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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라고하면 '프리섹스의 나라'라는 인식이 일반화되어있다. 젊은 여성이 누구나와 같이 잠을 잔다고 듣고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갔다가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아 실망하고 돌아왔다는 얘기도 있다.

프리섹스에 오해많아
 

세계10여개국의 성교육 교과서^섹스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것은 민족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프랑스와 미국의 성교육 교과서에서). 북구지방의 책에는 특히 민족차별을 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웨덴의 책에서는 몸의 각부위중 생식기를 이상하게 보지않도록 가르치고있다.


그것은 프리섹스에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생긴것이겠지만 거꾸로 말하면 이런 편견이나 오해가 생긴것은 스웨덴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서 성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할 수있다.

이미 옛날얘기에 속하지만 스웨덴이 포르노 금지해제, 피암약 자유판매 ,자유로운 동거생활…등으로 새로운 성해방을 실시하면서 성혁명의 깃발을 높이 든것은 195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서였다. 이윽고 전세계가 이 소용돌이에 말려들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스웨덴에서 추진했던것은 성혁명만이 아니다. 중요한것은 동시에 성교육도 철저히 실시한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세계 성교육의 모범이 되었으며 이 성교육 속에 그들의 성에 대한 사고방식과 태도가 담겨있다.

스웨덴의 성교육이란 어떤것인가. 그리고 실제로 학교에서 어떻게 실시되고 있는가.

스웨덴의 성교육은 실용적인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교육시기가 빠른것이다. 빠른곳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시작한다. 세째로는 긍정적인 성교육이라는 점이다.

중학생수준 성교육의 제1장은 피임에서 시작된다. 보통 다른 나라에서는 몸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서나 수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등으로 부터 시작하지만 그들은 그런것은 국민학생 과정에서 이미 끝난다. 최근 각국 고등학교에서 피임교육을 하는곳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것은 대개 피임방법에는 어떤 종류가 있다는등의 지식주입식이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다르다. 느닷없이 콘돔사용법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교사가 모형에다가 실제로 사용해보이는 것이다. 자동차운전교육에서 말한다면 구조보다는 실제의 운전방법을 중시하는 교육이다. 그들은 그것을 '과학적 객관적'이라고 보고있다. 그리고 될수있는대로 빙둘러하는 간접표현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학교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국민학생에게 구체적으로 피임방법을 가르치는것은 아니고 지식으로서 가르친다. 어린아이가 어떻게해서 생기는가에 대해서도 그림 해설 등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면 국민학교 고학년(10~12세)의 교과서를 펼쳐보면 침대위에 전라의 남녀가 포개져있는 그림이 나온다. 아래에 있는 여성은 무릎을 세워 벌리고 팔을 위쪽 남자의 목에 감고있다. 이런 그림을 보이면서 교사는 성교육에 대해 설명하는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섹스를 하고 싶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때 '서로 사랑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이런점이 다른나라의 성교육과의 차이점이다.

실제를 가르친다.

그러나 섹스를 어린이들이 알고나면 그야말로 잠든 아이를 깨워 일으키는 격이 되지 않을까. 이점이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다.

당연히 해보고싶은 충동이 생길것이다. 그러나 이때 주의를 환기시킨다. 너희같은 나이에는 아이가 생겨도 기를 수 없으므로 기다리는것이 현명하다는 식으로. 그리고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것을 설명한다. 수정한 난자가 어머니의 태안에서 차츰자라고 그에따라 배가 커진다는 것을 그림도 보여주며 해설한다. 이럴때 용어를 서투른 수식어로 표현하는 일은 거의없다.

출산광경도 있는 그대로 실려있다. 병원 침대에서 어머니가 양쪽 무릎을 크게 벌리고 있고 어린아이가 머리를 내밀고 있는 그런 그림이다.

그러나 고등학생용은 이보다 훨씬 더 리얼하다. 예를 들면 성교육 부교재로 가장 유명한 '벤트. H.크레손'이 쓴 '소년과 소녀, 남자와여자' 같은 것이다.

콘돔을 끼는법, 페서리를 넣는 방법, 그리고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방법등이 남녀나체사진과 함께 설명되어있다. 또 패팅의 기교에 대한 해설도 있다. 강열한 것은 남녀의 성교 광경사진이 게재되어있는 것이다. 침대에 누어있는 젊은 여성이 가랑이를 크게 벌려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는것을 위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중년남녀가 선채로 행위를 하고 있는 사진등 여러가지가 있다. 거기다 애무와 강간당하게 되었을때의 대처방법까지 해설되어 있다.

이 책은 스웨덴의 이웃나라 덴마크에서 1968년에 처음으로 간행된것이다. 덴마크도 스웨덴도 성혁명과 성교육에 있어서 그 역사와 내용이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당시 너무 노골적이고 거리낌 없는 내용때문에 세계는 물론 자국에서 조차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러나 이런 현상 만을 보고 놀래서는 안될것이다.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도 젊은이들의 감정을 쓸데없이 자극하거나 잠든 어린이를 무리하게 깨우는것을 목적하고있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서 그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것이다.

북구의 풍토를 이해해야

그들은 어떤 일이나 경험주의적이다. 그것은 북쪽의 냉엄한 풍토와 가난한 농업국이었던데서 배양된 성격이 성교육에 반영된것이다. 그리고 1년의 반이상이 어둠과 눈에 갇히는 자연이어서 북구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고독을 두려워한다는것도 그 한 이유다.

고독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들은 한사코 인간끼리의 맺음을 구한다. 북구인 만큼 진지하게 인생의 동반자를 희구하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섹스도 인간끼리의 맺음의 표현이다. 단순한 성기와 성기의 결합만이 아닌것이다 그러므로 성교육도 성기 수준의 교육만은 결코 아니다. 인간교육으로서 시행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성교육의 여러방향에서 강조되고 있다.

예를들면 교과서에 있는 출산에 대한 항목이다. 여기에는 어머니 옆에서 아버지가 애쓰고 있는 장면이 그려져있고 이것이 가족이라는것을 가르친다. 그리고 어린이는 부모의 바람속에 태어나는 것이라는 이미지도 심으려고 힘쓰고있다. 이밖에 섹스의 심리면에 대한 교육에 힘쓰고 있는것도 인간교육이라는 증거이다. 특히 남녀의 심리적 차이를 상세히 설명한다. 즉 남녀가 같은 행동을 취했다해도 남자와 여자는 감정이 다르다. 여성이 가벼운기분으로 키스에 응했다해도 남자는 그것만으로는 끝나지않고 반드시 다음단계를 바란다는 것을 가르친다. 다음으로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 싫을때는 분명히 싫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주의시키고있다. 이렇게 남녀감정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어떻게 하면 남녀가 잘 조화될수 있는가를 찾아가게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스웨덴에서는 '성교육'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공동생활사업'이라는 표현을 쓰자는 새 제안이 있었다. 즉 남자와 여자끼리 뿐만 아니라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도 포함하여 함께 살아가는것을 연구하자는것이다. '섹스는 그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하고 성교육의 일선에서는 점점 인간교육으로서의 면을 강조하고있다.

남부유럽은 반대의 엄격함
 

스웨덴의 성교육 포스터. 중학교나 고등학교 도서실에 붙어있는것이다.


이런 북구에 비해 그밖의 유럽여러나라의 실정은 어떠할까.

선진제국은 북구의 영향을 받아 거의 같은 수준에 있다. 영국은 미국과 같은 교과서를 사용하며 역시 남녀의 섹스신을 보여주면서 사실을 사실로서 전하려고 노력하고있다. 서독은 10여년전까지만해도 성 의식면에서 극히 보수적이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있다. 북구의 무릎아래에 있어 그 파도를 정면으로 받았으며 성적고뇌로 인한 젊은층의 자살이 속출한것, 중절에 의한 위험의 증가들이 큰 계기가 되었다.

다만 선진국 중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약간 뒤떨어져 있다. 그것은 카톨릭의 영향때문으로 피임약 판매도 허가하지않고있다.

프랑스에서는 몇년전에 시골학교의 여교사가 임신으로 불쑥나온 배를 학생이 만져보게하면서 성교육을 한일이 재판을 받는 사태를 빚은 일이 있다. 프랑스 전국에서 성과 성교육을 둘러싼 논쟁의 소용돌이가 일어나 재판결과는 여교사 편에 유리하게 끝났다. 그러나 그 직후 여교사 앞으로 문교부에서 경고장이 날아와 문제의 뿌리깊음과 복잡함을 재인식케하였다.

유럽에서 성적억압이 가장 강한 곳은 카톨릭 전통이 강한 아일랜드이다. 아일랜드에서는 혀를 상대의 입속에 넣는 키스도, 유방에의 키스도 변태라고 생각하는 지방이 아직도 있다고 한다. 섹스는 상반신의 내의를 입은채 해야하며 전희는 입술이 스치기만하는 키스와 엉덩이를 쓰다듬는것 만이며 바로 행위에 들어가 빨리 끝나야 한다. 여성은 오르가즘을 알지못한다. 남자도 다른사람에게 나체를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섹스에 대한것은 아무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문화인류학자가 조사한바에 의하면 그리스도 아일랜드와 거의 같은 상황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처녀숭배가 엄연히 남아있어 미혼여성에게 섣불리 손을 내밀다가는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 물론 미혼여성 앞에서는 섹스에대한 얘기는 금지되어있다.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남자도 나체를 절대로 보이려 않으며 이때문에 목욕도 하지 않는 지방도 있다한다.

같은유럽이면서 거기에다 같은 기독교를 토대로하고 있으면서 성에 대해서는 한쪽은 열대, 한쪽은 북극으로 대조적인 것은 어째서일까.
재미있는 일은 이런 '성 후진국'에서 한편으로는 성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는 점이다. 엄격한 억압때문에 노골적인 사람들은 격렬한 섹스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한편 '성 선진국'인 북극에서는 성해방이후 오히려 역궤적을 더듬어가 지금은 사람들이 포르노에 흥미를 잃고 섹스숍도 거리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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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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