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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 10만개, 지능가진 생명체 있을 가능성

우리은하 1천억개의 별중에는 지적문명체가 얼마나 존재할까. 드레이크 방정식은 적게는 수개, 많게는 10만개의 해법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과학지식을 총동원, 우주인의 존재를 예측해보자.

"인류는 광활한 우주의 유일한 문명체인가?" 태양과 같은 별들이 1천억개나 모여 있는 우리은하,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가 1천억개나 흩어져 있는 우주 공간에 지구와 같은 '푸른 행성'을 가진 별이 하나도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푸른행성이 존재한다면 그 속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고, 그 생명체가 인류와 같은 지적문명체로 진화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누구도 자신있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인류가 이루어 놓은 천문학 지식들을 총동원해 지구밖문명체의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일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우주인을 찾기 위해 먼저 우리은하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졌는지, 또 우주 전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은하에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헤아려보려고 한 사람은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암 허셸(1792-1871)이다. 물론 이전에도 많은 '별사냥꾼'들이 밤하늘을 총총히 수 놓고 있는 별들을 세보려고 노력했지만 뚜렷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천왕성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윌리암 허셸은 18인치 망원경을 이용해 5천 79개의 별들(성운 성단 포함 )을 수록한 천체 목록을 발표했다. 그는 단순히 별들의 숫자만 센 것이 아니라 별들의 위치를 측정해 우리 은하가 어떤 구조를 이루고 있는지를 그림으로 그렸다(그림1).
 

(그림 1)허셀을 18인치 망원경을 이용해 천체들을 관측, 우리은하의 모습을 그렀다.


허셸의 시도 이후 우리 은하의 구조가 볼록렌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으며(그림2, 표1) 태양은 은하 중심에서 3.2만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진행한 거리, 약10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평범한 별의 하나라는 것이 확인됐다. 우리은하 내의 약 1천억개 별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은하 핵을 돌고 있는데 태양의 공전속도는 초속 2백㎞, 우리은하 내의 별들간 평균거리는 약 3광년임이 밝혀졌다.
 

(그림2)우리은하의 모습


그후 관측장비가 더욱 고도화됨에 따라 태양주위 약 10광년 거리에 위치한 10여개의 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태양 닮은 주변의 별들'참조) 이러한 사실만 보아도 태양계가 유일한 생명탄생의 보금자리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아무튼 태양이 위치한 우리은하의 팔에 해당되는 부분은 아직도 가스와 먼지로 가득 찬 부분이 있어 지금도 별이 탄생하는 곳이 있다. 물론 노쇠하여 사라지는 별들도 존재한다. 별들의 나이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눈을 외부은하로 돌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은하 주변에는 30여개의 은하들이 몰려 있다. 대·소마젤란성운 등 안드로메다성운(M31) 등이 바로 그것. 마젤란성운은 우리은하와의 거리가 15-17만 광년이지만 안드로메다성운은 2백 10만 광년 이상 떨어져 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은하의 크기에 비해 은하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 벌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은하의 지름이 10만광년인데 비해 마젤란성운이 15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는 은하내의 별들이 서로 부딪칠 확률은 거의 없어도 은하와 은하끼리는 충분히 충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적인 예로 안드로메다와 우리은하는 현재 초속 약 1백㎞의 속도로 다가서고 있으므로 앞으로 50억-1백억년 내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표1)우리은하


우주인 존재 확률, 드레이크방정식

은하들의 무리는 은하단을 이루고 있고 또 은하단은 동급의 은하단끼리 초은하단을 이루며, 초은하단들이 모여 종국에는 우주 전체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밖문명을 찾는데 그 범위를 우리은하 이상으로 넓히는 것은 현재의 천문학 수준으로 보아서 무리임에 틀림없다. 우리은하내에만 1천억개의 별이 있으므로 이 별들에 한정해 그 가능성을 타진해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우주인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방정식이 하나 있다. 1960년 미국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그린뱅크에서 열렸던 '지구밖 생명체에 관한 그린뱅크 회의'에서 코넬 대학의 프링크드레이크 박사는 다음과 같은 식을 제안했다.

N=R×${f}_{p}$×${n}_{e}$×${f}_{l}$×${f}_{i}$×${f}_{c}$×L

이름하여 드레이크방정식이다. 드레이크 박사는 후에 "좀더 정밀하게 방정식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술회했지만 지구밖문명을 이야기할 때 이 방정식을 빼놓고는 불가능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여기서 N은 우리가 구하는 우리은하내에 있는 지적문명체의 수.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은하내에 있는 별들중에 전파교신능력을 갖추고 또 전파를 검출할 수 있는 문명체의 수를 말한다.

R은 우리은하 내에서 별들이 1년에 몇개나 생성되는지를 나타내는 숫자. 일종의 별 생성속도인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은하내에 있는 별들의 수를 별의 평균수명으로 나눈 값. 우리은하에는 1천억개의 별이 있고 보통 별의 수명이 1백억년이므로 R값은 10으로 추정한다.

다음 항목는 ${f}_{p}$는 별 중에서 행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p는 planet을 의미함). 별의 형성이론에 따르면 원시성운으로부터 태양 정도의 질량의 별이 탄생할 때 행성계를 가지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원시성운이 회전운동에 의해 납작한 원반을 형성하고 그 원반에서 행성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형 별의 반은 쌍성을 형성하는데, 이때는 행성계를 만들기가 어렵다. 예를들어 우리 태양계도 목성이 더 많은 가스와 먼지를 끌어 들여 별(스스로 수소를 태워 핵융합을 일으키는 항성)이돼 ,태양과 쌍성을 형성했다면 지구와 같은 행성계는 형성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f}_{p}$의 값은 매우 낙관적인 경우 0.5, 비관적인 경우 0.1의 값을 갖는다.

태양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Pic(베타픽토리스)는 광학망원경으로 원반모습이 확인된 유일한 별인데 , 적외선천문위성(IRAS)의 관측결과도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 이 별의 원반지름은 1천AU(1AU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 약 1억5천만㎞) 정도이며 태양계에서처럼 안쪽에서는 먼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바로 이곳이 행성이 존재하는 곳. 최근 천문학자들은 이 별은 혜성과 함께 최소한 행성이 둘 이상 존재한다는 관측결과를 내놓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또한 작년 미국 펜실베이니어 대학 알렉산더 볼츠만 교수는 태양에서 1천2백 광년 떨어진 펄사(강한 전파를 내는 맥동성)를 아레시보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결과 1 백만분의 6초마다 한번씩 펄스를 방출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펄사 주위에 회전하는 물체(행성)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

볼츠만 교수는 이 펄사 주위에 3개의 행성이 존재한다고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이처럼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예견됐던 태양계 밖 행성의 존재가 점차로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f}_{p}$의 값은 점차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n}_{e}$는 행성계 내에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 수.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이란 우선 표면이 단단한 지구형행성이어야 하며 별(태양)과의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 있어 생명체가 의지할 수 있는 적정한 에너지가 공급되어져야 한다. 또한 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나 수증기를 포함한 대기가 있어 쾌적한 기후가 유지되여야 한다.

행성이 지구와 같은 기후를 지탱하고자 한다면 모성(母星)에서 받는 에너지가 현재 지구가 받는 에너지의 0.9배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행성은 얼어붙고 만다. 또 모성에서 오는 에너지가 지구가 받는 에너지의 30% 이상이 넘어서면 지구의 기후와 같은 절묘한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이를 모성에서의 거리로 환산한다면 0.85-1.05AU. 아주 좁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 계산대로라면 태양계내에서는 지구밖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없다(금성 0.72AU, 화성 1.52AU).

태양계 전체의 크기가 40AU이므로 앞에서 이야기한 0.85-1.05AU의 범위를 확률화하면 1/200 정도. 그러나 행성은 주로 별 주위에 많이 생기므로 이 수치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태양계만 보아도 1.5AU 내에 9개중 4개가 몰려 있다. 이를 고려하면 ${n}_{e}$의 값은 대략 0.05-0.01의 값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R×${f}_{p}$×${n}_{e}$의 값은 대략 0.25-0.01의 값을 갖는다. 이를 해석해보면 생명이 생존하기에 적당한 행성을 가진 별이 1년에 0.01-0.25개 태어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천문학적 지식에 근거해 지적문명의 가능성을 추적했지만 이제부터는 상황이 다르다. 생물학자들은 앞에서와 같은 조건을 갖춘 행성에는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은 필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생명은 그처럼 쉽게 생겨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f}_{l}$(l은 life의 첫자)은 1-0.01까지 다양한 범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1이란 조건을 갖춘 행성에서 100% 생명체가 발생한다는 뜻이며 0.01은 생명이 탄생할 확률이 1%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f}_{i}$는 생명체가 지적문명체로 진화할 확률. 이 또한 진화생물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상당히 엇갈리는 부분. 미생물만 생기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지적인 생물이 태어난다고 할 때 이 값은 1이다. 그러나 지능을 가진 생물은 우연찮은 사건의 축적을 통해 출현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작은 값이 될 것이다. 지구의 역사속에서 보면 10여번 정도의 대절멸이 있었으며 이 때마다 생물은 한단계씩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들은 고려할 때 ${f}_{i}$의 값은 0.01 정도. 즉 생명체가 탄생해 지적문명체로 진화할 확률은 1%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f}_{c}$는 지적문명체가 다른 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통신기술을 가질 확률을 의미한다. c는 통신(communication)의 첫 글자. 지구 문명은 20세기 초까지 다른 별과 통신할 만큼의 문명을 발달시키지 못했다. 여기에는 좀더 복잡한 문제가 숨어져 있다. 즉 행성계 내에서의 통신과 행성계를 벗어난 별 사이의 통신은 별개의 문제. 현재 지구문명이 태양계 내의 행성간 통신기술은 확보했다고 보지만 태양계에서 수만 광년 떨어진 별까지도 우리의 의사를 전달할 만큼 확실한 통신수단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f}_{c}$는 0.1-0.5의 값을 취한다.

마지막 L(length)은 기술문명이 존속하는 기간(단위:년). 진화된 문명이 영원히 존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류문명만을 생각해보아도 기술문명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백년밖에 되지 않는데 핵전쟁이라든가, 환경파괴와 같은 인공적인 요인과 화산활동 소행성충돌 등 자연적 요인에 의해 자멸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따라서 L의 값을 아주 짧게는 1백년으로 잡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만이 아니고 절멸의 원인을 미리 알아내 이에 대처하는 힘을 기를 수도 있다. 예를들어 인류가 가까운 시일 내에 태양계 내에 우주식민지를 개척한다면 지구의 환경파괴가 인류의 절멸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L은 1백년-1백만년 사이의 넓은 값을 취할 수밖에 없다.

수개에서 10만개?

이제까지의 항수를 모두 구하여 곱한 값은 우리은하 속에 있을 수 있는 인류와 동일한 문명수(N)가 된다. 이 수치는 얼마나 될까. 과연 우리은하 내에 우주인은 어느 정도 전재할까. 낙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지구밖문명의 수는 10만개를 가뿐히 넘는다. 1천억개의 별 중 10만개(1백만개의 별 중 하나꼴로 지적문명체가 존재)가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수치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행성천문학자이며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은 드레이크방정식에 자신의 믿음대로 숫자를 대입해 1백만개라는 답을 발표한 바도 있기 때문에 10만개가 결코 황당한 숫자는 아니라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주장.

비관론자들은 우리은하 내에 지적문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0.00001개란 0개나 마찬가지. 이 입장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미 우리은하 내에 하나의 지적문명(인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1 이상의 답은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조심스러운 보수론자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놓은 천문학 생물학 등의 지식과 문명론의 입장에서 최소한의 가능성만을 따져 수개-10개 정도의 지적문명체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드레이크방정식은 수학이나 물리방정식이 아니다. 입장에 따라 시각에 따라 취하는 숫자가 많은 차이가 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라도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고유한 해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드레이크방정식의 묘미다. 앞으로 드레이크방정식의 해답이 좀더 객관성을 가지려면 각 항목마다 연구들이 진행돼 방정식의 오차(불확실성)를 낮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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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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