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의 헬리콥터는 안전도와 성능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내부진동이나 소음도 적다.
소형 비행기의 동체좌우에 받침대를 달고, 각 앞부분에 수평으로 로터를 붙인 이륜반전식 헬리콥터가 처음 자유비행에 성공한 것은 1937년의 일이다. 그 뒤 미국의 이고르 시코르스키가 시속 80km의 실용적인 헬리콥터 VS300을 완성시킨 것이 1940년. 자유자재로 전진·후퇴·상승·하강이 가능하고 공중정지도 가능한 헬리콥터의 수요는 최근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제트엔진을 단 고속 헬리콥터, 댐 건설을 위한 자재 등도 나를 수 있는 대형 헬리콥터, 유시계비행 뿐 아니라 계기로도 비행이 가능한 전천후 헬리콥터 등 갖가지 헬리콥터가 세계의 하늘을 수놓고 있다.
헬리콥터는 메인 로터(가장 큰 바람개비 모양의 프로펠러 회전자)가 양력과 앞뒤로 진행하는 힘을 낸다. 그리고 시코르스키의 1호기 이래, 메인 로터의 회전에 의해 기체자체가 회전해버리지 않도록 테일(꼬리)의 로터 시스템이 채용되고 있다. 꼬리 프로펠러가 회전함으로써 기체자체의 회전을 막는 것이다. 이를 안티토크 시스템이라 한다.
그러나 맥도널 더글러스 헬리콥터사(MDHC)에서는 테일 로터가 없는 시스템(노터시스템이라 한다)을 채용함으로써 세계최초의 꼬리 프로펠러가 없는 헬리콥터, MD520N을 개발했다.
노터 안티토크 시스템은 구동변속기에 의해 로터 팬을 회전시켜 발생된 고속의 공기를 꼬리의 회전식 방위제어추력장치에서 분사하여 그때 얻어지는 안티토크력에 의해 헬리콥터 자체의 회전력을 없애고 혼들림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13년전 미국의 주요 헬리콥터운반회사에서 MDHC에 제기한 요구는 테일 로터의 위치를 높게 해서 지상과의 간격을 크게 하는 것이었다. 테일 로터의 위치가 낮으면 회전하고 있을 때 정비하는 사람 등이 접근할 수 없어 위험하며 불편하다. 이 로터 때문에 일어난 인사사고도 적지 않았다. 여기서 MDHC는 이 로터를 아예 없애는 훨씬 앞선 방식의 개발에 도전, 결국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헬리콥터에는 지금까지 4백명 이상의 조종사들이 시승해봤는데, 이들을 경탄시킨 노터시스템의 장점은 테일 로터를 구동시키는 드라이브 샤프트, 기어박스, 테일로터 유니트 자체가 불필요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헬리콥터 고장이나 사고에서 그 빈도가 가장 높은 아킬레스 건이 없어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헬리콥터 자체의 신뢰성은 높아졌고 보수정비작업이 줄었으며 이에 따라 지상요원의 안전성도 향상된 것이다.
메인 로터의 5장의 블레이드는 원심가중이 각기 반대쪽의 블레이드에 의해 상쇄되도록 돼 있다. 또 동시에 회전축 중심부가 받는 하중도 줄이게 된다. 게다가 노터시스템 채용과 기체의 대폭적인 성형, 복합재의 사용에 의해 기체의 내부진동과 소음은 대폭 경감됐다.
이 헬리콥터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4분의 1 규모의 로터시스템이 제작되었고, NASA와 MDHC의 공동프로그램으로 1백25시간 풍동실험이 행해졌다. NASA의 에임즈연구센터에서도 실물을 사용한 실증실험이 행해졌다.
이 헬리콥터는 조종사를 포함, 8인승이다. 최고속도 시속 2백78km/시, 최대항속거리 6백48km로, 원형이 된 MD500D에 비해 최고속도에서 20km/시, 항속거리에서 1백9km나 그 기능이 향상돼 있다.
노터 헬리콥터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바퀴식 이착륙장치를 장비한 중형기·대형기를 실용화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한 연구가 목하 진 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