에 나오는 신화다. 지난달 개봉한 ‘트로이’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의 단골 소재인 이 얘기는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여기에 수세기 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도전했다.

일리아스에 따르면 트로이는 에게해와 흑해 사이의 다르다넬스 해협 근처에 있던 철통같은 요새였다. 1870년대 독일의 고고학자 하인리히 쉴리만 박사는 이 해협에서 수km 거리에 있는 히살릭 언덕에서 고대 도시국가의 유적을 발굴했다. 그런데 깊이 팔수록 한 도시 아래 또다른 도시가 있는 식으로 여러 도시의 유적이 나왔다. 그는 그 중 하나가 트로이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미 신시내티대의 고고학자 브라이언 로즈 교수는 “여기서 발견된 잿더미, 뼈, 돌무더기는 도시가 약탈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난 4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최근 미 델라웨어대 지질학자들은 이 근처 평원의 퇴적물을 연구한 결과, 일리아스에 전쟁터에 대해 묘사된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사실과 가깝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고대 히타이트 왕국 문헌에도 트로이 전쟁과 비슷한 시기에 서양에서 분쟁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트로이의 또다른 이름인 일리온이라는 도시와, 파리스의 또다른 이름인 알렉산드로스라고 불렸던 사람에 대한 기록도 있다. 반면 헬레네나 아킬레스가 언급된 문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트로이가 헬레네에 대한 파리스의 사랑 때문에 침략당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당시 트로이는 동서양 무역의 중심지로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 국가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때문에 로즈 교수는 “정말 트로이를 침략했다면, 사랑이 아니라 돈이나 권력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게다가 트로이 전쟁을 그리스군의 승리로 이끈 결정적 속임수였던 거대한 목마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어쩌면 호메로스가 부, 권력, 명예를 위한 고대 도시국가들의 전쟁에 러브스토리를 삽입해 극적 효과를 노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에서 파리스와 헬레네역을 맡은 올란도 블룸과 다이앤 크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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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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