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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궁전을 보호하는 외각성들

10월의 천문정보

10월의 밤하늘은 더 이상 가을이 아니다. 화려한 겨울철 1등성들이 이미 밤하늘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푸른하늘이 더욱 더 높게 느껴지는 가을은 별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추수가 끝난 들판은 메말라 있어 시골로 관측회를 떠나는 별지기들이 더이상 저녁 안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을의 대사각형을 이루는 페가수스자리와 안드로메다자리가 천정을 나는 이달 말쯤이면 새벽에 찾아오는 강한 추위를 어떻게 막을것인가가 관측회를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낮에만 활동하던 평상시를 생각하고 방한복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면, 어렵게 간 관측회를 방에서만 보내게 될 것이다.

가을철의 별자리가 주인이 되는 이달의 밤하늘은 밝은 별들이 눈에 띄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지 않지만, 망원경으로 바라보게 되는 먼하늘 물체들의 모습은 그 어느것보다도 웅장한 모습이다.

이달의 성운 성단

■ 오리온자리 유성우/핼리의 잔해

매년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가장 훌륭한 유성우들 중의 하나는 이달 2일경 시작하여 11윌 7일까지 지속되는 오리온자리 유성우다. 극대일은 21일과 22일 사이이고 복사점은 유명한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의 북동쪽으로 치우쳐서 있어 쌍둥이자리 감마성 가까이에 위치한다. 하늘에서 이 지역은 밤 10시경 떠오르기 시작하여 새벽 5시경 남중하게 되므로, 이때가 유성 출현의 극대시가 될 것이다.

이 유성우는 지구 대기권의 진입속도가 초당 67km정도 되는 매우 빠른 유성우에 속한다. 이 오리온자리 유성우의 모혜성(유성우의 원인이 되는 먼지들을 지구궤도에 남기고 간 혜성)은 유명한 핼리혜성이다. 보통 달이 없는 어두운 밤하늘이라면 우리는 시간당 약30개 정도의 별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별똥들의 대부분은 희미하고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추위를 감수하고 헌신적으로 하늘을 쳐다보는 관측자만이 많은 수의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오리온자리 유성우는 매우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오리온자리 유성우 복사점을 겨울철의 1등성들이 호위하고 있다.
 

■ 철통같은 수비
10월의 새벽하늘은 더이상 가을이 아니고 겨울이다. 밤하늘도 이미 겨울철의 화려한 1등성들이 안드로메다와 페가수스를 서쪽으로 쫓아냈고, 든든히 챙겨입은 옷속으로 파고드는 한기는 한겨울의 날씨보다도 더 추운것 같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상상을 하면서 하늘을 자세히 쳐다보다 보면 이 추위를 잊을 수 있을 것이다.

겨울철의 별자리들은 이 유성우의 복사점을 둘러싸고 있다. 하늘에서 이 지역을 겨울나라라 하고 복사점 이나라의 수도라 하자. 그러면 마치 임금님이 계시는 궁전(복사점)은 보이지 않는 보호막으로 위장되어 있고, 마차부 쌍둥이 작은개 큰개 오리온 황소자리 등은 각각 임금님의 궁전을 보호하는 외각성들처럼 보인다. 이 각각의 성곽에는 나름대로 외부적들의 성격에 따라 특수하게 훈련된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다.

먼저 최남단에 위치하여 남쪽지역의 경계를 맡고있는 큰개자리성곽은 M41이라는 걸출한 산개성단을 곁에 두고 있는, 이 나라에서 가장 용감한 장수인 시리우스가 위용을 떨치고있는 지역이다. 최북단의 마차부자리 성곽은 카펠라 장군이 이 나라의 대표적 산개성단인 M36 M37 M38 등을 중심으로 주극성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북쪽지역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이밖에도 서쪽지역은 유명한 산개성단이면서 외인부대인 히아데스성단을 거느린 알데바란 장군이 지키는 황소자리성곽과, 국보급성운인 M42(오리온 대성운)를 지키기 위해 특별히 베텔기우스와 리겔 등 두명의 장수가 지키는 오리온자리성곽이 가을나라를 견제하고 있다. 나머지 동쪽지역은 외로운 프로키온장군이 지키는 작은개자리 성곽과 카스토르와 폴룩스 장군이 포진해 있는 쌍둥이자리 성곽은 봄의 나라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 겨울나라를 새벽에 주시하다보면 희미한 광적이 각각의 외각성으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관측할 수 있다. 가끔씩은 색깔을 띤 밝은 물체가 움직여 간다. 바로 임금님의 교지를 야전 사령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리라. 날씨가 좋아 투명도가 좋은날은 중앙으로부터의 명령 전달이 부쩍 많아지고 명령을 받은 각 성곽에서는 흐린 별들까지 동원되어 성곽을 경계한다.

이렇게 되면 외부로 나타나는 겨올나라의 전투력이 커보여 다른나라들이 넘보지 못하게 되므로 우주의 평화가 지속되게 된다.
 

마차부자리의 성운 성단들
 

이달의 행성

■ 수성의 동방최대이각

올해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수성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이달 14일을 전후해 3-4일 찾아온다. 14일 13시 14분 태양의 동쪽방향으로 가장 멀리 떨어지는 동방최대이각이 되는 수성은 0.0등급까지 밝아지고 이때의 최대이각은 25도이다. 천칭자리를 움직여간다. 해가 진 후 쌍안경을 가지고 서쪽에서 태양이 움직여 간 곳보다 약간의 남쪽 하늘을 자세히 살피다 보면 황혼의 붉은 하늘에서 코페르니쿠스도 보지 못했다는 수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소행성 세레스의 충

태양으로 부터 평균거리 2.77AU(천문단위), 평균지름 7백70m, 공전주기 4.6년, 최대밝기 7.4등급. 이것이 1801년 피아치에 의해 발견된 첫번째 소행성 세레스다.

4대 소행성 중에서도 가장 먼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가장 잘 알려진 이 소행성이 이달 26일 충이 되어 7.4등급까지 밝아진다. 세레스가 위치하는 곳은 고래자리의 유명한 변광성 미라(오미크론성)와 물고기 자리의 알파성 사이이다. 우라노메트리아와 같은 9.5등급 성도를 펼쳐놓고 쌍안경을 이용하여 관측하면 성도에 나타나지 않은 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인류가 발견한 첫번째 소행성이다. 50mm표준렌즈를 가지고 이 지역을 5일 간격으로 고정촬영해보자. ASA400 필름을 쓰고 f수는 1.4정도로 해서 15초씩 노출을 주어 찍게 되면 움직이는 별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소행성집단 중 중앙의 가장 큰 것이 세레스
 

■ 천왕성과 해왕성의 접근

궁수자리 남두육성의 북동쪽에서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천왕성과 해왕성이 접근하여 쌍안경의 한 시야내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천왕성은 5.8등급의 밝기와 3.6초의 시지름을 갖고 있고, 해왕성은 7.9등급의 밝기와 2.2초의 시지름을 유지한다.

■ 몰려있는 행성들

이달 15일경 처녀자리와 천칭자리에는 태양계내의 많은 천체들이 집합한다. 스피카를 중심으로 바로 곁에는 그믐이 된 달과 더 이상 관측이 불가능해진 목성과 더불어 태양이 위치해 있고, 동쪽으로 조금 치우친 곳에는 화성과 수성이 있고, 서쪽으로 치우친 곳에는 금성이 중심방향으로 접근해 있다. 그러니까 낮 12시 경에 이것들은 남중을 한 태양의 좌우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빛나고 있을 것이다. 태양빛이 강해 이것들을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나 그래도 태양에서 서쪽으로 치우쳐있는 금성은 새벽의 동쪽하늘에서, 동쪽으로 치우쳐있는 수성은 초저녁의 서쪽하늘에서 볼 수 있다.

■ 중천의 토성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토성은 이미 중천에 떠 있다. 친구나 가까운 이웃에게 이 아름다운 토성의 모습을 보여줘 보라, 아마추어 천문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내행성의 동방최대이각과 서방최대이각

수성과 금성은 태양으로부터 멀어졌다가 다시 접근하고, 그다음은 반대 방향으로 멀어졌다가 접근하는 시운동을 반복한다. 내행성이 태양에서 동쪽방향으로 최고 멀어졌을 때를 동방최대이각이라 하고, 서쪽방향으로 가장 멀어졌을 때를 서방최대이각이라 한다. 같은 시기에 금성은 서방최대이각이 되고 수성은 동방최대이각이 되었다 하자.

그러면 낮 12시 남쪽에 남중해 있는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섰을 때 태양의 오른쪽(서쪽방향)에 금성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고 왼쪽(동쪽방향)에 수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금성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꾸로 돌려 태양을 동쪽 지평선 아래로 밀어붙이면, 새벽이 되고 이때 새벽 동쪽하늘에서 빛나는 금성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수성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정방향으로 흘러 태양이 서쪽지평선 아래로 지고 수성은 아직 서쪽하늘에 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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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심재철 기획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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