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들어서 전함은 자취를 감추고 항공모함과 잠수함이 주전세력으로 등장했다. 순양함과 구축함은 대형포 대신 미사일을 장착한 유도탄함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1961년에는 세계 최초로 원자력 항공모함 롱비치호가 등장, 이후 해군은 미사일함 핵추진함 항공모함 잠수함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원 전 2000년경 지금의 레바논지방에 정착한 페니키아인들은 조선 항해 무역과 개척에서 크게 활약해 그리스가 일어날 때까지 이른바 바다의 왕자로 군림, 전성기를 누렸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선과 식민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를 2단으로 설치하고 선수하부에 예리한 충각을 지닌 갤리선을 건조·유지했다.
기원 전 5세기 초에 페르시아를 격파하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했던 그리스는 비록 자체적으로 갤리선을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지중해 전역에 갤리선을 보급하는 데 크게 기여 했다. 9세기를 전후로 북유럽의 게르만인(바이킹)들은 10-16개의 노를 가진 1단의 범노선으로 거친 북해를 무대삼아 유럽일대를 석권하기도 했다. 로마의 멸망과 더불어 자취를 감췄던 군용 갤리선은 9세기 말부터 다시 등장해 16세기에 이르기까지 지중해연안 도시 국가의 주력 해군함이 됐다.
해군 대결이 전쟁승패 좌우
그러나 16세기에 들어서면서 베네치아 해군은 3개의 돛을 가진 범노선에 대포를 장비했다. 또한 15-16세기 무렵은 열강 간에 지리상의 발견과 발견된 영토를 둘러싸고 해상에서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시작된 시대로서 16세기 말에는 갈레온이라는 새로운 군선이 등장하게 됐다. 갈레온은 포를 상갑판은 물론 하갑판에도 설치해 사격할 수 있는 이른바 현측포를 설치한 군선이다.
1588년 영국과 에스파니아는 양국간에 치열한 해전을 치르게 됐었는데, 이때 에스파니아군은 대구경 단거리포를 장착한 대형함이 주력이었고 반면에 영국군은 빠르고 중구경포를 더 많이 장비한 갈레온이 주력함이었다. 영국과 에스파니아의 해전에서는 처음부터 포격전으로 접전한 결과 영국해군이 에스파니아의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이후 바다의 왕자로 군림하게 됐다.
17세기에 들어서는 군함과 상선이 보다 명확하게 구분되기 시작했으며 19세기에 이르러 동력선이 개발되면서 군함은 크게 발전하게 됐다. 또한 철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철선과 강선이 등장했고 20세기에 들어서자 세계 열강들은 해군을 확장해 보다 좋은 새로운 군함들을 개발해 나갔다. 1904-1905년의 노·일전쟁에서 해군의 대결이 곧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게 되자 유럽 열강들은 순양함 어뢰정 잠수함 항공모함 등 새로운 종류의 함선개발과 함께 함정수를 증강, 해군력을 확장해 나갔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세계의 해군대국들은 거대한 대포를 장착한 전함을 건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전함의 예로는 배수(排水)t수 7만t에 18인치 포 9문을 장비한 전함 야마토를 들 수 있는데 이 포는 포탄의 무게만도 1.5t에 달하고 포의 사정거리도 무려 42㎞에 이르는 당시 세계 제1의 전함이었다.
제2차 대전 초기에 연합군과 독일군과의 전투는 주로 육상전투와 항공전으로 일관했는데, 독일해군은 대형함정의 수적 열세로 인해 함대간의 정면대결을 피해 처음부터 잠수함(U보트)작전을 펴 상선의 파괴에 나섰다. 그러나 한편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은 주로 해상대결이었다. 그것도 함대간의 결전이라기보다 군함과 함께 항공기간의 치열한 전투였다. 1941년 12월 10일 말레이시아해전에서 영국 최대의 전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즈호가 격침된 것도 해군 항공대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고 태평양전쟁의 승패를 가름하는 미드웨이 해전에서도 미국의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항공기에 의해 일본함대가 대파당함으로써 반세기 동안 지배해오던 거함·거포주의가 막을 내리고 항공모함이 전함의 지위를 대신하게 됐다.
1960년대 들어서 해군력은 크게 변모했다. 전함은 자취를 감추고 항공모함과 잠수함이 주전세력이 됐으며, 순양함과 구축함은 대형포 대신 미사일을 장착한 유도탄함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1961년에는 세계 최초로 원자력 항공모함 롱비치호가 등장하기에 이르러 이제 해군은 미사일 핵추진함 항공모함 잠수함시대로 접어들었다.
현대식 군함의 구조와 탑재장비
군함의 구조 및 탑재장비는 군함의 종류 및 규모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여기서는 전투함정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사항만을 기술하고자 한다. 현대의 군함은 기본적으로 목표물을 탐지·식별하기 위한 레이더, 소나, 적의 레이더 또는 통신장비로부터 발생하는 신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들 장비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자전장비, 유도탄 함포 어뢰 등의 무기, 항법장치, 지휘 통신에 필요한 장비 그리고 이들의 운반체인 선체와 추진기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더는 송신된 고주파전파가 항공기 함정 유도탄 등의 물체와 충돌해 반사될 때 발생하는 도플러효과 또는 물체와 주변환경과의 대조에 의해 발생하는 전파강도의 차를 이용한 것으로 목표물의 위치정보(방위 고도 거리)를 알아낼 수 있는 장비다. 한편 수중에서는 감쇄율이 큰 전파를 이용할 수 없고 다만 잠수함이나 수상함정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파를 탐지하는 소나를 이용한다. 전자전장비는 적의 레이더나 통신장비가 발생 시킨 전파를 탐지해 레이더의 특성, 전파 발생지점, 통신내용 등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유사시에는 이들 정보를 이용해 적의 레이더나 통신장비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유도탄 함포 등의 무기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함정에서 운용하는 유도탄은 대공 유도탄, 함대함 유도탄, 함대지 유도탄으로 구분되며 사거리 및 유도방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함포는 그 기능이 대공방어로부터 대함사격까지 다양하다. 유도탄이 등장한 이래 거대한 대포는 지양된 반면 항공기 및 대함 유도탄의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단거리 대공포의 효용성이 점증되고 있다. 어뢰는 소나와 마찬가지로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음파를 이용하거나 레이더와 같이 음파를 발생시켜 목표물을 탐색 추적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무기다. 따라서 어뢰도 유도의 원리를 이용하므로 수중에서 작동하는 유도탄으로 볼 수 있다.
항해장치는 함정 자체의 위치정보를 수집 할 뿐만 아니라 함정을 구동시키는 추진기관을 통제한다. 추진기관은 동력을 발생시켜 함정을 구동시킬 수 있는 일련의 기계장치와 설비로서 통상 디젤기관 터보기관 그리고 원자력추진기관으로 구분된다.
지휘 통제장비는 레이더 소나 전자전장비 항해장치 등으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종합해 지휘관에게 전달하고 지휘관은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대응방안을 찾게 되므로 결국 항해장치 및 무기를 통제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신의 전투함에는 이 지휘 통제계통을 자동화해 함정에 대한 항공기 유도탄 어뢰 잠수함 등의 위협을 컴퓨터가 분석하고 무기의 발사통제를 곧바로 하는 시스템까지 개발해 함정에 적용하고 있다. 자동화된 지휘 통제시스템의 대표적인 예는 이지스 (Aegis)시스템을 들 수 있는데, 이 시스템은 1980년대 초 미국과 이란과의 적대관계가 지속될 무렵 페르시아만에서 이란 민간여객기를 자동발사된 미사일로 격추시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순양함 구축함 등 무기배치를 중심으로 설계된 전투함정에 비해 항공모함은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 갑판과 격납고, 지휘 및 통제탑을 중심으로 설계됐으며, 승무원을 위한 숙소뿐 아니라 백화점 병원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재래식 잠수함은 선체와 추진기관, 어뢰를 중심으로 한 무기저장고 및 발사대 소나 레이더 등의 탐지장치로 구성돼 있어 수상함정보다 구조가 간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규모가 큰 핵잠수함은 핵추진설비 및 전략무기를 탑재해 수상함정에 못지 않은 복잡한 대함전투체계를 갖춘 경우도 있다.
함정의 명칭은 함정규모 및 특성에 따라 분류되지만 분류기준은 각각의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미국 해군성의 군함분류에 따르면 군함은 전투함, 기타 전투함, 전투주정 그리고 보조함으로 구분된다. 전투함에는 항공모함 수상전투함(전함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등이 있으며 기타 전투함에는 초계함 상륙함 기뢰함 등이 있다. 그밖에 보다 작은 규모의 초계주정 상륙주정 기뢰주정 등과 이들 전투함정에 물자나 수리용역을 제공해주는 보조함이 있다.
군함의 종류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 각종 신예기 90여대를 탑재하는 10만2천t급의 공격용 초대형 핵추진 항공모함까지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헬리콥터와 상륙전부대를 탑재하는 헬리콥터모함, 대잠수함전을 위한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를 탑재하는 중형 항공모함도 등장해 다양화됐다.
순양함은 크기와 무장이 전함과 유사하지만 대신 갑판을 줄이고 속력을 크게 향상시킨 전투함으로 규모가 6천t급에서 2만5천t급까지 이른다. 구축함은 호위함을 지휘통제하는데, 통상 대잠수함전 대함정 및 대공방어무기를 종합적으로 탑재한 전투함으로 규모는 3천t에서 8천5백t 정도에 이른다. 이들 함정은 전투함 및 지휘통제함으로서 다양한 작전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날 항공모함을 보유하지 않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들 함정을 주력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호위함으로는 프리깃함 고속호위함 콜베트 등이 있으며 규모는 1천t에서 5천t에 이르는 것도 있다.
초계함은 이들 함정보다 작은 규모로서 구축함의 호위함 또는 고속정의 지휘함으로 운용되고 있다. 기뢰함은 기뢰의 부설 또는 이들 기뢰를 제거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함정으로 헬기를 탑재하거나 소형함정을 수반해 이들 함정을 지휘, 기뢰부설 또는 기뢰제거작업을 한다. 상륙함은 상륙병력 및 장비를 수송하는 함정으로 전함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함형 상륙함, 수직이착륙기 또는 헬기와 같은 기동력있는 장비를 탑재한 강습형 상륙함, 기타상륙함, 상륙주정 등이 있다.
잠수함은 수중작전의 은밀성 때문에 대잠수함전 대수상함전에 필수적인 함정으로 인식돼 있으며, 기뢰부설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공격작전뿐 아니라 방어시에도 유용한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잠수함은 소형인 경우 디젤기관, 대형인 경우 핵추진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며 핵추진 잠수함인 경우 속도가 빠르고 핵탄두를 장착한 함대지 미사일을 보유한 잠수함도 있다 이들 전략 함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잠수함은 원자력추진 핵잠수함이라고 불리며 은밀하게 위치를 수시로 이동하거나 적국에 근접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이 큰 전략적 병기로 인식돼 왔을 뿐만 아니라, 과거 소련의 핵추진잠수함사고로 인한 환경오염문제로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적도 있다.
군함의 발전추세
현대전은 유도탄 중심의 대공 대함 대잠 전자전상황이 복합적으로 전개될 것이므로 전투함정은 고성능 전투장비의 수용, 함정의 선형설계 개선 및 특수재료에 의한 함정의 스텔스화, 경제성이 우수한 다목적 함정 건조, 그리고 자동화된 전투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다. 함정에 탑재되는 유도무기는 보다 빠르고 은밀하게 목표물에 정확히 유도되는 시스템으로 발전한 것이며 유도탄의 등장 이후 존재가치를 잃을 뻔했던 함포는 최후의 방어 무기로 활용되며 대함 미사일방어용 무기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레이더는 탐지능력이 보다 개선되고 전자전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3차원 다기능 레이더로 발전할 것이다. 여기서 다기능 레이더란 목표물의 탐지뿐만 아니라 미사일을 유도하고 함포의 사격통제정보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레이더를 일컫는다.
항공모함은 대공미사일 함포 전자전장비 전투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구비해 자체 방어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또한 세계 해양대국들은 건조시뿐만 아니라 운영 유지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드는 항공모함을 보다 효과적으로 건조, 유지하기 위해 중·소형 다목적 항공모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전술적 가치 외에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륙함정은 원거리 작전용으로 헬기를 탑재한 대형함을 활용하며 기습작전용으로 공기부양선과 같은 고속 소형함을 건조·운용해 상륙작전시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작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기뢰전함은 점점 은밀화·고성능화되는 기뢰를 보다 정확한 위치에 부설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기뢰를 제거할 수 있는 정밀항법장비 및 처리장비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헬기를 이용해 먼저 작업을 할 경우 함정 단독작전시보다 효율적이므로 헬기를 탑재한 기뢰모함도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의 차후 개발추세는 운용성 및 은밀성 향상으로 요약된다. 즉, 잠수함의 외형설계 또는 내부경량화에 의해 운용성을 높이고 무반사재료코팅, 전기추진 방식채택 등으로 소음파의 반사·발산을 극소화함으로써 탐지 및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의 경우는 보다 안전한 잠수함개발에 치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잠수함에 탑재되는 장비도 점점 고도화돼 잠수함의 생존성 및 공격능력을 높일 것이다.
예를 들면 소나는 배열기법 신호처리기법의 다양화로 탐지능력을 개선해 나가는 반면 방해기만장비는 탐지·추적을 적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해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이다.
동서냉전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세계는 바야흐로 평화공존의 시대로 접어들었으나 국가간의 관계는 나날이 변화해 나가고 있고 아직도 세계도처에는 국지전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1980년대에는 이란·이라크전쟁, 포클랜드전쟁 등의 국가간 영토분쟁이 있었고 1990년대에 들어서는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걸프전이 치러지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유고슬라비아 소말리아 캄보디아 등의 내전사태에 유엔군이 개입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세계적 조류에 부합하기 위해 각국은 자국의 영해와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자위적 군사활동뿐만 아니라 유엔평화유지군 참여와 같은 군사외교활동을 펼쳐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도로 추구하려 하고 있다. 결국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은 자국의 지리적 여건, 국제적 위상, 국가적인 재원조달능력 등에 따라 자국에 적합한 최신의 함정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