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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엔트로피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다

에너지 변환과 보존

눈이나 비가 오는 것을 포함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물리적으로 보면 에너지 변환과정에 불과하다.

우리는 보통 사무실에서 사무를 보거나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는 것도 일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물리적개념으로는 '일'이 아니다.

물리적인 일은 힘이 작용해야 하고 그 힘으로 물체가 이동해야 한다. 자기집 담이 넘어질 것 같아서 하루종일 손으로 받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담이 이동하지 않았으므로 물리적으로는 일을 한 것이 아니다. 물체가 힘을 받아 직각으로 이동했다면, 힘이 물체의 이동에 기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시 물리적인 일은 0이다.

이를 수학적으로 표시하면, 물체가 힘과 θ의 방향으로 이동했을 때, 물체를 이동시키는데 기여한 힘은 작용한 힘의 COSθ배이므로 일(W)=힘(F)×이동거리(S)×COSθ라고 표시할 수 있다.

마찰력과 중력이 없다고 가정하고 물체에 일정한 힘 F를 가하면 그 물체는 등가속도 운동한다. 그렇게 하여 t초만에 S만큼 이동했다면 F=ma, v=at, S=(1/2)${at}^{2}$, cosθ=1 이다. 따라서 힘이 한 일 W=F×S=(ma)×(1/2)${at}^{2}$= (1/2)m${(at)}^{2}$= (1/2)m${v}^{2}$이다. 이 값을 운동에너지라고 하는데 힘이 한 일이 그 물체의 운동에너지로 나타난다.

지구의 중력장에서 질량 m인 물체를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mg만큼의 힘이 필요하고 이를 h만큼 들어 올렸다면 그 힘이 한 일 W=F×S=(mg)×h=mgh이다. 그 일은 물체의 위치에너지로 나타난다.

중력장이 아니더라도 용수철에 매달린 물체를 당기거나 압축시킬 때, 힘을 가해야하므로 역시 위치에너지를 갖게 되는데, 이를 탄성력에 의한 위치에너지라 한다. 즉 탄성계수가 k인 용수철을 x만큼 늘릴 때, 힘이 한 일 W=F×S에서 이동거리는 x이지만 용수철을 늘이는 힘은 용수철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증가한다. 아무리 빡빡한 용수철이라도(k값이 크다) 처음에는 힘이 별로 안든다. 또 느슨한 용수철(k값이 작다)도 많이 늘어난 상태에서는 힘을 크게 주어야 한다.

탄성계수가 k인 용수철을 x만큼 늘이는 데는 kx만큼의 힘을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x만큼 늘이는데 한 일은 힘이 연속적으로 kx까지 증가했으므로 평균힘 (1/2)kx에다 x를 곱해서 (1/2)k${x}^{2}$이다.

따라서 일과 에너지는 같은 물리량이다. 일을 하여 에너지를 증가시킬 수가 있으며, 에너지로 일을 할 수 있다. 일과 에너지의 단위도 같고, 1N(Newton)으로 1m를 이동하는 일이 1J(Joule)이다.


(그림1) 용수철을 당길 때 하는 일
 

양을 변하지 않는다

자유낙하하는 물체는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변하는 과정이며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번갈아 갖는 것이다. 전기난로 전기곤로 전기밥솥 등은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것이고, 전등은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며,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전동기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물리적으로 보면 에너지의 변환과정에 불과하다. 물리적으로는 눈이나 비가 오는 것은 아파트가 붕괴하는 것과 동일한 에너지 변환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면서 지구상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에너지의 변환과정은 식물세포속의 엽록체에서 일어나는 광합성작용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결국은 광합성의 결과로 얻어지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밥이나 채소처럼 식물성을 먹었지만 지금은 식생활이 바뀌어 육식을 많이 한다고 해서 식물의 광합성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고기를 제공하는 각종 동물도, 식물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색식물을 생산자라 하고, 이를 먹고 사는 토끼나 양, 또는 말 등을 1차소비자, 이들을 먹고 사는 뱀이나 늑대 등의 육식동물을 2차소비자라고 하며 다시 이를 먹고 사는 동물은 3차소비자라 한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므로 최종소비자일 것이다.

결국 모든 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며 식물의 광합성을 위해서는 태양복사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태양이 없는 식물은 생각할 수 없으며 식물없는 동물도 생각할 수 없다.

생태계의 평형

동물 없이는 식물은 살 수 없다. 식물이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는 태양에너지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산화탄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동물 세포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 광합성의 역반응 결과로 생산된다. 따라서 이 세상에 식물만 존재하면 공기중에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 것이고 결국 모든 식물은 이산화탄소의 부족으로, 마치 사람이 산소가 없으면 질식해서 죽듯이 이 세상에서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 동물과 식물이 살아 있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먼저 태양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동물과 식물이 적당히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중에 어느 한쪽이 너무 많으면 작은 쪽은 살기 쉬워지지만 많은 쪽은 살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식물이 많으면 동물들은 먹을 것이 많아지고 산소가 풍부해져서 살기 쉽지만 식물들은 이산화탄소가 부족하여 살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동물이 너무 많으면 식물은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어나므로 살기 쉬워지고 동물은 식량과 산소가 부족하여 살기 어려워질 것이다.

소풍가는 장소를 나무가 많은 곳을 택하는 이유는 그곳에는 산소가 풍부하고 공기가 맑아 기분이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면 적은 쪽은 살기 쉬우니까 점점 많아지고 많은 쪽은 살기 어려우니까 점점 줄어들어 결국은 동물과 식물이 적당한 비율로 맞춰지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생태계의 평형'이라고 한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서 위와 같은 자연의 이치를 거역할 수 없다. 사람도 엄연히 생태계의 평형을 구성하는 하나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명의 단위를 개개의 생명체로 보지 않고 태양-지구계에 유일한 생명인 '지구상의 우주적 생명'(global life on earth)으로 거시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장회익, 과학과 메타과학).

에너지의 흐름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사람도 하나의 에너지 변환 기계에 불과하다. 사람이라는 기계는 매일 먹는 음식을 산화시켜 얻는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자기의 체온을 36.5℃로 유지시키는데 사용한다. 그리고 운동하는데 이야기하는데 또는 계단을 오르는데 사용하고, 남으면 지방질의 형태로 저장한다.

사람이 한두끼의 식사를 거른다고 해서 금방 체온이 떨어진다거나 운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되지 않는 것은 평소에 남는 것을 저장해둔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뚱뚱한 사람은 에너지만 가지고 따진다면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볼 수 있다.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쓸 수 없는 에너지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 아니고 보존이 되는데도 에너지가 없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이유는, 에너지에는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와 우리가 쓸 수 없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에너지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는 전기에너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전기에너지는 각종 가전제품에 의해서 다른 에너지로 바꾸기 쉽고, 전선을 타고 가므로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다른 에너지보다 용이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중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에너지는 열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열에너지가 모든 에너지의 변환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모든 에너지는 마지막에는 반드시 열로 변한다. 옥상에 있는 돌은 위치에너지를 갖는데 이를 자유낙하시키면 그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를 거쳐 결국은 열에너지로 몽땅 바뀌게 된다. 그런데 열에너지는 운동에너지나 위치에너지로 몽땅 바꿀 수 없다. 뜨거운 땅 위에 돌멩이를 올려 놓는다고 해서 땅이 식으면서 그 돌멩이가 위로 튀어 오르는 법은 없다.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화력발전소에 있는 증기터빈인데 이것은 효율이 40%만 되어도 상당히 양호한 편에 속하며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열에너지를 100%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터빈은 있을 수 없다.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전열기인데 전열기는 아무리 엉망이라도 100% 열에너지로 바꾼다.

그러므로 세월이 갈수록 우리들 주위에는 열에너지의 비율이 점점 커지게 되는데,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엔트로피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다'고 한다.


(그림2) 일과 에너지의 관계
 

인간이 쓰는 에너지의 근원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 들어 있는 화학에너지는 광합성 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태양에너지에서 온 것이고, 전기에너지도 그 원인을 따져 가면 태양에너지가 그 원동력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수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전기는 물의 위치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것인데 물은 증발에 의해 높은 산골짜기로 올라가게 된 것이다. 물이 증발할 때 물 1g당 5백40ca1의 열이 필요한데 이를 기화열이라고 한다. 그 열은 태양에서 오는 것이므로 결국 물을 산골짜기로 올린 것은 태양에너지다.

화력발전에 쓰는 석유나 석탄은 과거에 광합성 작용에 의해 자라난 동식물의 유해가 오랜 세월 탄화되어 만들어진 것이므로 결국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전기도 태양에서 온 것이다. 그 밖에 바람이 부는 이유는 태양이 대기와 지표를 불균등하게 가열하기 때문이며, 바닷물의 움직임은 지속적인 바람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바람이나 해류의 모든 움직임도 결국 태양에너지에 의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에너지 가운데서 원자력에서 나오는 에너지만이 태양에너지와 관계가 없다. 그 밖에 태양에너지가 원인이 아닌 운동을 찾는다면 밀물과 썰물이 있는데 이는 지구 자체의 자전운동에너지와 달의 움직임이 원인이다.

태양이 발산하는 에너지는 수소폭탄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같다. 즉 원자력 발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우라늄 원자핵이 분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태양에너지는 수소원자가 융합하는데서(결과적으로 수소는 헬륨으로, 헬륨은 더 무거운 원소로 바뀐다) 나온다. 태양에너지는 약간의 원료만 있어도 막대한 에너지가 나오는 것이므로 앞으로 50억년 이상은 태양이 다 타서 없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림3) 에너지의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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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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