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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층·생성기원 따라 물에도 나이가 있다

물순환적으로 볼 때 어떤 한곳의 상태만 탓할 수 없이 순환계 내의 모든 물의 질이 좋아야만 깨끗하고 맑은 물을 얻을 수 있다.


지하수는 땅속으로 서서히 스며들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깨끗하고 일정한 온도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하수에는 여러가지 화학성분이 용해돼 있으므로 사람에게 대단히 유익하다. 그러나 최근 대도시의 지하수는 음용불가능한 상태로 오염돼 있다.

환경의 질적 변화로 인해 지구적 규모의 생태계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여름철이면 물에 대한 오염문제가 연례행사처럼 등장하고 있으나 해를 거듭함과 동시에 사람들은 물에 대해 3백65일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이지 않는 물 지하수

물은 지구상에서 고체 액체 기체의 상태로 존재하며, 물리적 화학적 특징을 가지는 물질이다, 화학식으로는 ${H}_{2}$O, 즉 1개의 산소와 2개의 수소분자로 이루어진 간단한 물질이지만 물같이 대단한 위력을 가진 물질도 드물다.

물은 장소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이 다르며 크게 지표수와 지하수로 구분하고 있다. 지표수는 땅위에 있는 물로서 강물 호수물 저수지 물 댐 등 언제나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상태의 물을 말한다. 지하수는 포괄적으로 말해서 땅 속에 있는 물, 즉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구체적으로 지하수에 대한 개념은 지하대수층의 물을 지하수라고 부른다. 그럼 지하의 상태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들이 생활하고 있는 표면은 대부분 부드러운 흙(다공질매체)으로 돼 있으며 지하로 내려갈수록 여러 층과 더불어 돌멩이 썩은 층 그리고 돌멩이(암석)층으로 돼 있다. 이런 상태로 된 지층에 지표수가 서서히 땅속으로 스며들어 물을 많이 그리고 잘 통과시킬 수 있는 지층이 만들어지면 그 물은 지하의 어떤 층보다 물을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 이런 층을 대수층 또는 수맥이라 부르는데, 바로 이것이 지하수다.

'지하수는 땅속으로 서서히 스며들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깨끗하고 일정한 온도를 갖고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한 물속에는 여러가지 화학성분이 용해돼 있으므로 사람에게 대단히 유익한 물질이어서 우리들이 물을 마실 때는 지표수보다 지하수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도시의 지하수는 도시기반시설 및 경제활동으로 인해 음용불가능한 상태로 오염돼 있다.

우리들은 물이 무한한 물질이라고 인식하고 있을지 모르나 실제로 물은 지구상에서 유한한 물질이다. 무한하게 생각되는 것은 물이 장소를 따라 움직이면서 순환하기 때문이다. 즉 비가 하늘에서 내리고 있을 때 하천물이 늘어나 홍수를 이루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증발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태의 변화가 지구상에서 쉬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수문순환 또는 물순환과정이라고 한다.

지표수가 좋으면 지하수도 좋다

일정한 지역의 물량에 관해 언급할 때는 물의 수지로 나타낸다. 즉 물이 들어오는 양과 나가는 양, 물이 도중에서 없어지는 손실량 등을 구분해 식으로 정리한 것을 물수지라 한다.

강우의 총량(P)=하천으로 흐른 양 (S)+지하로 침투한 양(I)+증발량(E)

위의 식을 기호로 간단하게 표현하면 P=S+I+E가 되며 증발량을 알고자 할 때는 E=P-S-I로 하면 된다. 또 지하수로 침투한 양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지역에 일정기간 동안 내린 비의 총량 중에서 하천으로 흘러간 것과 증발해 없어진 양을 빼면 된다.

이렇게 지구의 장소에 따라 물이 움직이는 상황을 물순환이라 하며 이 과정에서 지하수가 존재한다. 또 지하수는 지표로 흘러나와 순환을 계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물순환과정을 생각할 때 들어오는 물이 좋아야 나가는 물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말은 바로 지표수가 좋으면 지하수도 좋다는 의미다. 따라서 물순환적으로 볼 때 어떤 한곳의 상태만 탓할 수 없이 순환계내의 모든 물의 질이 좋아야만 깨끗하고 맑은 물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하수는 지하의 다공질매체(흙, 썩은 돌, 돌틈)을 지나면서 스스로 정화돼 지표수보다 깨끗한 물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물순환과정의 산물이다.

1인당 평생 55t의 물이 필요

매일 새벽마다 줄지어 약수터에서 길어 온 물은 서로 다른 지하수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오늘 아침 마신 약수터 물은 어린애와 같은 물일 수도 있다. 지하수에 나이가 있다면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이는 앞에서 언급한 즉 지하수 순환시간을 말하는 지표다.

지표에서 땅속으로 들어가는 빗물을 나이가 없는 0살이라고 할 때 땅속에 서서히 들어가서 지하게 머무르다 지하수로 나오는 데 10년이 걸렸다면 이 지하수의 나이는 10살이 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점토층(점토의 입자는 0.001㎜)으로 이루어진 지층 1m를 물이 침투하는 기간은 무려 1-2년이나 걸린다. 돌(암석)을 뚫고 들어가는 데는 물론 이보다 더 오래 걸린다.

이렇게 물은 오랫동안 땅속에 스며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깨끗하며 또한 여러가지 성분을 녹여서 포함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마신 물은 서로 연령이 다르다. 물은 낮은 연령보다 오래된 연령의 것을 마시는 게 좋다.

물의 나이 측정은 어렵다. 왜냐하면 물에 어떤 표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의 분자식이 ${H}_{2}$O이므로 H의 동위원소계열을 이용한다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동위 원소중 물과 함께 움직이는 3중수소(트리치움)의 농도를 분석하면 물의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순환이 비교적 빠른 물은 트리치움을 이용할 수 있으나 오래된 물 즉 화석수 등은 탄소를 이용해 물의 나이를 알아낸다.

호주 대찬정분지의 지하수는 4만5천년이나 된 물이라고 수문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북극 또는 남극대륙에 있는 빙하시대 얼음이 녹아나온다면 그 물의 나이는 수십만년이 될 것이다. 물의 연령은 물의 움직이는 속도를 아는 중요한 것으로 물 개발과 관계가 많다.

한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일 약 2.5ℓ의 물이 필요하다. 이중 1일 외부에서 섭취하는 물은 약 2ℓ 정도이기 때문에 1년이면 약 7백30ℓ 가 소요된다. 일생을 75세라고 한다면 평생동안 약 5만4천5백ℓ, 즉 55t의 물이 필요한 셈이다. 다시 말해 사람 한 명은 일생동안 55t의 폐수를 배출시키는 오염원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땀에는 염분이 들어 있으며, 침 콧물 눈물 소변 대변 등에는 균이 다량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를 지구적 규모에 비하면 인간의 존재는 대단히 미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WHO보고에 의하면 음용수 및 취사용으로 1인당 5ℓ, 목욕용으로 40-50ℓ 가 필요한 데, 농업국일 경우 1인당 1백ℓ, 공업국일 경우 1인당 4백-5백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 이외에도 유지용수 산업용수 소방용수 공공용수 등 물의 용도는 다양하다. 이런 물은 사용 후 생활하수 공장폐수 농업폐수 등의 형태로 배출되므로 수질의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하수 시스템


미래의 지하수는 어떻게 될까

최근 환경처가 전국지하수수질을 조사한 결과 약 17%가 음용수 수질기준에 부적합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하수의 특성상 지역에 따라 오염상태가 다른 것인데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오염됐다는 발표는 그렇게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된다. 물론 도시지역의 지하수는 말할 나위 없이 오염됐다. 그러나 우리 국토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그렇게 많지 않다.

지하수는 원천적으로 오염발생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오염을 방지하는 최적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하수를 포함하는 지층의 수리적 특성과 오염물질의 성질을 파악해 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첫째, 수리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오염된 곳의 지층의 두께, 그 층을 이루고 있는 다공질매체의 입자크기, 지층형성상태와 지층의 경사도, 투수계수 저류계수 지하수유선방향, 지하수의 흐름속도 대수층의 두께 등 수문학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둘째, 지하수를 오염시킨 물질의 특성 및 급류를 파악해 다공질매체에 오랫동안 잔류하는지 또는 쉽게 이동하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이처럼 두 가지 사항이 파악된다면 실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대표적 작업중 하나는 오염지하수가 확산되지 못하게 방지하고 오염된 지하수를 양수(揚水)해 처리하면서 계속적으로 인공지하수를 주입, 양수를 반복해야 한다. 또 한가지 방법은 지하수가 토양과 함께 흡착돼 있다면 오염된 지층을 아예 제거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염제거는 지표수보다 지하수가 수십 배나 더 어렵다. 지하수의 움직이는 속도는 대단히 느리기 때문에 자연적 회복 또한 느리나 인공적 오염제거는 비교적 빠르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환경오염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머지않아 지표수를 수원으로 하는 음용수의 수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게다가 그러한 수질을 정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엄청날 것이므로 지표수는 중수도의 개념이 적용될 것이다. 물은 순환하는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에 순환과정에서 오염이 발생되면 순환계 전체가 오염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하로 침투하는 오염수는 지층의 특성상 대단히 느린 속도로 침투하며 침투과정에서 자정돼 대수층에 이를 때는 수질이 좋아진다. 이런 메커니즘에 의하면 지하수는 지구상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오염되는 수자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우리들은 집단적으로 물공급을 받아 오고 있으나 환경오염이 더욱 확산된다면 과거와 같이 물을 찾아 주택과 공장을 짓고 집단물공급은 중수로, 지하수원은 음용수로써 한 집에 서로 다른 물 파이프가 가설될 것이다. 그러므로 물의 종류가 다양화되는 사회 구조를 이룰 것이며 건강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등장할 것이다.

지하수오염은 국지적 오염이 지역적 지구적 규모로 확산되므로 오염원을 발생시키지 않는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는 물을 재이용 또 재이용해야 하며 버릴 때는 정수해 버려야 한다. 이렇게 해야 미래의 물자원의 질적 보호가 이루어질 것이다.

좋은 물의 환경조건

좋은 물이라 함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물의 용도에 따라 좋은 물의 개념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음용수로서의 물, 농업용수로서의 물, 공업용수로서의 물 등은 제각각 그 필요 성분을 달리할 것이다.

또한 물은 물이 흐르는 지역의 지질조건에 따라 그 성분을 달리한다. 물은 그 주변지역의 암석과 토양에서 구성성분을 용해시키므로 암석의 구성성분이 다른 화강암지대 화성암지대 석회암지대 퇴적암지대 등의 물은 각각 다른 성분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물의 성분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질조건이며, 이는 물의 맛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좋은 물은 곧 맛있는 물과 일맥상통하므로 맛있는 물이 어떤 물인지 생각해보자.

맛있는 물의 조건이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나 필자의 생각으로 맛있다고 생각되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광물질에서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의 전체 농도가 1백PPM 정도일 때 최적의 맛을 낸다.
둘째, 경도는 탄산칼슘과 탄산마그네슘의 합계가 50PPM 정도가 적당하나 마그네슘이 많으면 쓴 맛이 난다.
셋째, 탄산이온은 흘러나오는 샘물 지하수 얕은 우물 등에 다량 포함돼 있다. 탄산이온이 녹아 있는 물은 신선하고 산뜻한 감미를 준다. 적당한 농도는 3-30PPM정도가 적당하다.
넷째, 산소는 5PPM정도가 적당하다. 이 이하는 유화수소 또는 철분의 맛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므로 맛이 없다
다섯째, 온도는 10-15℃가 최적의 맛을 낸다.

이상이 맛있는 물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유기물 오염이 심하고 이상한 냄새가 심하며 유화수소와 잔류염소가 0.4PPM 이상이거나, 그 외에 염분 금속이온 등이 물에 용해돼 있으면 물맛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좋은 물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물의 주변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좋은 물을 얻기 위한 환경조건으로는 무엇보다도 취수를 원하는 지역의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생활하수가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방출되는 경우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인분을 그대로 비료로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화장실의 정화조가 설치돼 있지 않아 그대로 토양 중으로 방출되거나, 축사에서 동물의 분뇨가 정화되지 않은 채 토양 중으로 방출, 지중수의 이동에 따라 하천으로 유입돼 토양 오염 하천오염 및 더 나아가서는 해양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음은 농약으로 인한 오염원이 존재하는 경우다. 토양에 뿌려진 농약은 토양 입자에 흡착이 잘 일어난다. 따라서 물에 의해 쉽게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오랜 기간 토양중에 잔류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의 심각성을 가중시킨다. 경제발전 이후 골프장 건설붐이 일면서 제초제 사용으로 인한 농약 오염문제도 심각하다. 골프장은 그 면적이 넓은 특징을 지니므로 넓은 면적에 동시에 뿌려지는 제초제는 수질오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중금속을 방출하는 공장이 위치해 있는 경우가 있다. 6가 크롬이나 수은 카드뮴 등과 같은 중금속은 수질을 오염시킬 뿐더러 인체에 축적됐을 경우 인간 및 물고기 등에 각종 이상현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위의 오염원을 고려할 때 수질오염원은 거의 인간에 의한 것이며 대부분 지표에 그 오염원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좋은 물을 얻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지하수의 개발을 들 수 있다. 지하수는 지하 깊은 곳의 대수층에 흐르는 물로서 인간 생활과 격리돼 있으며, 지표의 물이 지하층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대부분의 오염원은 자연의 자정작용에 의해 정화돼 양질의 물이 흐르고 있다. 또한 앞에서 이야기한 맛있는 물의 조건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하수의 개발에는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므로 이를 통해 지하수를 개발, 음용수로 이용함으로써 보다 양질의 물을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물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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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정경택 기자
  • 최무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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